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사람이 가진 것들을 늘 부러워한다. 그래서 논의 끝에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순간을 레터의 주제로 잡자고 했을 때,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다 못쓰는 게 아닐까 하는 섣부른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자고 드니 생각보다 내가 거저 주어지는 ‘남의 떡’을 부러워하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떡’이라는 건 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의 느낌이 난다. 누군가 상대와 나에게 떡을 똑같은 크기로 나누어 주었는데 내 눈에는 상대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느낌. 그러니까 나와 상대의 노력 여부는 딱히 포함되지 않은 결과물처럼 느껴지는 거다. (물론 속담에서는 남의 떡이 누구로부터 왔는지는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냥 내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속담에는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표현은 없다. ‘남의 손의 떡은 커 보인다’라고 쓴다. - 이상 편집자 특유의 오지랖이었습니다. 😂😅)
물론 타고나기를 건강하거나 타고난 목소리가 온화해서 어떤 말을 하든 부드럽고 어른스럽게 느껴지는 사람을 아주아주 부러워하지만 그걸 질투하지는 않는다. 의외로 나는 노력해서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 하거나 그게 내가 가진 장점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냥 나에게 없는 타인의 장점이 이제라도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더이상 자라지 않는 키나, 이미 또래의 것보다 약한 나의 어느 장기같은 걸 새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거다.(이럴 때 보면 의외로 주어진 것에 순응하는 스타일인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내가 가장 질투하는 건 뭘까 고민해보니 의외로 ‘문제해결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이든 일상이든 어떤 문제 상황이 벌어지면 침착하게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질투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종종 그렇게 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나한테 화가 나기도 한다.
아마도 나는 노력하면 문제해결능력이란 걸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거나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곱씹기 보다는 이걸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 나는 좀 모든 일에서 본능적으로 ‘왜’를 생각하는데 사실 이건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왜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누군가를 탓하게 되고 어떤 문제에서는 그게 사실일지라도 서로에게 너무 오랫동안 감정의 골을 만들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다 같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런 문제해결능력은 다양한 문제를 많이 겪어 본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할 거다. 여러 경험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애초에 당황도 덜 할 것이고 가지고 있는 경험 중에서 비슷한 케이스를 찾아 꺼내기도 좀 더 수월할 테니까. 문제는 이런 경험을 얻으려면 나 역시 여러 문제 상황을 경험해야 할뿐 아니라 망치지 않고 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조력자는 필요한 것 같다. 그게 아무리 어른일지라도. 같은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거나, 혹은 경험이 없더라도 흔들릴 때 마다 옆에서 응원이라도 해주는 사람. 어차피 인생 혼자 가는 거라지만 주변에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거나 가겠다는 길에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좀 더 자신을 믿고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폭싹 속았수다>의 관식에게 그토록 열광했던 건 나를 응원하는 것을 자기 삶의 행복으로 삼는 사람이 내 인생에도 나타났으면 하기 때문에 아닐까?
관식이 인생을 함께하기로 하는 동반자여도 좋겠지만 꼭 배우자나 파트너일 필요는 없을 거다. 친구든, 선배든, 후배든 상관 없이 누군가 내 인생을 옆에서 그토록 걱정하고 응원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앞에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조금 더 침착하게 바라보고 담대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다. 이미 지금 혼자서도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분명 관식과 같은 존재가 인생에 나타나면 훨씬 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겠지.
그래서 내게도 관식 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 결론이 되게 이상하게 되어버리긴 했는데 😁😆🤣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남의 떡은 ‘관식’으로 대표되는 내 인생의 조력자이자 응원단장인 것 같다. 물론 관식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똑똑하고 똘망지게 자기 삶을 열심히 사는 애순의 태도 역시 영향을 준 것이라는 걸 안다. 역시 남의 떡도 알고 보면 거저 생기진 않는 거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나에게도 이미 좋은 선배와 후배가 있고 든든한 친구들이 있다. 다만 이 관계를 오래도록 잘 지속되려면 상호 노력이 많이 필요할 테니까. 그러니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저의 많은 인연들과 앞으로 만나게 될 다양한 분들,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러분의 관식이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
<코너 속 코너> 덕질은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가?
*혹시나 저의 관식이 되어 주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저요저요'하고 손 들어 주세요! 인생의 선배로 모시고 아래와 같이 차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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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딱 30분!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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