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의 이달의 휴학생으로 돌아왔습니다! 벌써 5번째 글이 되었는데요.
구독자님은 휴학을 하게 된다면, 어떤 것을 해보고 싶으신가요? 학교를 다닐 때는 모두가 비슷한 일상과 시간을 보내지만, 휴학을 하면 정말 다 다른 일상으로 시간을 채워가는 것 같아요. 이달의 휴학생 콘텐츠를 하면서, "남들은 이렇게 휴학 기간을 보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저는 휴학한 다른 사람의 일상을 들여다 보는 것이 재밌더라고요. (친구의 블로그를 읽는 기분!) 그래서 이번 글도 너무 기대가 되는데요! 그럼,
<이달의 휴학생> 10월 에디터 현교🦕를 소개합니다. 👏
현교는 놀랍게도! 팀플에서 처음 만나 친해진 타과 후배예요. 현교는 문콘을 복수전공 해서 우연히 저와 같은 전공 수업을 듣게 되었고, 팀을 짤 때 바로 옆에 앉아 있어 "같이 팀플 하실래요?" 말을 걸어 함께 팀플을 하게 되었답니다. 팀플 하면서 많은 이야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금방 친해져, 휴학하고 같이 밥도 먹으며 인연을 이어왔어요. 보면 볼수록 너무 매력있고 귀여운 후배랍니다! ☺️ 10월 이달의 휴학생이 되어준 현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휴학하고 멋진 문화 생활을 즐기는 현교의 일상을 소개합니다. 🎤
👋 이달의 휴학생
안녕하세요, 에디터 현교입니다!
제 이름 앞에 에디터라는 수식어를 더하는 게 이렇게나 쑥스러운 일일 줄은 몰랐네요. 새삼 글쟁이 재주꾼들에게 경의를 표해 봅니다.
저는 디자인융합학과를 주전공,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를 복수전공으로 두고 있는 대학생입니다!
2학년 2학기가 끝나고 본격적인 진로 선택에 갈피를 정하지 못했던 저는 3학년 진급을 앞두고 1년 간 휴학의 길을 선택 했는데요.
4학년 1학기에 졸업 전시가 진행되는 디자인융합학과 특성상 3학년 때부터 졸업 작품 준비가 시작되기 때문에, 더더욱 곧장 3학년이 된다는 건 돌이킬 수 없는 사회인의 길로 나아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스스로가 좋아하는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명확하지 않고 변덕스러운 제 자신이 아직 15살 사춘기 중학생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았거든요.
때문에 1년 휴학을 통해 쉴 만큼 푹 쉬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일들 잔뜩 해보면서 본인과 더욱 친해져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ᕦ(ò_óˇ)ᕤ~!
🦕 휴학생의 하루
🗓️ 2025년 6월 28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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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꺼내기엔 조금 오래된 일상을 들고 오게 되었는데요. 갤러리를 되짚어보니 제가 생각하는 가장 현교다운 일상을 보낸 하루가 바로 이날이었던 것 같아 지나칠 수 없었어요 >.<

아침부터 분주하게 움직여 서울 예술의전당 으로 향한 이유는 바로 <마르크 샤갈 특별전 : BEYOND TIME> 때문이었습니다!
올 초부터 소식을 듣고 전시를 기다리던 저로서는 굉장히 기대하고 있던 전시였는데요. 미리 구매 해둔 얼리버드 티켓을 들고, 평소라면 잘 듣지 않는 오디오 가이드까지 대여해주었습니다.

과감한 색감과 추상적인 이미지를 몽환적으로 그려내는 매력적인 화가 샤갈입니다. 그 덕에 돋보이지만 그 탓에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많은 화가예요. 제가 마르크 샤갈을 좋아하게 된 경위에는 사소한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고등학생 때 읽은 민음사 세계문학, 프랑수아즈 사강의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표지가 바로 샤갈의 <The Birthday>라는 작품이었는데요. 읽을 당시에는 그것이 샤갈의 작품이란 걸 모르고 소설 속 주인공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상상하며 읽으니 소설 속 인물들과 표지 속 그림들이 뒤섞여 제 안에 생생하게 살아나기 시작했고, 정말 사랑을 할 때의 감정을 불러일으켜 줬습니다.⊹. ゚⋆ 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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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사랑을 하면 온종일 발걸음이 두둥실 떠오르고 머릿속에는 그 사람만 가득 차게 되고, 달콤한 키스 한 번이 모든 것을 녹이지 않던가요. 나의 몸이 마치 구름이 되는 것 같은 그 기분을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저에게 샤갈의 그림은 늘 그런 인상을 줍니다. 샤갈은 평생 단 한 사람을 그렇게 사랑을 한 것 같아요. 언젠가는 저의 마지막 사랑과 함께, 생일날 맞춰 샤갈의 <The Birthday>를 위해 MoMA에 방문 하는 것이 저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랍니다.( ͡° ͜ʖ ͡°)

