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안녕하세요, 포크리에이터스(forCreators)를 운영하고 있는 해리입니다. 2023년 10월 싱가포르에서 창업해 현재 2기 1분기를 마무리한 스타트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글은 제가 영어권 특화 브이라이버 사무소를 설립했다가 1년 만에 정리하게 된 이야기입니다. 마침 이 글을 쓰는 2025년 1월 31일이 마지막 날이라, 창업부터 사업 방향 전환까지의 과정을 되돌아보며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도발적인 제목이지만, 자랑할 만한 내용이 아닌 실패의 연속이었다는 반성의 의미를 담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 관점에서 솔직히 써내려갔습니다. '실패를 경험한 선배'의 시선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왜 영어권 브이라이버 사무소인가?
먼저 제가 '영어권 브이라이버 사무소' 설립을 결심하게 된 배경과 계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원래 하던 일과 하고 싶었던 일
저는 일본과 대만의 혼혈로, 애니메이션과 만화, 콘텐츠를 열정적으로 사랑하며 자랐고, 대학 시절에도 수업보다는 해외 유학과 인턴십 경험을 쌓는 데 집중했습니다. 코로나 발생 6개월 전인 2019년 10월, 라이브 스트리밍 앱 17LIVE에 신입으로 입사했습니다.
글로벌 CEO 오피스에서 3년간 오노 사장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며, 코로나로 급성장한 라이브 스트리밍 업계의 선두 기업을 경험하고, 미국과 중동 진출 실패, 그리고 틱톡 라이브에 주도권을 내주게 되는 과정을 지켜본 뒤 독립했습니다. 이후 1년간 비즈니스 개발과 마케팅 프리랜서로 엔터테인먼트와 Web3 분야에서 활동하다 현재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제 강점과 관심사를 살릴 수 있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분야에서 사업 기회를 탐색하던 중 해외 버튜버 시장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일본발 문화로 해외에서 승부하는 것'에 도전하고 싶었습니다. 창업 전 동남아시아와 북미의 애니메이션 컨벤션을 다니며 현지 버튜버 사무소 대표들과 만나 각 시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몇 가지 가설을 세웠습니다.
초기 가설과 목표
1. 일본과 세계 시장의 시차
버튜버는 일본이 선보인 몇 안 되는 새로운 문화 현상입니다. 커버와 애니컬러 덕분에 전 세계로 확산되는 과정에서, 각 시장별로 발전 단계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습니다. 일본의 현재 모습이 해외 시장의 3-4년 후와 비슷할 것이라 예측했습니다. 이는 흔치 않은 '역타임머신 경영'이 가능한 분야라 판단했습니다.
2. 롱테일 시대의 도래
해외 버튜버 관계자들과 대화해보면 유튜브와 트위치의 포화 상태와 치열한 경쟁을 공통적으로 지적합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의 경우 리얼리티(Reality)나 이리암(IRIAM) 같은 차세대 플랫폼이 있지만, 해외는 아직 그 단계까지 오지 않았습니다. 리얼리티는 북미에서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현지 스트리머들은 버튜버가 되고 싶어도 아바타 제작 비용이 큰 걸림돌이라고 합니다(현지 일러스트레이터 비용이 일본의 2배 이상).
일본에서는 코코나라나 부스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에 제작할 수 있는 반면, 해외에는 그런 옵션이 부족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며 롱테일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라이버 사무소는 플랫폼 의존도가 높지만,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저는 라이버 사무소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네트워크를 확장하여 다음 사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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