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하는 유부

[이 계절 이 식물] 촌스럽다니요? 오히려 새롭죠!

나팔꽃, 아는 만큼 사랑하게 되는 것들

2025.07.04 | 조회 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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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여성

세 여자가 전하는 '일'에 관한 모든 이야기

 

불볕더위에 구독자님의 하루는 안녕하신가요? 부유하는 유부입니다. 저는 ‘진짜 덥네’를 입에 달고 사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뭐 별 수 있겠습니까? 이겨내야죠 ㅎㅎ 시원한 냉수만큼이나 더위에 단 게 없더라고요. 오늘도 찬물 벌컥벌컥 한잔하며 정원으로 나가보겠습니다. 구독자님도 잘 챙겨 먹고 잘 쉬며 함께 이 여름 무사히 넘겨봐요~ 지난번에도 살짝 말씀드렸지만, 당분간 곰자자족과 제가 느슨하게 레터를 발행해보려는데요. 그래서 한번은 공통의 주제로 또 한번은 각자의 코너를 발전시켜 저는 ‘식물’을 주제로 곰자자족은 ‘공간’을 주제로 각자의 관심사를 담아 전달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이번주는 계절산보의 좁혀? 요즘 제 눈길을 사로잡는 식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이렇게 더워도 식물들은 꽃을 피우고 열매도 맺으며 각자 할 일들을 꾸준히 해가더라고요. 참 성실한데요, 오늘은 새롭게 알게 된 식물들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예쁜 꽃 사진과 함께 잠시 더위를 잊으신다면 좋겠네요🤗

 

저기요, 건의 좀 해도 될까요?” 정원 모니터링 하던 내게 한 관람객이 말을 걸었다. “저기 온실 앞에 너무 휑하게 비워두지 말고 테디베어 해바라기 같은 것 좀 심으면 어때요?” 갑작스러운 제안?에 주춤하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다소 변명처럼 늘어 놓았다. “, 거기는 지금 그라스도 심겨져 있고 루드베키아도 곧 올라올텐데요. 해바라기도 지난주에 추가로 식재했고요.” 하지만 관람객분도 아랑곳 않고 말을 이어갔다. “테디베어 해바라기는 다른 데서는 보기 힘들고, 흔하지 않아서 심어두면 관람객이 많이 올 거예요. 하얀 해바라기도 좋고.”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니 알겠다는 대답을 하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해바라기 '테디 베어', 물론 예쁘긴 하다 ㅎㅎ (출처: gardenia.net)
해바라기 '테디 베어', 물론 예쁘긴 하다 ㅎㅎ (출처: gardenia.net)

좀 벙찐 상태로 관람객이 휑하다고 지적한 온실 앞으로 가보았다. 6월말의 초지원에는 그라스가 어느 새 내 허리 춤까지 자라 있었고, 몇몇 사초류는 화려하진 않지만 꽃을 피웠다. 루드베키아나 에키네시아도 꽃망울을 한창 올리고 있었다. 또 내 대답처럼 지난주 심어 둔 해바라기도 하나 둘 얼굴을 드러냈다. 관람객이 희망하던 꽃으로 빽빽히 가득 찬 공간은 아닐테지만 이미 식물로 가득 찬 공간이었다. 무언가를 더 심는다면 있는 식물들을 파내서 어디론가 이동 시켜야 할 상황.

심란한 마음으로 들판을 바라고 보고 있던 때, 마침 산조풀은 여우꼬리 같은 꽃을 피우고는 살랑거리며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 이렇게 예쁜데.’ 누군가에게는 그저 풀일 수 있겠지만은 그 순간만은 설명할 길이 없어 섭섭했다. “저 풀도 다 생각해서 심어둔 거예요.” 라고 외치고 싶었달까? ㅎ 또 꽃도 피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어떻게 매번 꽃으로 가득한 수목원을 볼 수 있겠는가?

살랑거리는 산조풀 예쁘지 않나요? ㅎ
살랑거리는 산조풀 예쁘지 않나요? ㅎ

물론 입장을 바꿔 귀한 시간을 내고 관람료도 내면서 모처럼 방문한 수목원의 한 곳이 그저 풀로만 가득 찬 듯해서 아쉬웠을 수도 있겠다. 나는 그 관람객보다는 더 오랜 시간을 바라보고 더 자세히 들여다 볼 기회가 있었기에 발견한 아름다움일 수도. 오래보면 사람도 식물도 예쁜 구석을 찾기 마련이니. 그 관람객에게 주어진 관찰의 시간이 부족했을 거라고 스스로 납득과 위로를 해봤다.

다음날, 비는 왔지만 찍어 둘 사진이 있어 정원을 살피고 있었다. 또 두명의 관람객이 상기된 얼굴로 말을 걸었다. “이게 나팔꽃이 맞는 거죠? 메꽃이 아닌거죠?” 나팔꽃도 메꽃과로 꽃모양은 비슷하다고 대답하니 웃으면서 맞아, 잎 모양이 달라하며 단박에 수긍하셨다. 그리고는 나팔꽃을 이렇게 귀하게 대접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 얼마 전 수목원에서는 대형 나팔꽃 화분을 곳곳에 비치하고 일부 파고라에는 줄을 매어 타고 올라가며 자랄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다. 과거 흔히 볼 수 있던 나팔꽃을 수목원에서 오랜만에 만나 반가운 듯 했다.

