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버츄얼 유튜버(이하 버튜버)를 준비하시거나,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받는 질문이 있습니다. "어느 플랫폼에서 시작해야 하나요? 아프리카TV가 좋을까요, 치지직이 좋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내 버튜버 업계 현황에 대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최근 동향과 함께 상황을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1.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이해
버튜버의 발상지인 일본에서는 서브컬처를 적극적으로 소비하며, 버튜버의 비즈니스 모델이 후원에서 커머스로 진화했습니다. 반면 한국의 버튜버들은 아직까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후원이 주 수입원입니다. 따라서 국내 버튜버의 상황을 이해하려면 먼저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에 대한 파악이 필요합니다.
국내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2005년 아프리카TV 출범 이후 시작되었고, 2015~2023년 트위치의 국내 상륙 이후 전성기를 누렸습니다. 그리고 2024년, 트위치의 국내 시장 철수와 함께 완연한 성숙기에 접어들었죠. 지금은 한마디로 이미 볼 사람 다 보고, 돈 낼 사람 다 내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이브 스트리밍과 같은 대표적인 여가 산업의 주 사용자층은 20~30대 남성 시청자입니다. 이들의 여가 시간이 주 4일제 등으로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다면, 시장 규모가 쉽게 확대되기 어려운 구조죠. 따라서 라이브 스트리밍 업계는 극심한 레드오션 상태에 놓여 있으며, 상위 10%의 스트리머가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는 극단적인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관심을 금전적 가치로 바꾸는 기반과 구조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이런 관심 비즈니스 하에 양극화는 어느정도 불가피한 현상이긴 하죠. 여기에 라이브 스트리밍 자체가 음지인데다가, 트위치 철수 당시의 버츄얼은 음지에서 한 뎁스가 더 들어가는 수준이었습니다.
일반적인 방송도 쉽지 않은데, 버튜버 방송은 더 쉽지 않았습니다. 라이브 방송은 당연히 월급이 안정적으로 따박따박 나오는 직업이 아닙니다. 생계 유지까진 아니더라도, 방송을 이어나갈 정도의 수입은 반드시 필요하죠.
당시 트위치가 국내 버튜버들에게 가장 메리트가 있던 것은 바로 이 수입을 커버해주는 해외 시청자였습니다. 트위치는 글로벌 플랫폼이고, 해외시청자 유입이 가능했던 터라 상대적으로 많은 시청자 수를 확보했었습니다. (*물론 뷰봇과 같은 문제가 있었음)
자연스레 시청자 풀이 커지니 후원뿐만 아니라 광고 수입도 쏠쏠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방송 사이즈가 크지 않은 하꼬, 즉 마이너 버튜버들도 이러한 시청자 풀 덕분에 방송을 해 나갈 정도의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입니다.
트위치는 플랫폼 수수료 측면에서도 많은 이점이 있었습니다. 트위치는 기본적으로 서드파티 툴에 굉장히 후한 플랫폼인데요. 트위치에 내장된 공식 후원 기능보다 서드파티에서 운영하는 후원 기능(트윕, 투네이션 등)이 훨씬 더 많은 장점을 제공했습니다.
서드파티 후원 기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굉장히 낮은 수수료였습니다. 트위치의 공식 후원은 30%의 수수료를 부과한 반면, 서드파티 후원은 업체 수수료 1%에 결제대행 수수료(예: 투네이션의 경우 신용카드 6.3%, 인터넷 뱅킹 5.3%)를 더해도 훨씬 더 매력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이렇게 버튜버의 수입을 안정적으로 챙겨주던 트위치가 2023년 말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버튜버들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됩니다. 새로운 플랫폼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반강제적으로 내몰린 버튜버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어떤 플랫폼을 선택해야 할까?", "어떤 플랫폼이 '버츄얼' 방송을 하기에 좋은 곳일까?"
2. 버튜버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는 아프리카TV
아프리카TV는 트위치의 철수를 계기로 많은 버튜버를 흡수한 플랫폼입니다. 트위치 철수 이전에도 아프리카TV에도 버튜버들이 존재했지만, 지금처럼 영향력이 크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목 아래의 신체 일부분만을 공개하는 BJ나 스트리머를 비하하는 '듀라한'이라는 멸칭을 자주 사용하던 플랫폼이었죠.
이러한 배경으로 대다수의 버튜버들은 기본적으로 치지직으로의 이동을 생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현재도 그렇지만, 아프리카TV가 여러 논란에 휘말려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버튜버들이 치지직을 선호하는 이유였습니다.
