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유부

[이 계절 이 식물] 너를 좋아하는 방법

방법은 달라도 마음은 같으니까!

2026.07.03 | 조회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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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구독자. 부유하는 유부입니다. 어느 덧 하반기가 시작됐습니다. 비록 지난 2주간 팀 일류여성은 자그맣게? 두번의 주제로 상반기를 점검해봤지만, 사실 제 마음은 상반기와 비교해 달라진 것이 별로 없는 게 사실입니다 ㅎㅎ

구독자님의 하반기 시작은 어떤지 궁금한데요. 저는 요즘 아직은 견딜만한 날씨에 한낮 땡볕은 가급적 피하면서 좋아하는 식물들을 살피고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도 요즘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가볍게 함께 해주세요!☺️

나무를 기억하는 방법은 사람에 따라, 문화에 따라 다르다. 나름대로 나무에 자신들만의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만의 이름으로 기억하는 방법이 나쁠 리 없다. 나무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대상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더 아름답게 유지해 나가려는 애쓰는 것이 사람살이의 근본이겠다. …… 나무의 이름, 학명 등을 더 자세히 알려는 것 역시 그렇게 나무에 더 가까이 다가서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그들의 이름과 특징을 하나하나 알아가며 다시 또 나만의 이름, 혹은 우리만의 이름을 지어주는 것은 나무에 다가서고 나무와 더불어 더 평화롭게 살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고규홍 <천리포수목원의 사계 봄·여름 편>

이무렵 자주 보이는 이 꽃은 '능소화' 입니다! 
이무렵 자주 보이는 이 꽃은 '능소화' 입니다! 

수목원에서 관람객들이 많이 묻는 것 중 하나가 식물의 이름이다. 원하는 이름을 알게 되면 만족스러워하며 걸음을 옮긴다. 사실 이름은 그 식물 가진 여러 특징 중 하나일 뿐인데도 다 알게 된 것 같은 착각을 할 때가 많다. 나 또한 낯선 식물들이 보이면 이름부터 찾곤 하니 말이다. 하지만 계절이 바뀌어 기억하던 꽃이 지거나 열매가 사라지면 다시 그 식물은 모르는 식물이 돼 버린다. 알고 있던 모습이 아니니까.

지난해에 이어 다시 수목원에서 일하게 되면서 얻은 행운은 지나쳤던 식물의 다른 계절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작년엔 개화한 식물만 찾으러 다녔지만, 올해는 이 자리에 어떤 꽃이 피는 지 알고 있기에 새 잎이 돋아나면 어떤 모습으로 자랄지 상상이 가능해졌다. 돌 틈 사이로 붉은 잎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5월에 볼 작약에 맘이 설렜고, 앙 다문 조약돌 같은 꽃망울을 보고 곧 나리꽃이 주변을 덮겠구나 가늠할 수 있었다.

앙 다문 조약돌 속에
앙 다문 조약돌 속에

 

숨겨진 노오란 나리꽃
숨겨진 노오란 나리꽃

더불어 좋아하는 것은 더 만끽할 수 있다. 지난해 처음 만나 반했던 때죽나무와 쪽동백나무 향기를 지난 5월에는 실컷 맡고 다녔다. 후각이 민감하지 않아도 이미 그곳에 가면 향이 날 것을 알기 때문일까, 일부러 숨을 더 크게 들이마시면 멀리서도 향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은쑥은 정원을 오고가며 보일 때마다 한번씩 손으로 쓸고 간다. 해설할 때도 수목원에서 가장 부드러운 식물이라고 소개하면 다들 만져보고 감탄하곤 한다.

은쑥이 보드라운 이유를 찾아보니 잎 앞 뒷면에 난 털 때문이었다. 궁금했다. 당최 얼마나 털이 많길래? 자세히 들여다 본다고 보이는 털이 아니었다. 여유가 있던 오후 접사렌즈를 들고 은쑥을 찾았다. 45배율의 렌즈를 들이대니 글로만 본 은쑥의 빼곡한 털을 확일할 수 있었다. 식물의 잎이 아닌 동물의 몸을 확대한 사진 같기도 하고, 녹용의 일부분을 닮은 것 같기도 했다. 이제는 털털한 은쑥 사진을 보여주며 더 많은 사람과 함께 감탄해보는 걸로!

보드라운 은쑥
보드라운 은쑥
털털한 은쑥의 속사정
털털한 은쑥의 속사정

엊그제는 수목원을 모니터링하러 돌아다니는 데 한 중년 남성분이 잔디밭을 보고 말했다. “~! 여기서 골프 쳐야 하는데!” 듣는 순간 인상이 찌푸려졌다. 여기서까지 굳이? 그렇게 좋은 잔디도 아닌데? 하는 생각까지 연달아 떠올랐다. 그런데 은쑥을 만지러 나갔던 오후, 낮게 깔린 구름 덕인지 한층 깊어진 색의 잔디를 발견했다. 어쩌면 골프장의 그린처럼 보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이렇게 보니 골프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ㅎㅎ
이렇게 보니 골프치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ㅎㅎ

낯선 곳을 마주했을 때 종종 나와 익숙한 것에 연결 지어 생각하기 마련이니 그는 본인에게 익숙했던 잔디밭, 골프장을 떠올린 것 아니었을까? ㅎ 이름을 찾든 익숙한 대상에 비교해보든 또 그 모양을 자세히 살펴보든 모두는 대상에 대한 관심일테니, 답은 달라도 시작은 비슷했을지 모르겠다. 또 쏟은 관심만큼 공들인만큼 예뻐 보이니까, 각자의 방법으로 좋아할 대상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이번엔 얼마나 더울지 무서운 여름이지만, 자세히 보다 보면 좋은 구석 하나쯤은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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