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Music, No Life : 타워레코드

90년대 말, 강남 약속장소로 핫했던 타워레코드가 목포에 있다?

2023.08.30 | 조회 6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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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장아찌 주문배송

직접 공수한 케케묵은 낭만 장아찌를 잔-뜩 퍼서 댁의 편지함에 보내드려요.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어느덧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네요. 9월로 향하는 구독자님의 마음은 어떤가요? 요즘 가장 애쓰고 있는 일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궁금합니다.

저는 지난 주말부터 목포에 내려와 있습니다. 이곳에서 6명의 에디터 중 한명으로, 목포 구도심에 숨겨진 100개의 여행콘텐츠를 취재하는 일을 맡게 되었거든요. 토요일 오전, 일찍 도착해서 발길 닿는 대로 걷다가 아직도 이런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어요.

목포 구도심, 뮤직타워
목포 구도심, 뮤직타워

그 옛날 H.O.T, 젝스키스 앨범을 팔던 음반점의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달력 뒷 장에 유성매직으로 르세라핌이니 아이브니 뉴진스니 이름을 정갈하게 적어 판매하고 있어요. 근처 여중 친구들이 그 앞에서 포스터를 구경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친구들에겐 2023년에도 이런 음반점에 대한 추억이 생겨나고 있구나 놀랐습니다.

정감 어린 뮤직타워 내부
정감 어린 뮤직타워 내부

다음날, 부푼 마음으로 동료들과 함께 재방문 했습니다. 사장님께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한사코 거절하셨어요. 서울에서 여기 내려와서 이런 곳을 차린 데는 본인 나름의 사연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 이유였는데요. 대화 끝에, 제게 서울 강남에 있던 타워레코드를 아냐고 물어보셨습니다. 모른다고 답변 했더니, 우리나라에 타워레코드가 2개인가 있었는데 하나는 강남 하나는 부산이었을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목포에 내려와 강남 타워레코드와 똑같이 차린 장소가 이곳 목포의 <뮤직타워>였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강남에 있었다던 타워레코드가 궁금해지지 뭐예요. 그래서 오늘은 사장님이 목포 내려와서 모티브로 삼았던 추억의 음반점, 타워레코드 이야기를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시작한 음반점, 타워레코드

타워레코드 출처 : 위키백과
타워레코드 출처 : 위키백과

타워레코드는 196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음악 소매 체인점입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 20개 주에 89개 점포가 들어설 정도로 미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세계각국으로 체인이 뻗어나가기도 했는데요.

아마존 등 온라인쇼핑시장이 커지면서 서서히 쇠퇴했습니다. 결국 2006년 경, 파산신청을 하며 추억의 영역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한동안 소식을 들을 길이 없던 타워레코드는 2020년, 온라인 음반 판매점으로 복귀하며 반가운 근황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https://www.tower.com

여전히 사랑 받는 일본 타워레코드

시부야 타워레코드 출처 : 뉴스핌
시부야 타워레코드 출처 : 뉴스핌

앞서 타워레코드가 인기를 끌며 전세계에 체인을 형성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깃발을 꽂은 나라 중엔 일본도 있었는데요. 1979년 개점한 삿포로 타워레코드가 그 시작이었습니다. 시작은 미국이었지만 오늘날 타워레코드 하면 일본지점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이유는 온라인 쇼핑몰의 강세로 거의 모든 타워레코드가 문을 닫고 있는 때에도 일본지점은 여전히 굳건한 힘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시부야를 지키고 선 타워레코드는 건물 하나가 모드 레코드숍일 정도로 큰 규모를 하고 있어 시부야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고요. 그 안엔 최신 유행 음반부터 중고 바이닐까지 모든 음반들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그야말로 남녀노소할 것 없이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모두 몰려드는 장소라고 하네요. 