당시 양 플랫폼은 트위치의 대기업 스트리머들에게 크고 작은 오퍼를 넣었고, 트위치에서 뷰어십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던 왁타버스(이세돌)와 스텔라이브에 많은 관심이 쏠렸었습니다. 예상을 뒤엎고, 왁타버스는 아프리카TV를, 스텔라이브는 치지직을 각각 새로운 플랫폼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초기에 치지직 이동을 고려했던 왁타버스가 여러 이유로 아프리카TV를 선택하면서 국내 버튜버 업계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아프리카TV는 버튜버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습니다.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플랫폼 차원에서 버튜버를 위한 다양한 기획(예: 버츄얼 시상식)도 추진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국내에 소재한 모션 캡쳐 스튜디오와 계약을 통해 아프리카TV 버튜버들에게 대관 지원을 꾸준히 해주고 있습니다. 버튜버는 저챗이나 기본적인 게임 방송에서는 단순한 트래커를 사용하지만, 춤과 같이 정교한 몸동작이 필요한 경우에는 모션 캡쳐(Motion Capture)라는 기술을 사용합니다.
모션 캡쳐는 몸에 마커를 부착시키거나, 적외선을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인체의 움직임을 디지털과 연동하는 기술입니다. 기본적으로 모션 캡쳐는 구현 방식에 따라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지만, 전체적으로 코스트가 많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카메라나 슈트와 같은 장비도 그렇고, 작업을 처리하는 전문 인력도 그렇습니다. 그러나 퀄리티 측면에서 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만족도를 극대화시켜주기 때문에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사용하는 경우가 많죠.
아프리카TV의 다양한 지원 덕에 버튜버들에게 우호적인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생겨났습니다. 새로운 그림을 보여주고 싶었던 기존 BJ들도 버튜버들과 함께 합동 콘텐츠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시청자들도 버튜버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습니다.
변화와 노력을 통해 버튜버들은 아프리카TV 내에서 점차 자리를 잡게 되었고, 플랫폼의 중요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
3. 트위치의 정신적 계승, 네이버의 '치지직'
치지직은 아직 오픈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플랫폼으로 빠르게 트위치의 유산을 흡수했습니다. 공식적으로 트위치코리아에 구독개월 승계 등의 인수인계를 받기도 했죠. 문화적인 부분은 물론 UI나 정책적인 부분에서도 트위치와 많이 닮아 있습니다.
트위치 철수 당시, 버튜버 커뮤니티의 대다수는 심리적으로 치지직으로의 이동을 선호했습니다. 실제로 치지직에 자리잡은 커뮤니티의 대부분이 트위치에서 이적한 스트리머와 스트리머의 콘크리트 시청자층임은 분명하죠.
그러나 많은 버튜버들이 신생 플랫폼에 대한 우려, 그리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위해 아프리카TV행을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플랫폼에 대한 인식 변화로 인해, 치지직에서 아프리카TV로 이동하거나 아프리카TV에서 새롭게 버츄얼 방송을 시작하는 비율이 예상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해외 시청자도 없고, 내수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치지직의 버튜버는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이 된 것이죠. 물론 치지직에도 당연히 기회는 있습니다. 아직까지도 치지직에서 활동하는 버튜버의 수는 많고, 버튜버를 오랫동안 봐왔던 시청자도 다수 존재합니다.
버튜버 통계를 봐도 치지직의 상위 버튜버들은 아직까지 건재한 모습입니다. 치지직이 서비스를 시작한지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았고,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저력을 생각한다면 기대를 걸어볼만 하죠.
여기에 이미 플랫폼 비즈니스를 완성한 네이버이기에 갖는 장점도 많습니다. 가장 희망적인 요소는 네이버의 사용자를 치지직에 새롭게 유입시키는 것이죠. 네이버의 숏폼 서비스인 클립이 치지직에 연동되었고, 향후 네이버 클립 자체에서도 치지직의 숏폼이 노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네이버 플랫폼의 낙수를 치지직이 받을 수 있다면 유입 측면에서 굉장히 큰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국내 프로야구는 남녀 팬의 비율이 비슷한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스포츠에서 여성이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 종목이 드문데요. 2027년 네이버가 야구 중계권을 다시 확보한다면, 치지직과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기존에 남성 시청자가 주를 이루던 라이브 스트리밍 분야에서 20~30대 여성 시청자층을 새롭게 유입시킬할 가능성이 있죠.
이미지 측면에서도 치지직이 아프리카TV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아프리카TV가 쌓아온 부정적 이미지는 버튜버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성 상품화 논란으로 인해 아프리카TV를 꺼리는 시청자들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버튜버 콘텐츠의 주 소비층은 대체로 남성 시청자지만, 남성 버튜버의 경우 주요 시청자층이 여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시청자 구성 및 이미지를 고려할 때, 남성 버튜버라면 치지직에서 방송을 시작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는 것이죠.
