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간파하는 뇌과학적 방법

‘내가 너로 살아봤냐. 아니잖아.’ 라는 장기하의 노랫말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2024.08.16 | 조회 1.14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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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일헥타르

제가 10년간 마케팅을 하면서 유일하게 깨달은 1가지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제대로 알기만 하면’ 눈감고도 마케팅을 성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그게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거죠.

‘내가 너로 살아봤냐. 아니잖아.’ 라는 장기하의 노랫말처럼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은 애초에 불가능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 마케터에게는 가장 중요한 자질이기에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전문가들와 석학들이 머리를 맞대어 전략을 짜고 있죠.

Hans-Georg Häusel
Hans-Georg Häusel

오늘 우리는 그 중 ‘신경마케팅’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 권위자이자 독일의 심리, 경제학자 한스-게오르그 호이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호이젤의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마케팅 업계에 큰 발전을 만든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호이젤은 제발 믿을 수 없는 ‘직감’만으로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내려 들지 말라고 경고했어요. 그러면서 사람들의 ‘뇌’ 속에 모든 증거가 있다고 주장했죠.

호이젤의 뇌과학 마케팅 이론이 이 세상 모든 사람의 마음을 대변하지는 못할겁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 소비자를 이해하는데 탁월한 방향성을 제시한다고 생각해요.

호이젤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기량 차이는 확실히 날겁니다.

이건 약속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를 끝까지 보신다면, ‘우리 고객은 어떤 사람인지, 그래서 내가 해야하는 건 무엇인지’ 느낌보다는 사실적으로 이해하게 되실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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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 VS 펩시콜라

그런 일이 있었죠.

눈을 가리고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를 마시면 펩시콜라의 승리, 눈을 뜨고 브랜드를 인지하고 마시면 코카콜라의 승리.

펩시콜라는 이 캠페인으로 자신의 브랜드가 더 우위에 있다는 걸 알리려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소비는 맛 뿐만 아니라 인식까지 고려되어서 이루어지는거거든요.

특히 이 실험을 통해 브랜드마다 소비자의 뇌에서 활성화되는 영역이 다름을 발견한 호이젤은 마케팅의 비밀이 ‘뇌’에 있을 수도 있겠다며 환호했습니다. 신경마케팅의 탄생 비화랄까요.

그 사건 이후 신경마케팅은 급속도로 발전을 이루었고, 마침내 어느정도 구조화된 이론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대뇌변연계 시스템’.

호이젤은 뇌의 영역 중 대뇌변연계가 사람들의 소비를 주관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뇌변연계에서 감정과 동기가 생겨나고 그것이 소비로 이어진다는거죠.

호이젤은 연구 끝에 대뇌변연계를 자극하는 가장 큰 자극점 3가지를 찾아냈고, 사람마다 정도가 다르지만 이 3가지로 지금까지 나온 그 어떤 이론보다 정확하게 사람을 유형화 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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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변연계 빅3

호이젤이 주장하는 3가지 자극점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매슬로우의 욕구설과 일맥상통하는데요. 3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안전을 추구하는 균형 시스템,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극 시스템, 남들보다 우위에 서려는 지배 시스템.

호이젤은 이것을 빅3 라고 부르며 사람마다 이 3가지 욕구를 모두 가지고 있지만, 세부적인 정도에 따라 수많은 유형의 사람이 탄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케터가 자신의 고객이 빅3 중 어느 욕구에 특히 자극을 받는 유형인지 파악할 수 있다면 폭발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했죠.

호이젤은 사람이 가지고 있는 빅3 모형에 따라서 소비하는 제품 뿐 아니라 추구하는 삶의 가치관, 직업까지도 유사한 것을 확인했는데요.

예를 들어, 자극 시스템이 발달한 사람들일수록 재미, 예술, 호기심, 놀이, 유머, 환상, 향유, 창의성, 사치를 추구하며 여행, 오락, 레저, 체험 경제 등에 자신의 돈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호이젤의 이론이 브랜드를 기획하고 전개하는데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비주얼적인 브랜딩을 넘어서 사람의 가치관, 정체성을 대변하는 브랜드가 사랑받고 있거든요.

호이젤의 이론을 활용하면 보다 쉽게 알맞은 메시지를 기획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과 같이 마케팅하기 어려운 시기에 활동하는 마케터에게 호이젤은 큰 힌트를 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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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맞아?

물론, 호이젤의 이런 과학적인 접근이 지나치게 비인간적이라는 분들도 많습니다.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 세상에 정말 많잖아요.

과학에서도 ‘아직 모른다’고 표명한 현상들이 너무나 많고, 때론 과학에서 맞다고 입증한 이론들이 수십년 후에 완전히 틀린 것으로 다시 밝혀질 때도 있고요.

그리고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고작 뇌 연구한거 가지고 사람을 유형화시키려 드냐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보편적 가치와 개인적 가치가 나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사랑’이라는 가치는 정신이상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느끼잖아요. 이런건 보편적 가치에 해당하겠죠.

반면에 완벽한 곡선, 직선 보다는 살짝 핀트가 나간 걸 선호하는 개인적 가치도 있을겁니다.

그런 상황에 마케팅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집중할 수밖에 없는 건 보편적 가치 라고 생각해요.

아무래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더 많은 돈을 벌려면 지나치게 작고 개인적인 시장보다는 큰 규모의 대상에게 마케팅 하는게 더 나은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개인적 가치 이전에 보편적 가치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작고 깊은 특이한 세계관으로 브랜딩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들 또한 매일 자고 일어나서 화장실 가는 ‘사람’인걸요.

