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자

[남의 떡] 나에게도 양관식이 있었으면 좋겠다.

조언, 응원, 믿음, 실행력이 애정으로 치환되는 과정

2025.04.11 | 조회 2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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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은둔자입니다. 저는 요즘 뒤늦게 <폭싹 속았수다>를 보고 있습니다. 일부러 4부까지 모두 오픈된 뒤에 보고 싶어서 조금 참고 기다렸어요. 여기저기서 스포를 밟을 수 밖에 없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도 좋은 콘텐츠가 나빠질 리는 없으니까요. 저는 <폭싹 속았수다>의 여러 캐릭터를 애정하게 되었습니다만 역시나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양관식이 되었습니다. <빨강머리 앤> 속 앤의 자존감의 근원인 매튜 아저씨를 보는 느낌이었거든요. 내 인생을 이렇게 전적으로 응원만 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그러면서도 이것 역시 고단한 애순의 삶에 비해 딱 하나 가진 것인 남의 떡을 부러워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구독자님은 ‘누구의 어떤 떡’이 부러우신가요?
애순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던 관식은 '반바퀴의 혁명'을 일으키기도 했죠. 정말 가장 강하고 멋진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인생에 관식 같은 존재가 생기면 행복할 것 같지 않나요?
애순의 삶을 응원하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했던 관식은 '반바퀴의 혁명'을 일으키기도 했죠. 정말 가장 강하고 멋진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우리도 인생에 관식 같은 존재가 생기면 행복할 것 같지 않나요?

 

나는 다른 사람이 가진 것들을 늘 부러워한다. 그래서 논의 끝에 남의 떡이 커 보이는 순간을 레터의 주제로 잡자고 했을 때,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다 못쓰는 게 아닐까 하는 섣부른 걱정을 했었다. 그런데 막상 글을 쓰자고 드니 생각보다 내가 거저 주어지는 ‘남의 떡’을 부러워하지는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의 떡’이라는 건 좀, 공짜로 주어지는 것의 느낌이 난다. 누군가 상대와 나에게 떡을 똑같은 크기로 나누어 주었는데 내 눈에는 상대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느낌. 그러니까 나와 상대의 노력 여부는 딱히 포함되지 않은 결과물처럼 느껴지는 거다. (물론 속담에서는 남의 떡이 누구로부터 왔는지는 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냥 내 느낌이 그렇다는 거다. 그리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등록된 속담에는 ‘남의 떡이 커 보인다’라는 표현은 없다. ‘남의 손의 떡은 커 보인다’라고 쓴다. - 이상 편집자 특유의 오지랖이었습니다. 😂😅) 

물론 타고나기를 건강하거나 타고난 목소리가 온화해서 어떤 말을 하든 부드럽고 어른스럽게 느껴지는 사람을 아주아주 부러워하지만 그걸 질투하지는 않는다. 의외로 나는 노력해서 가질 수 없는 것을 갖고 싶어 하거나 그게 내가 가진 장점보다 더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그냥 나에게 없는 타인의 장점이 이제라도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더이상 자라지 않는 키나, 이미 또래의 것보다 약한 나의 어느 장기같은 걸 새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거다.(이럴 때 보면 의외로 주어진 것에 순응하는 스타일인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내가 가장 질투하는 건 뭘까 고민해보니 의외로 ‘문제해결능력’이라는 걸 깨달았다. 일이든 일상이든 어떤 문제 상황이 벌어지면 침착하게 문제의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사람을 부러워하고 질투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종종 그렇게 하지 못하고 화를 내는 나한테 화가 나기도 한다. 

아마도 나는 노력하면 문제해결능력이란 걸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누가 잘못했는지 따지거나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를 곱씹기 보다는 이걸 해결하는 데에 집중하는 것. 나는 좀 모든 일에서 본능적으로 ‘왜’를 생각하는데 사실 이건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닌 것 같다. 왜에만 집중하다 보면 결국 누군가를 탓하게 되고 어떤 문제에서는 그게 사실일지라도 서로에게 너무 오랫동안 감정의 골을 만들기도 한다. 그것보다는 다 같이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이런 문제해결능력은 다양한 문제를 많이 겪어 본 사람이 잘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할 거다. 여러 경험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으면 애초에 당황도 덜 할 것이고 가지고 있는 경험 중에서 비슷한 케이스를 찾아 꺼내기도 좀 더 수월할 테니까. 문제는 이런 경험을 얻으려면 나 역시 여러 문제 상황을 경험해야 할뿐 아니라 망치지 않고 잘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조력자는 필요한 것 같다. 그게 아무리 어른일지라도. 같은 경험을 해본 사람이라거나, 혹은 경험이 없더라도 흔들릴 때 마다 옆에서 응원이라도 해주는 사람. 어차피 인생 혼자 가는 거라지만 주변에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해주거나 가겠다는 길에 응원을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아무래도 좀 더 자신을 믿고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사람들이 <폭싹 속았수다>의 관식에게 그토록 열광했던 건 나를 응원하는 것을 자기 삶의 행복으로 삼는 사람이 내 인생에도 나타났으면 하기 때문에 아닐까? 

관식이 인생을 함께하기로 하는 동반자여도 좋겠지만 꼭 배우자나 파트너일 필요는 없을 거다. 친구든, 선배든, 후배든 상관 없이 누군가 내 인생을 옆에서 그토록 걱정하고 응원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우리 앞에 생기는 여러 문제들을 조금 더 침착하게 바라보고 담대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거다. 이미 지금 혼자서도 잘 하고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분명 관식과 같은 존재가 인생에 나타나면 훨씬 더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도 있겠지.