코미디언 곽범, 권혁수, 황제성의 스케치 코미디 '경영자들'이 리브랜딩을 통해 '호랑이들'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이들은 치지직에서 '호랑이들86'이라는 채널명으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치지직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을 편집해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죠.
이처럼 양지화된 인플루언서가 시청자 풀의 확장을 위해 라이브 스트리밍을 진행한다면, (이미지 및 팬들의 반응을 고려하여) 아프리카TV보다 치지직이 더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K-pop 아이돌을 예로 든다면 팬과의 소통은 위버스나 버블, 대중을 라이브로 만나기 위해 치지직, 그리고 대중을 위한 유튜브까지. 위와 같은 프레임을 구축할 수 있다면 치지직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4.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의 무한 경쟁
두 플랫폼의 라이브 방송을 살펴보면, 버튜버들의 방송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 국내 씬에서는 버튜버에 대한 거부감도 많이 줄어들었고, 동시에 많은 분들이 버튜버를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죠.
플랫폼들 역시 이러한 버튜버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되면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유동적인 환경 변화로 인해 치지직에서 아프리카TV로, 또는 아프리카TV에서 치지직으로 이적하는 버튜버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어떤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는 것이 유리할까요?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아프리카TV가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버튜버뿐만 아니라 여러 라이브 스트리밍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두 플랫폼의 인식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가장 중요한 개념은 바로 '낙수 효과'입니다.
라이브 스트리밍에서의 낙수 효과는 대형 스트리머가 마이너 스트리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최근 합동 방송이 늘어나면서 이 효과가 더욱 두드러지고 있죠.
대형 스트리머가 주도하는 콘텐츠에 마이너 스트리머가 참여하면, 대형 스트리머의 팬들이 마이너 스트리머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때로는 마이너 스트리머의 개인 방송도 함께 시청하게 됩니다.
쉽게 설명하면,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이 아니라, 큰 물고기가 만드는 파도가 작은 물고기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거죠. 결과적으로 이들의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통해 방송 생태계 전체의 균형과 발전에 기여를 하게 됩니다.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레드오션)이기 때문에, 성공을 위해서는 결국 방송 능력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 전제 조건으로 방송이 효과적으로 노출되어야 합니다.
이런 측면에서 아프리카TV는 우호적인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대형 BJ들이 적극적으로 대규모 합동 콘텐츠를 주도하고 있어, 새로운 스트리머들에게도 노출 기회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대기업 BJ들 역시 버튜버에 굉장히 우호적이기 때문에, 이들과 한번 엮이고 재미있는 상황이 나오게 되면 마이너는 '시청자'라는 낙수를 얻게 됩니다. 물론 엮이기까지가 굉장히 어렵지만, 최소한의 기회가 존재한다는 거죠. 왁타버스가 주도하는 VR챗 콘텐츠에서 대형 스트리머의 눈에 띄거나,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을 수 있다면 이른바 '떡상'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치지직은 아직까지 이러한 낙수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합방보다는 외딴섬 방송이 많고, 아직까지 대기업에서 마이너를 이끌어주는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합니다. (*물론 치지직에도 띵타이쿤이 흥행했고, 마카오톡이나 악어의놀이터, 버축대 등은 통합 서버로 진행되고 있음)
MAU, 이용자의 수, 시청 시간에서도 아프리카TV가 다소 앞선 모습입니다. 이러한 지표들은 결국 스트리머의 수익과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죠.
후원 규모 면에에서도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2024년 10월 9일(수) 오후 11시 40분 기준, 당일 누적 치즈는 109,514,872 개, 누적 별풍선은 16,631,599개입니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치지직은 약 1억 9백만 원, 아프리카TV는 16억 6천만 원이며 약 10배 이상의 차이가 납니다. (*구독이나 퀵뷰, 치트키와 같은 상품은 추정치를 알 수 없어 제외)
아프리카TV의 후원이 특정 방송에 쏠려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정도 차이라면 실제로 방송별 평균 후원 수익은 시청자가 비슷한 수준이더라도 아프리카TV의 후원 수익이 x배 이상 높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물론 아프리카TV의 후원 수익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굉장한 아웃라이어 수준이며, 2023년 기준 별풍선 수익 상위 10명의 BJ가 실제로 받은 금액은 약 656억 원(1위인 BJ 커맨더지코의 수익은 약 200억 원)에 달합니다. 이는 전체 BJ 분배금 4,761억 원의 약 13% 이상을 차지하는 금액으로, 상위 BJ들의 수익 집중도가 상당히 높음을 보여줍니다.
