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사라진 직업
"가장 인기 있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는 영어다.
- 안드레이 카파시, 테슬라 전 AI 디렉터
2023년, 프롬프트 엔지니어는 가장 주목받는 직업이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연봉 2억 원을 넘는 공고가 쏟아졌고, 국내에서도 억대 연봉의 채용 소식이 화제가 됐습니다. "AI에게 제대로 질문하는 법"이 곧 미래의 핵심 기술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2025년 지금, 그 직업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모두가 프롬프트 엔지니어가 인기 직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구인 플랫폼 인디드의 데이터는 더 명확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채용 공고는 2023년 4월 정점을 찍은 후,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왜일까요? AI가 스스로 질문을 최적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AI는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모호한 질문에는 되묻고, 맥락을 읽어내며 스스로 개선합니다.
기술은 단순해졌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혹시 이런 경험 있으신가요? AI에게 같은 질문을 했는데, 누군가는 탁월한 답을 얻고, 누군가는 평범한 결과만 받아든 경험 말입니다. 기술이 똑같아졌는데 왜 결과는 다를까요?
기술이 아니라 사고력이다
표면적으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술"이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진짜 사라진 것은 기술이 아닙니다. 단순 반복 가능한 기법이 사라진 것입니다.
보험사 네이션와이드의 CTO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직함이 아니라 역량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 인사, 법무 등 어떤 분야에 종사하든 필요한 능력이 됐다."
VMware 연구소는 더 흥미로운 발견을 내놓았습니다. AI 모델이 자동으로 생성한 프롬프트가 인간이 수동으로 만든 프롬프트를 거의 모든 경우에 능가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이렇게 결론 내렸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은 더 이상 취업 시장에서 안전한 선택이 아니다."
그렇다면 사람은 쓸모없어진 걸까요?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놓친 것은 이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중요해지는 것은 "어떻게 질문하는가"의 기법이 아니라,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사고력입니다. AI는 프롬프트를 최적화할 수 있지만, 무엇이 중요한 질문인지,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야 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지는 여전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PwC의 2025년 글로벌 AI 일자리 보고서는 이렇게 말합니다. AI 역량에 대한 수요는 비AI 역량보다 66%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AI 역량"이란 단순히 기술을 다루는 능력이 아닙니다. AI와 대화하며 사고를 설계하는 능력입니다.
핵심 통찰은 이것입니다. 기술은 자동화될 수 있지만, 사고는 자동화될 수 없습니다. AI 시대의 진짜 경쟁력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기법이 아니라, 질문력입니다.
21일의 차이를 만든 것
실제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AI 최강작가 클래스에 같은 주제로 시작한 두 분이 계셨습니다. 둘 다 '직장인을 위한 시간관리'라는 주제를 선택했습니다.
A님은 이렇게 질문했습니다. "직장인 시간관리 방법 10가지 알려줘."
AI는 성실하게 답했습니다. 우선순위 설정, 투두리스트 작성, 아침 루틴 만들기… 인터넷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내용들이었습니다. A님은 그 내용을 그대로 책으로 옮겼습니다.
B님은 달랐습니다. "30대 직장인이 퇴근 후 부업을 준비하면서도 가족과의 시간을 잃지 않으려면,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실제 일과표 예시와 함께, 각 시간대별로 에너지 레벨을 고려한 활동 배치 방법을 알려줘. 그리고 이 방법이 왜 효과적인지 뇌과학적 근거도 포함해 줘."
AI는 훨씬 구체적으로 답했습니다. B님은 그 답을 기반으로 질문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그렇다면 에너지가 낮은 저녁 시간에는?" "가족이 이해하지 못할 때는?" "3개월 후 번아웃이 온다면?"
21일이 지났을 때, 두 분의 전자책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A님의 책은 정보의 나열이었습니다. B님의 책은 독자가 자신의 상황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맞춤형 솔루션이었습니다.
같은 AI를 썼지만, 질문이 달랐습니다. 질문이 달랐기에, 사고의 깊이가 달랐습니다. 사고의 깊이가 달랐기에, 결과물의 가치가 달랐습니다.
저는 이 두 분을 통해 확신했습니다. AI 시대의 진짜 실력은 질문력이라는 것을.
