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영은 소파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되는 소설을 보면 탁 트인 유리벽이 있는 넓은 거실이 화사하게 그려진다. 덜컹 하고 그 사람이 되어버린 것처럼. 이런 소설의 매력은 무덤덤함에 있다. 무표정의 독백.
어. 나 시작했는데 뭐. 그게 왜?
그들을 이미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듯한 태연함이 뻔뻔하다. 그래서 나는 소설을 읽을 때 변하는 속도가 좋다. 처음 대면하는 그들이 어색해서,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완전히 잡아먹힌 채로 빠르게 책장을 넘겨가는 과정은 그저 짜릿하다. 나는 이 이상의 단어를 아직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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