부연하자면 숲(아프리카TV)은 매출을 총액이 아닌 순액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별풍선 수익 중 플랫폼이 가져가는 수수료만을 매출로 계상합니다. 일반, 베스트BJ, 파트너BJ별로 별풍선 수수료는 각각 40%, 30%, 20% 수준으로 차등 적용됩니다.
2023년 숲의 플랫폼 사업 부문 매출(별풍선과 구독 포함)은 약 2,493억 원이었습니다. 이에 BJ 분배금 4,761억 원을 더하면, 2023년 아프리카TV의 별풍선 총 거래액은 약 7,254억 원에 달합니다. 이를 역산해보면, 숲이 평균적으로 BJ들로부터 가져가는 별풍선 수수료는 약 35%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아프리카TV에서 방송을 시작을 하는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프리카TV에도 분명 리스크는 존재합니다. 과거에 발생한 여러 사고와 코인 게이트, 그리고 엑셀방송(성적 노출이 심한 방송)의 범람으로 인한 성 상품화 방조 논란이 그 예시입니다.
유튜브보다 1년 앞서 동일한 구조의 사업을 시작했던 판도라TV가 정부의 '저작권법 삼진아웃제'로 어려워진 것처럼, 아프리카TV 역시 유사한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 리스크는 치지직에도 적용될 수 있지만, 아프리카TV에 비해 리스크로 인한 예상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TV는 엑셀방송(과도한 후원 유도 방송)에 대해 양면적인 입장에 놓여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플랫폼의 이미지 개선과 건전한 방송 문화 조성을 위해, 방송을 제재하고 싶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방송들이 상당한 별풍선 수익을 창출하고 있어, 경영적 관점에서 쉽게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생각됩니다.
최근 '숲(SOOP)'으로의 대대적인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긍정적인 이미지 구축과 글로벌 확장에 힘쓰고 있는 만큼, 향후 아프리카TV의 방향성 선택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치지직이 아직 서비스가 오픈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이정도 성장세라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절대 강자였던 트위치의 틈새를 공략하며 킥(2023년 1월 출시)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한 것처럼,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새로운 플레이어도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플랫폼 중에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지금이 향후 5년간의 라이브 스트리밍 시장의 판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라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버튜버가 이 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마치며
산업이 성숙해지고 고도화될수록 산업 내에 있는 플랫폼과 서비스의 기능적인 부분은 닮아가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사실 플랫폼의 특징적인 기능보다는 해당 플랫폼에 어떤 문화가 형성되어 있고, 사용자들이 어떠한 콘텐츠에 열광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둘 중에 어떤 플랫폼이 좋을까라는 질문보다는 어떤 플랫폼이 내가 하는 방송에 적합할까? 라는 질문이 나와야 합니다. 버튜버로서 성공하기 위해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은 무엇이고, 이 자원이 해당 플랫폼의 문화와 맞는지,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콘텐츠인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Live2D로 만든 아바타로 방송을 시작한다면 치지직, 뚜따(*부스나 아트머그에서 판매되는 3D 캐릭터 모델의 신체 부위나 의상을 분리하고 개조하여 사용하는 아바타)나 커스텀 3D 아바타로 방송을 시작한다면 VR챗 위주인 아프리카TV를 선택하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또 자신이 합방보다 솔방에 익숙하다면 치지직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이죠.
물론 대전제는 내가 해당 플랫폼에서 1인 미디어로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고, 성공할 수 있느냐일 것입니다. 지표가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플랫폼 그 자체보다는 어떤 콘텐츠를 하는지가 더욱 중요할 것이고요.
이세돌과 스텔라이브 이외에 수익을 내기 어려웠던 버튜버는 아프리카TV의 친버튜버 정책으로 큰 전환점을 마련했습니다. 이에 발맞춰 치지직 역시 버튜버 방송에 대한 지원 확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트위치의 국내 서비스 중단 이후 쉽지 않던 국내 버튜버 업계에 조금씩 희망의 빛이 비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수의 인기 버튜버가 아니라, 아직 주목받지 못한 다수의 버튜버들입니다. 이들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시청자를 유치하며 방송을 이어나갈 수 있는지가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치지직과 아프리카TV의 경쟁은 물론, 다양한 기업들이 버튜버 시장에 참여하면서 시장의 파이가 커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일본처럼 수익 모델도 단순 후원에서 벗어나 브랜드 광고나 굿즈 판매 등 커머스 영역으로 확장되길 희망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버튜버들이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해당 업계를 경험하지 못했고,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에 분석 내용에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비약이 심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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