아이들이 어린이집에 다니던 때 딸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에 맞춰 하얀 장갑을 끼고 수어로 불렀습니다. 가사가 얼마나 아름답던지 지금도 그때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당신의 삶 속에서 그 사랑받고 있지요
-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중에서
딸과 카카오톡으로 가끔 연락을 주고받지만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전화했습니다. 근황을 나누고 통화를 마치려는데 불쑥 딸이 말을 꺼냈습니다.
"엄마, 나 A랑 사귄다."
"어쩐지 느낌이 그런 거 같더라. 언제부터 사귄 거야?"
"어제부터 ㅎㅎ"
가족 여행을 간 동안 A와 톡을 주고받고 사진도 보내길래 썸 타는 건가 했는데, 드디어 A가 고백했다고 합니다. 어찌나 감사하던지요. 사실 딸은 1년 넘게 남자 친구를 사귀다가, 군에 간 사이 헤어졌거든요. 연애하는 게 귀찮다고 앞으로 남친 사귀지도 않을 거고 결혼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년 이상 공백을 유지하다가 새롭게 남친이 생겼다니,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와 상관없이 기뻤어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것처럼 소중한 경험이 또 있을까요? 쓸데없이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서로 지지하고, 성장을 도와주는 예쁜 사랑을 만들어 가라고 조언했습니다. 나를 무조건 믿어주고 잘 되길 바라는 사람이 부모 외에 또 있다는 건 축복이지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처럼 말입니다.
우리는 때로 망각합니다. 있는 그대로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걸요. 물론 받기만 하는 사랑보다는 주는 사랑으로 더 큰 충만감을 느껴야겠지만요. 내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고, 사랑받을 자격이 넘치고, 사랑으로 가득하다면 나를 더 사랑하게 되고, 그 사랑이 타인에게도 흘러간다고 믿습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독자 여러분, 여러분 삶에서도 사랑이 넘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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