그렇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를 모두에게 들어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시하기 보다는 어느정도는 받아들여서 활용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펼쳐나가는게 더 건강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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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 자극, 지배 빅3 시스템

자, 지금부터는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내용까지 모두 습득하신다면, 직감을 넘어서 객관적으로 브랜드의 고객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되실거라고 확신합니다.

우선 호이젤이 말한 빅3를 조금 더 살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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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균형 시스템은 안전을 추구하는 욕구를 말합니다. 호이젤은 이 욕구가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하다고 말했어요.

위험을 회피하고 목숨을 지키려는 우리의 본능이 균형 시스템에 해당합니다.

균형 시스템이 특히나 발달한 사람들은 가족, 우정, 소속감, 건강, 전통, 복종을 추구하며 보험, 병원, 내집 마련, 안전 배달, 계약, 단체 소속, 환경보호, 동물보호 등의 소비를 한다고 하고요.

무엇보다 균형 시스템이 발달한 사람들은 특별히 눈에 띄지 않고 사람들과 적절히 잘어울려서 살아가려고 한다고 호이젤은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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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자극 시스템인데요. 호이젤은 자극 시스템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기분의 높낮이가 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극 시스템은 특히 흥분감을 추구하는데, 그저 그렇거나 적당한 기분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루해 하는 특징이 있죠.

자극 시스템이 발달할수록 예술, 호기심, 향유, 감성, 꿈, 사치, 개인주의, 기분 전환 등의 가치를 추구하고, 여행, 전자오락, 유니크한 브랜드, 혁신 제품, 쇼핑 관광, 도박 등의 소비가 높다고 합니다.

호이젤은 자극 시스템이 발달할수록 특히나 ‘놀이’에 행복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고요.

자극 시스템 유형의 사람들에게는 도파민이 굉장히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이라면서, 이들에게 지루함을 선사할수록 브랜드는 점점 하향곡선을 그리게 될거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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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번째입니다. 남들보다 우위에 서려는 지배 시스템.

호이젤은 지배 시스템이 발달한 사람들은 자부심, 승리감, 우월감을 적극적으로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상에 오르려는 사람들이죠.

지배 시스템이 발달한 사람들은 권력, 투쟁, 명예, 엘리트, 지위, 자부심, 명성, 효율성, 승리, 자유, 성과, 고집 등의 가치를 추구하고, 고가의 시계나 향수, 고급 세단, 고급 와인, 헬스, 가격 비교, 스포츠 관람 등의 소비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주변 사람들이 좀 떠오르시나요?

호이젤은 실제 뇌의 자극점을 살피면서 연구를 했고, 빅3 는 직감이나 주장을 넘어서 과학적 사실에 가깝다는 말을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즉, 빅3 마다 대뇌변연계 자극점이 각각 비슷하다는거죠.

이런게 뇌에 발견됐다는게 참 신기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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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가지 유형의 사람들

이런 과정에서 호이젤은 빅3가 비교적 균형있게 발달한 사람도 있지만, 특정 시스템에 치중되어있는 유형도 있다고 말했는데요.

그 중 3가지 유형을 더 이해한다면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될거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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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모험/스릴 유형으로 자극 시스템과 지배 시스템이 동시에 발달한 사람입니다.

예술과 놀이, 사치, 호기심이 왕성하며 엘리트, 지위, 승리, 명예, 명성, 충동, 위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들이죠.

비즈니스로 생각해보자면 브랜드를 추구하면서 동시에 기업으로써의 성장까지 고민하는 분들이 이 유형이 아닐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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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환상/향유 유형으로 균형 시스템과 자극 시스템이 동시에 발달한 사람입니다.

건강, 가족, 소속감, 안전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유머, 재미, 환상, 감성, 관용, 신뢰, 예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죠.

비즈니스로 생각해보자면 브랜드를 추구하되 이익 보다 가치를 따르고, 조직 문화를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이 유형일겁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규율/통제 유형으로 균형 시스템과 지배 시스템이 동시에 발달한 사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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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감, 조직, 안전, 건강, 전통을 추구하면서 권력, 투쟁, 승리, 지위, 효율, 근면, 성실, 논리를 동시에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비즈니스로 생각해보자면 브랜드보다는 당장 이익을 낼 수 있는 사업체, 유통, 커머스 혹은 제조업 그리고 스타트업에 가까운 분들이 이 유형에 속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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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해보자면, 각각의 시스템만 특별히 발달한 사람 그리고 빅3가 고르게 발달한 사람, 2가지 시스템만 특별히 발달한 사람들까지 총 7가지 유형이 나오는데요.

호이젤은 이에 따라 우선 자신과 자신의 브랜드가 대상으로 하는 사람들이 어떤 유형에 해당하는지 잘 살펴본 다음, 그들에 맞게 대뇌변연계에 만족을 줄 수 있도록 전략을 수정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막연하게 생각하는 것 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이론적 바탕이 있으니, 조금 더 날카롭게 브랜드가 전개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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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아는 것.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관과 소비의 비밀이 뇌에 있다. 저에게는 꽤나 흥미로운 이론이었습니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한 번 고민해보세요.

7가지 유형의 사람들 중 나는 그리고 우리 고객분들 중 다수는 어디에 해당할지. 방향성이 아주 명확해질겁니다.

아니면 아예 처음부터 특정 유형을 대상으로 브랜드를 기획해도 좋겠죠.

사람을 아는 것.

진짜 프로들은 여기에 투자합니다.

에디터 일헥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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