질문력은 이미 산업을 바꾸고 있습니다
링크드인이 발표한 2025년 유망 직업 순위에서 'AI 엔지니어'가 1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직군으로 전환하는 사람들이 기존 풀스택 엔지니어나 데이터 과학자라는 사실입니다. 그들이 가진 것은 코딩 기술만이 아닙니다.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기술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사고력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25년 상반기에 2,000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했습니다. CEO 사티아 나델라는 "일부 프로젝트에서 전체 코드의 30%를 AI가 작성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CTO 케빈 스콧은 "2030년까지 이 수치가 95%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개발자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크리테리아의 CTO는 이렇게 분석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정리해고는 소프트웨어 직종을 없애려는 것이 아니라, AI 우선순위에 맞춰 인력 구조를 재편성하는 신호다."
무엇이 바뀐 걸까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에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를 정의하고, AI와 협업해 구현하는 사람"으로 역할이 전환된 것입니다.
저는 AI와의 대화를 단순한 질문과 답변으로 보지 않습니다. 제 생각을 정리해 주는 파트너, 함께 아이디어를 확장해 나가는 동료라고 느낍니다.
그래서 AI에게 요청할 때에도 목적, 배경, 관점, 톤 등을 먼저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하면 AI는 제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지점까지 함께 찾아옵니다. 저는 이 경험을 통해 AI와의 진짜 협업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 AI 시대에 필요한 사람은 AI에게 명령하는 사람이 아니라, AI와 대화하며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부터 이렇게 해보세요
1. 질문 전에 3초 멈추기 (소요 시간: 3초 | 난이도: ⭐)
AI에게 바로 질문하기 전, 이것을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 "내가 진짜 원하는 건 뭐지?"
- "이 질문으로 내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답은 뭘까?"
예상 효과: 막연한 질문이 구체적 요청으로 바뀌면서, AI 응답의 정확도가 2배 이상 높아집니다.
2. 질문을 3단계로 쪼개기 (소요 시간: 5분 | 난이도: ⭐⭐)
하나의 큰 질문을 3개의 작은 질문으로 나눠보세요.
- 1단계: 배경과 맥락 설명
- 2단계: 구체적 요청
- 3단계: 원하는 결과물의 형태
❌ "마케팅 전략 알려줘"
✅ "나는 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한 온라인 교육 사업을 준비 중이야. 초기 예산 300만 원으로 3개월 안에 100명의 잠재고객을 확보하려면 어떤 마케팅 채널에 집중해야 할까? 각 채널별 예상 비용과 기대 효과를 표로 정리해 줘."
예상 효과: AI가 당신의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합니다.
3. 답을 받고 나서 "왜?"를 한 번 더 묻기 (소요 시간: 2분 | 난이도: ⭐⭐)
AI의 답변을 받았다면, 멈추지 마세요. 한 단계 더 깊이 들어가세요.
- "이 방법이 왜 효과적이지?"
- "이 전략의 근거는 뭐야?"
- "반대 상황에서는 어떻게 되지?"
- "이게 최선이야?"
예상 효과: 표면적 정보에서 벗어나 본질적 이해로 나아가며, 응용 가능한 지식을 얻습니다.
다음주 화요일, 당신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AI는 도구가 아니라 대화의 파트너입니다. 그리고 좋은 대화는 좋은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질문력을 키우는 것은 단순히 AI를 잘 쓰기 위한 스킬이 아닙니다. 당신의 사고 자체를 확장하는 일입니다.
기술은 계속 변할 것입니다. 하지만 질문하는 능력, 본질을 꿰뚫는 사고력은 절대 자동화되지 않습니다.
오늘, 당신은 AI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시겠습니까?
P.S. 지난 5월 제가 가진 AI 철학을 정리해 『에이미에게 말을 걸다』 전자책을 제작했습니다. AI에게 어떻게 말해야 좋은 답이 나오는지, 사고를 어떻게 구조화하면 협업이 쉬워지는지, 제가 직접 경험한 방식들을 담았습니다. 무료로 제공해드리니 필요하신 분들은 자유롭게 활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에이미에게 말을 걸다] 전자책 다운로드 (아래 이미지 클릭 시 다운로드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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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슈작가(이성진)
AI시대를 가르는 것은 질문력이라는 메시지가 마음에 새겨집니다. 저도 이거 해줘. 저거 만들어줘. 에서 내가 이것을 하려고 하는데 필요한 것은 무언지 너의 의견을 말해줘. 라고 대화로 얘기하기 시작하니 더 많은 선택지를 제시해 주는 걸 보면서 놀랍니다. AI시대 AI와 협업하는데 꼭 필요한 질문력에 대한 통찰 감사합니다.
AI최강작가 황성진
홍슈작가님 새로운 세상이 열릴겁니다. 즐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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