미국보다 6년 먼저 사라진 대한민국 타워레코드

초록창에 '타워레코드'를 검색하고 놀랐습니다. 생각보다 '강남 타워레코드 기억하시나요...'로 시작하는 문장들이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인데요. 25년 전, 목포에 내려오셨다는 사장님 입장에서 시간을 거꾸로 세어보니, 90년대 후반 강남 타워레코드는 음반점을 할 때 반드시 고려하게 되는 인기 영업장이었겠다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 타워레코드 1호점이었던 강남점은 1996년 강남역사거리에 세워졌고요. 2호점은 부산 서면에 위치한 태화백화점에 세워졌다고 하는데요. 둘 중 더욱 유명했던 건 강남점이었고 90년대 후반 젊은이들의 약속장소로 타워레코드가 손꼽혔다고 합니다. 당시 '이따 강남역 그 자리에서 만나'는 곧 '타워레코드 앞에서 만나'라는 의미였다는 박석준 칼럼니스트의 문장이  인지도를 짐작케 했는데요.

2000년에 폐업을 하면서 미국 캘리포니아 지점보다 6년 먼저 사라진 비운의 장소입니다. 2023년 기준으로 타워레코드가 있던 자리엔 지오다노 매장이 우뚝 서있습니다. 

강남 타워레코드 이모저모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장소엔 많은 이야기가 깃들더라고요. 이번 편지를 준비하며 찾았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긁어 이곳에 모았습니다.

(1) 강남 타워레코드에 마이클잭슨이 방문했던 적이 있다. 

마이클잭슨 출처 : 소니뮤직
마이클잭슨 출처 : 소니뮤직

1999년 내한한 마이클잭슨은 공연을 앞두고 한국의 이곳저곳을 다녔다고 하는데요. 코스 중 한 공간이 강남점 타워레코드였다고 합니다. 

(2) 강남 타워레코드에서 레미제라블 CD를 사서 듣던 미래의 뮤지컬배우

다음으로 강남 타워레코드에는 레미제라블CD를 판매했다고 하는데요. 음악에 심취해서 이 음반을 구매한 뒤, 반 친구들과 돌려 들었다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 학생은 알까요. 훗날 자기 공연이 너무 큰 인기를 끌어서 돈이 있어도 티켓 구매를 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른다는 사실을...

오페라의 유령 '조승우' 포스터 출처 : 에스엔코
오페라의 유령 '조승우' 포스터 출처 : 에스엔코

레미제라블에 심취한 감수성 넘치는 그 친구는 잘 자라서 믿고 듣는 배우, 조승우가 됩니다. 

영화 <클래식> 출처 : 네이버영화
영화 <클래식> 출처 : 네이버영화

고등학교 시절 레미제라블CD를 듣는 조승우 배우를 상상하자니, 어쩐지 영화 <클래식> 속 한 장면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3) god는 강남 타워레코드에서 3시간 넘게 CD를 들은 적이 있다. 

god 교복모델 출처 : 스마트 교복
god 교복모델 출처 : 스마트 교복

마지막 사연은, 데뷔 전 고생 많이 한 아이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god이야기입니다. 당시 CD를 살 돈이 없던 god 멤버들은 음반이 많은 타워레코드 강남점에 가서 헤드폰을 이용해 무려 세 시간 넘게 음악을 듣고 왔다고 하는데요. 앞이 보이지 않던 시절, 청음을 세 시간 하며 여가생활(?)을 즐기던 그들은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2018년 열린, god 20주년 콘서트 <greatest>에서 고백한 에피소드라고 하는데 이야기를 하는 입장에서도 듣는 입장에서도 만감이 교차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잔뜩 있는 악보피스 
잔뜩 있는 악보피스 

오늘은 목포 <뮤직타워>가 물어다 준 재밌는 이야기, 타워레코드를 주제로 편지를 보내드렸습니다. 구독자님께도 뜻밖의 재미 또는 잊고 있던 추억의 일부가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떠나기 전에 뮤직타워 인터뷰...성사시킬 수 있도록 행운을 빌어주세요.

어제 또 제안하러 들어갔다가 맥반석 오징어처럼 맘이 오그라들어서 마왕 CD만 사들고 나왔잖아요..? 아자아자!

다음주 편지를 보낼 땐, 우리 모두 9월에 있겠네요. 남은 8월 미련없이 잘 보내주고 다가오는 9월에 만나요.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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