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틀 전에 영화 <아가씨>를 봤어. 혼자서 영화 한 편을 다 본 지가 언제였던가. 릴스를 내리는데 자꾸만 영화 클립이 뜨는 거야. 유독 반복되는 한 장면이 나를 궁금하게 했어. 왜, 제일 유명한 부분 있잖아. 숙희가 사탕에 혀를 베인 히데코의 어금니를 보드랍게 갈아줄 때. 섬세하고 부드럽게, 목욕물 속에 있는 알몸의 히데코가 내뱉는 숨소리를 들으면서, 사각사각. 숙희는 침을 삼키고 히데코는 입안에 남아 있는 투명한 사탕의 단맛을 되새기고 있을 때, 뜨거운 수증기가 만들어낸 숨막히게 아름다운 분위기는 어느 데서도 본 적 없는 야릇한 거였지.
그래서 이걸 틀었어. 이 영화의 명대사 알아?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나의 타마코. 나의 숙희.' 그땐 영화의 맥락 속에서만 그 말을 알고 보니 이게 사랑이고 인생이었네. 보드랍고 깨질 것처럼 아슬아슬한 사랑이란 게, 도리어 우리를 가장 완벽하게 망칠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몰랐던 것 같아. 가장 가깝기에 누구보다 깊숙이 찌를 수 있는 사람. 이미 일부가 되었기에 떨어져나가는 순간 나 또한 산산조각날 뿐, 손절이란 것의 단면은 깨끗하지만 사랑은 결코 만족스럽게 잘린 쌍쌍바처럼 깨끗하지 않다는 것 말야. 칼로 자른 것처럼 끝낼 수 있다면 그건 처음부터 사랑이 아니었던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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