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지를 읽고 울어본 기억이... 없다. 한 번도. 편지가 좋다며 온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으면서, 내가 생각해도 좀 웃기다. 새드엔딩 소설을 하도 읽어대서일까, 활자가 주는 슬픔에 내성이 벌써 생겨버렸나.
오래 전, 애인 N이 만들어준 책을 보고 눈물이 팡 터진 적이 있었다. 첫 표지만 넘겼는데도 왜 그랬을까. 지난 주 S와 나눴던 대화를 잠시 복기해본다. 인정하기 싫지만 내 주변에서 가장 글을 잘 쓰는 S. 오랜만에 만나 시덥잖은 말을 늘어놓다가, 문득 자기는 '무조건' 편지를 잘 쓰는 방법을 알고 있다고 했다.
- 잘 쓴 편지가 뭔데?
- 감동을 주는 거지. 당연히.
그때 S는 전 애인을 붙잡기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것 같았는데, 편지 한 장으로 그 사람을 울릴 자신이 있다고 했다.
나는 생각했다.
거만한 자식.
...물론 속으로만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지 않아 S에게서 연락이 왔다. 첫 마디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S는 재회에 성공했다. 물론 편지로.
카카오페이, 신용카드로 간편결제를 지원합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