저 뒤에 보이는 것도 모두 나팔꽃 화분입니다ㅎㅎ
저 뒤에 보이는 것도 모두 나팔꽃 화분입니다ㅎㅎ

그 말을 듣고 있으니, 내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지금 핀 이 꽃은 보셨냐? 하며 몇 마디를 더 나누고는 즐겁게 관람하시라며 감사하다 인사하며 헤어졌다. 이후에도 연령 높은 관람객들이 나팔꽃 화분을 보며 감탄하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 나 또한 은연 중에 어린 시절 불렀던 동요가 생각나 흥얼거리기도 했다. "~빠아가 메어놓은 새끼주울 따라 나아~팔꽃도 어울리게 피었~스읍~니다🎵"(나의 연령 또한...)

어릴 적에는 그냥 입력된 값을 출력하는 느낌으로 따라 불렀는데, 다 커서 진짜 나팔꽃의 존재를 보니 진짜 빙빙 줄을 감고 혹은 타고 어디까지 올라가는 거예요?’ 묻고 싶게 쭉쭉 하루가 다르게 커 가는 나팔꽃이다. 그리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나팔꽃의 영문명이 morning glory라는 것. 어릴 적 애용하던 문구점이 생각나면서 한층 반가워졌다. 이름처럼 나팔꽃은 아침 일찍 피고 오후가 되면 꽃잎을 오므리고 금세 져버린다.

*사실 메꽃과에 속하는 1천여 종의 꽃들을 모두 모닝글로리로 칭한다고 한다. 나팔꽃은 모닝글로리에 포함된 꽃 중 하나인 셈. 참고로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나팔꽃의 영문명을 Lobedleaf pharbitis로 표기한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래저래 친숙한 이 식물이 토종식물이 아니 귀화식물이라는 점. 열대와 아열대지역인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물 건너 와 여러 세대를 거치며 야생화 되거나 토착화 된 식물을 귀화식물이라 하는데 몇 십년 전 동요에 등장할 만큼 친숙한 꽃이 외산?이라니! 누구도 속인 적 없지만 속은 느낌. 찾아보니 고려 때 들어왔다고 하는데 뭐.. 이정도면 우리나라 식물이지 ㅎㅎ

나팔꽃 예찬이라고 할 것 까지는 없지만, 요 몇 주 수목원에 나팔꽃이 새로 들어오면서 사진도 찍고, 물도 주고, 잎도 솎아 주면서 자세히 관찰하게 되었다. 마치 올리브영의 립 색깔처럼 다양한 색을 지니고 꽃마다 줄무늬가 있기도 하고 테두리가 둘러진 듯한 꽃도보면서 감상하는 맛이 생긴다. 게다가 나팔꽃에 대한 정보를 하나씩 찾다보니 나팔꽃만의 이야기도 알게 되면서 없었던 이미지가 하나 생겼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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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테디베어 해바라기처럼 팬시하지는 않지만 익숙해서 정감 가고, 또 친숙하다 생각했지만 은근 새로운 매력이 있는 나팔꽃이라 눈이 간다. “요즘 누가 나팔꽃을 키워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맞다. 촌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요즘은 나팔꽃을 키우지 않아서 오히려 새롭다. 더구나 이렇게 덥고 습한 날씨를 좋아해 꽃망울을 팡팡 터뜨려준다는 나팔꽃이니, 그것만으로도 매력은 충분하다! 역시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좋아하게 된다!

 

📢[캠페인] 선배 시간 괜찮아요?

- 경험을 나눠줄 선배님의 인터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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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마치 퇴사를 결심한 후배가 꺼내는 클리셰 같은 문장. 후배를 둔 직장인이라면 뜨끔할 이 문장을 구독자 여러분께 던집니다. 어느덧 사회생활 10년이 훌쩍 넘은 경력자들이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물음표를 달고 때론 답답한 마음에 풀리지 않는 분노를 삭혀가며 고군분투 중인데요, 이런 저희에게 본인의 경험담과 생각을 들려주실 귀한 선배님을 찾습니다.

조직생활과 독립에 대한 진솔한 조언부터 육아와 업무를 병행하는 워킹맘의 실전 팁, 커리어 전환의 경험까지 저희에게 들려주실 수 있는 분을 찾습니다.  30! 커피 한잔의 인터뷰 시간을 허락해주신다면 맛있는 커피 한잔 대접하면서 귀한 이야기들을 잘 담고 싶습니다.

얼굴을 마주하고 인터뷰한다면 좋겠지만, zoom, 구글미트를 활용한 온라인 미팅, 서면으로 답변해주시는 것도 모두모두 환영입니다! 선배님의 소중한 경험담을 공유할 모든 통로를 활짝 열어놓을 테니 부담 없이 연락주세요! 함께 나눈 이야기는 세 에디터가 잘 갈무리해서 레터를 통해 구독자님들께 생생히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에 이 사람이 생각났다! 하는 분이 있다면 자유롭게 추천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해야 할 일이라면 내 일을 좀 더 사랑할 수 있게, 또 본인의 일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질 수 있게 함께 고민해보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회신 기다릴게요~!

smallbigsisters@gmail.com로 편하게 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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