전시 관람 후 두 번째 방문한 곳은 채널1969에서 진행하는 밴드 롱타임노쉿(Long Time No Shit)의 단독공연 <출항식>이었습니다! 롱타임노쉿은 제가 20살 때부터 좋아한 밴드로, 지금까지도 가장 좋아하는 밴드 중 하나인데요. 해당 밴드의 노래 제목이자 공식 굿즈인 ‘가슴이 시키는 punk…’ 티셔츠까지 야무지게 입고 방문해 주었습니다. 😉✨

밴드라는 것, 그중에서도 펑크밴드라는 건 여러모로 그 자체가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젊음의 정렬과 피로를 목청 터지도록 지를 수 있다는 것, 가장 정제되지 않고 솔직한 단어로 쓴 가사를 짚어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한가운데 제 20대가 있을 수 있다는게 기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한 하루였습니다. ༎ຶ‿༎ຶ

집으로 돌아가기 전•••
사인을 부탁드리기 위해 기타리스트 최재윤 님에게 제 이름을 말했는데요… >>충격!!!<<
“현교… 현교님… 현교님, 전에 저희 공연에 네임펜 두고 가셨죠.” 하더니… 갑자기 가방에서 뒤적뒤적 제 네임펜을 꺼내오시는 거예요… 네임스티커 덕에 기억할 수 있으셨다고… 나 무슨 실시간 시트콤 보는 줄 알았자놔… .
같이 사인줄 서있던 다른 팬분과 당혹감의 웃음을 참지 못했습니다. 소규모 밴드를 좋아하다보면 이런 뜻밖의 이벤트가 찾아오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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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제가 삶에 낭만이나 열정이 없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답니다. 그런데 이날의 하루를 되짚어보며, ‘그래 맞아, 나는 전시회 가는 것도 좋아하고, 공연도 이렇게나 열정적으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야!’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아직도 끊임없이 좋아하는 걸 찾아가는 중이지만요 - !
휴학생의 💭
휴학 후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은 “요즘 어떻게 지내?”인 것 같아요. 유감스럽게도 이 질문이 제게 늘 가장 난감하게 다가옵니다. 왜냐하면 저는 정~말 특별히 하는 거 없이 지내고 있거든요. 짜여진 일상이라고는 알바 뿐이니 그 외의 일들은 모두 즉흥적으로 계획 되고 벌어집니다. 휴학 이전이나 초창기에는 다른 사람처럼 자격증 취득이나 공모전 준비도 많이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휴학생이 되고 나면… 이 모든 것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음을 깨닫게 됩니다^.ㅜ
남들은 성실히 탑을 쌓은 1년 간, 혼자 헛된 시간을 보낸 건 아닌가 자책의 시간도 많이 가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휴학 한 걸 후회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게다가 제가 그동안 꿈꿔오던 대학생의 모습은 도리어 휴학을 하는 동안 이루게 되었습니다. 학기 중에는 못 가보던 다양한 행사, 페스티벌, 지역 문화제에 방문할 기회가 있었고, 지금껏 살면서 가장 많은 책과 영화를 읽고 감상했습니다. 동아리 활동에 참여할 시간도 늘어나면서 친구들과의 우정도 깊어졌어요. 앞서 말한 전시와 콘서트도 꾸준히 다닐 수 있었고요.
이런 생활이 저에게 즉각적 도움을 줄 것들이 아님은 알고 있어요. 하지만 이런 나날이 채워지면서 어느날 나이가 들어 ‘청춘’이 언제인가를 되돌아 봤을 때, 저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저의 20대를 말할 수 있을거란 생각이 굳게 들었습니다. 때문에 이 지루하고 형편없을 날들에도 각별한 애정을 나누어요•••
나에게 휴학은 ____ 이다!
나에게 휴학은 혼자 떠나는 여행이다!
라고 말하고 싶어요. 저는 혼자 떠나는 여행을 즐기는 편인데요. 꼼꼼하지 못한 성격 덕에 무계획으로 즉흥적 여행을 자주 떠나곤 해요. 그럴 때마다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힐 때가 많습니다. 하루는 같은 동네만 뱅뱅 돌다가 보내버린 적도 많고요, 점심 저녁 끼니를 놓쳐서 편의점에서 대충 떼우는 건 일상입니다. 목적한 곳이 있어도 피곤해지면 돌아서 눕기도 하고요, 반대로 계획에 없던 곳에 무작정 발길을 돌리기도 합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비효율적이고 외로울 때가 많아요. 하지만 이 여행은 남 눈치 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언제나 제가 내딛는 그 걸음이 제가 갈 앞길을 열어줍니다. 같은 자리를 몇번이고 뱅뱅 돌아도 괜찮아요. 제가 좋아하는 것 앞에서는 몇시간이고 서성대고, 처음 보는 길에서는 몇번이고 같은 골목을 들락거리는 여행을 하고 싶습니다! 그게 저의 20대 낭만이고, 젊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저는 지금 제 자신을 알아가는, 휴학이라는 그런 여행 중이랍니다-! 감사합니다. (ง •̀_•́)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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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읽어주신 구독자님 정말 감사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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