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_ 평범하다는 것

평범한 게 가장 어려운 거라는 말

2022.02.21 | 조회 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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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계절들

에세이 같은 그림, 그림 같은 에세이.

  당신은 자기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남들에 비해 특별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어릴 적엔 지극히 평범한 내가 싫었다. 반에서 튀는 아이들이 꼭 몇 명 씩은 있는데 그런 아이들을 저만치 멀리서 바라보는 아이가 나였다. 가끔은 나도 평범한 애 말고 튀는 애가 되고 싶었다. 일부러 특이한 행동을 해서라도 다른 누군가와 구별되는 특별함을 가진 사람으로 다른이들에게 인식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다.

 

[나만 무채색인 것 같아] 2016
[나만 무채색인 것 같아] 2016

 대학 때인가, 누군가 나에게 ‘4차원인 것 같다’는 말을 했을 때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 보였지만 속으로는 내심 기뻤던 기억이 난다. 4차원 이라는 단어가 꼭 긍정적인 의미인 것은 아니었을 텐데. 조금 특이하다 또는 일반적이지 않다는 뜻의, 돌아이(?)까지는 아니더라도 그 엇비슷한 뜻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오, 내가 평범하지 않다는 말인가?’하는 생각에 처음으로 ‘내게도 특별한 구석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월이 흐른 후, 나는 가끔 왜 평범하게 살지 못했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sns를 들여다보면 지인 대부분이 다들 알콩달콩한 일상을 보내는 모습으로 가득하다. 그저 함께 철없이 웃고 놀던 친구들이 점점 그럴듯한 엄마의 모습이 되어가는 것을 볼 때 신기하고 재밌고 놀랍다. 세월이란 게 이런 건가 싶다. 

 평범한 게 가장 어려운 거라는 말, 어릴 때는 전혀 이해 하지 못했었다. 나는 절대 그저 그렇게 평범한 삶을 살다 가지는 않을 거라고 꿈꾸었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의 평범한 행복이 사실은 정말 닿기 어려운 거라는 걸 나이를 먹고 나서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sns만으로 누군가의 삶을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건 물론 아니다. 행복한 웃음 뒤에 가려진 힘든 순간과 눈물들이 없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어두운 시간들도 쓸모 없는 시간들이 아님을 현명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 근육이 욱신거리는 고통 뒤에 더 단단한 근육이 자리 잡는 우리 몸의 이치가 몸뿐만의 얘기가 아니지 않은가. 

 인생이 그저 순탄하기만 한 사람이 있을까. 만약 있다면 그건 복일까. 유복하게 자란 아이들은 구김살이 없다던데. 단 한 번도 구겨지지 않고서 사는 삶은 좋은 삶일까? 

 일반적인 기준에서의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지만 충분히 잘 살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그런 사람들의 존재는 그 자체로 위로와 응원이 되어 준다.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이들을 질투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행복을 누리는 동시에 짊어진 책임과 의무들을 모르지 않기에. 자신이 어떤 자리에 어떻게 서 있든,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든 더 단단해질 미래의 자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걸어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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