그래서 내게도 관식 같은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 결론이 되게 이상하게 되어버리긴 했는데 😁😆🤣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남의 떡은 ‘관식’으로 대표되는 내 인생의 조력자이자 응원단장인 것 같다. 물론 관식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똑똑하고 똘망지게 자기 삶을 열심히 사는 애순의 태도 역시 영향을 준 것이라는 걸 안다. 역시 남의 떡도 알고 보면 거저 생기진 않는 거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나에게도 이미 좋은 선배와 후배가 있고 든든한 친구들이 있다. 다만 이 관계를 오래도록 잘 지속되려면 상호 노력이 많이 필요할 테니까. 그러니 지금 함께 하고 있는 저의 많은 인연들과 앞으로 만나게 될 다양한 분들, 계속 잘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러분의 관식이 되기 위해 노력할게요. 😉😀 

 

<코너 속 코너> 덕질은 어떻게 세상을 이롭게 하는가?

멀리 있는 존재이고, 그가 제 인생을 응원하기 보단 제가 그의 인생을 더 많이 응원하는 것 같은 존재이지만 제 인생의 또 다른 조력자로는 역시나 저의 최애가 있습니다. 사실 제가 좋아하는 ‘인피니트’는 한동안 덕질 커뮤니티에서 아이돌 팀 활동 최대 불행의 예시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습니다. 국내 팬덤은 큰데 회사가 애들의 팀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고 군백기도 꽤 긴 축에 들었거든요. 그때만 해도 개인 활동 소속사와 팀 활동 소속사를 분리하는 예시가 많지 않아서 팬덤 내부든 외부든 정말 이런저런 말이 많이 나왔습니다. 팬들은 팬들대로 엄청 예민했었고요. 그런데 23년 5월쯤 회사를 설립했다는 얘기를 듣게 됩니다. 대표 김성규 써있는 걸 보고 내가 지금 눈 뜨고 꿈을 꾸나 싶더라고요. 이후로는 제가 내내 레터에서 전달드린 것처럼 솔로 활동도 팀 활동도 순항 중입니다. 그러나 그런 활동이 이어지기까지 어떻게 문제가 없었겠습니까? 자본이 모두 대표의 사비이니 금전적으로도 고민이 많을 거고, 작년 팬미팅 티켓팅을 위메프에서 진행하는 바람에 마음 철렁하는 일도 있었고요. 작년 연말에는 그렇게 힘들게 콘서트를 하려고 했는데 냅다 계엄이 터지는 바람에 공연을 하기는 할 수 있을지 불안해했고, 공연이 진행되는 중에도 모두가 뉴스에 귀를 쫑긋 세우느라 애를 태웠습니다. 이번 15주년 앨범은 뮤직비디오 찍기 일주일 전에 타이틀곡이 변경되고, 당장 12, 13일에는 앵콜 콘서트를 할 예정인데 여전히 개헌 등 정치 이슈로 팬들 마음은 시끌시끌합니다. 이번엔 진짜 맘 편하게 공연 즐기나 했는데 말이죠. 그럼에도 그는 늘 자신이 할 일을 해나갑니다. 이전 인터뷰 등에서 말한 적이 있는데 자기는 누구보다 뭘 잘하고 싶다거나, 내가 어떤 기준보다는 잘되고 싶다거나 하는 마음이 없다고 합니다. 그저 자기가 해야 할 것들에 집중하는 편이고, 자기 자신이 해야 할 것들에 대한 기준이 높은 편이라고요. 문제 해결의 중심을 자신이 할 것들에 두는 그의 태도는 늘 제게 울림을 줍니다. 그간 레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제가 이런저런 불평이 참 많은 편인데, 그래도 하고 싶은 말의 절반은 꾹 참게 만드는 것이 그의 태도입니다. 그런 그에게도 인생의 조력자가 있습니다. 물론 그가 늘 말하기를 팬들이 있어서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다고 하니 그것도 의미는 없지는 않겠지만, 우리는 직접 닿는 곳에 있는 사람에게 더 큰 영향을 받잖아요. 사실 제 최애의 가장 큰 지지자들은 멤버들입니다. 애초에 전 소속사 재계약도 ‘형이 하면 나도 할 거야.’ 해서 따라한 멤버가 있을 정도예요. 요즘은 팬들도 말합니다. 인생에 저런 친구들을 서로 다섯 명씩 가지고 있는 거 너무 부럽다고요. 물론 그 관계는 그들이 노력해서 만든 거라는 걸 압니다. 그렇지만 역시 어려운 일을 지나갈 땐 혼자보단 함께 가는 게 더 든든한 것 같아요. 혼자서 빨리 가는 것도 좋겠지만, 제가 좋아하는 삶의 방식은 같이 오래 가는 모양인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 최애도 인피니트도 오래오래 그 자리에서 노래해주면 좋겠어요. 그것만으로도 제가 알아서 제 인생의 응원을 받고 있으니까요. 😂😂

 

*혹시나 저의 관식이 되어 주고 싶은 분이 계신다면 '저요저요'하고 손 들어 주세요! 인생의 선배로 모시고 아래와 같이 차 한 잔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캠페인] 선배 시간 괜찮아요?

- 경험을 나눠줄 선배님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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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0!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smallbigsisters@gmail.com로 편하게 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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