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18.20

Story. ⟪자기 앞의 생⟫ 로맹 가리

2023.08.23 | 조회 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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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알렉산드리아

이야기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이야기 보관소 【알렉산드리아】

가끔, 필요할 때가 있다. 

하루의 끝.

시계마저 지친 그 자리에 설 때.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봐도, 

마음 속을 아무리 헤쳐봐도, 찾고 싶은 것을 손에 잡지 못할 때. 

아니, 무엇을 찾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을 때.

 

그럴때.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놓쳐버린.

혹은 잃어버린 이야기를 찾기 위해.

이곳의 문을 연다. 

 

이야기를 찾으러.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찾으러. 이곳에 온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D가 알렉산드리아의 직원이 되고 싶다며 면접을 보러 왔던 날. 우리는 몇 가지 형식적인 질문을 주고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어색한 침묵. 면접이라고는 한 번도 본 적 없던 나는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까 고민이었다. 그래서 공을 D에게 넘기려, 혹시 궁금하거나 물어볼 게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다. 그때 D의 질문은 이것이었다.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어요?"

이런 질문을 기대했던 건 아닌데... 갑작스러워서인지 답을 알지 못해서인지 나는 한참을 머뭇거렸다. 그러자 D가 다시 말했다.

"하밀 할아버지는요. 아, <자기 앞의 생>에 나오는 할아버지 캐릭터에요. 이 할아버지가 이런 질문을 받거든요? 고아 소년 모모에게서 말이에요. 그때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렇단다."

나도 모르게 답했다. D는 내가 그 책을, 그 장면을, 그 대사를 알고 있다는 것이 놀랍지 않다는 듯 말을 이었다.

"맞아요. 그렇게 말하고선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이죠. 제가 진짜 어릴 때, 그 책을 읽었거든요. 근데 진짜 이해가 안가는 거에요. 할아버지는 왜 그렇게 말했을까? 이 할아버지가 말이에요. 진짜 사랑과 애정이 넘치는 분이란 말이죠. 예를 들어서... 어디보자... 맞아요. 그때! 로자 할머니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볼때였나? 아마 그랬을 거에요. 그때 소중한 것을 볼때만 꺼내는 안경을 조심스레 꺼내서 귀한 것을 마주한 듯이 정성스레 그 사진을 본단 말이죠. 그런 사람이 왜 그렇게 답했을까요? 사람은 사랑 없이 살 수 있다고. 왜 그랬을까요? 노망난 것도 아니고."

D는 어쩐 일인지 말을 하면서 얼굴이 달아 올랐다. 말도 빨리지고, 이곳에 없는 누군가에게 화를 내듯. 내가 아닌 이 자리에 없는 누군가와 마주하고 있다는 듯, 소리를 높였다. 그 소리는 마치 울부짖는 것처럼 들렸다. 또, 작은 아이의 울음처럼 들렸다.

"... 죄송해요."

D가 사과했다.

"아니에요. 찾아보면 되죠."

"네?"

"찾아보자고요. 왜 그랬는지. 모든 질문에는 답이 될 이야기가 있다. 알렉산드리아의 신조 랍니다."

그렇게 D는 알렉산드리아의 직원이 되었다.


"어쩐 일로 평일에 다왔어?"

"어쩐 일은 인마. 외로움에 쩔어 있는 친구를 위해 형님이 시간 좀 냈지."

"퍽이나 나때문에 냈겠다."

"티 나냐?"

"어. 드릅게 많이."

"이번 주에 새로운 친구 온다며?"

"그러게 말이다. 내 목표가 뭐냐. 여기에 나혼자... 어떤 이유든 이곳에 오는 아이가 없어서, 그렇게 나혼자만 남는 게 목표 아니냐. 그런데 하루가 멀다하고 오고 가고 그런다.

"어쩌겠어. 믿어 봐야지 뭐. 그나저나 이연이는 어디?"

"그럴 줄 알았다니까. 만날 있는 거기 있으니까. 가봐."

"오늘은 또 뭘 그리고 있어?"

"..."

"아저씨한테 얘기 안해줄거야?"

"그냥. 별거 아니에요."

"어디보자. 화려하게 치장한 왕비랑, 그 옆에는 겁나 예쁜 미소년이 잡혀 있네?"

"됐어요. 아직 완성된 거 아니니까. 보지 마세요."

"그래? 근데 얜 뭘 그리 잘못을 했다고 이렇게 잡혀 있는거야? 사기? 강도?"

"아저씨."

"응?"

"얘가 잡혀 있는 이유는 말이에요. 말이 너무 많아서 그래요. 아저씨처럼."

"어머? 얘봐라. 내가 얼마나 과묵한 사람인데. 오죽했으면 우리 할머니는 너 말 못해서 장가도 못갈거 같다고 했는데?"

"이것봐요. 말 많잖아."

"아니, 이건 말이 많은 게 아니라. 니가... 됐다. 됐어. 넌 애가 한여름에도 녹을 줄 모르니."

"... 전에 들려준 거 있잖아요. 그거에요. 그거."

"전에 들려준 거?"

"셰에라자드."

"아..."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이, 나에겐 당연하지 않을 때. 그럴 때 사람들은 화를 낸다. 나도 그랬다. 누구나 부모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를 돌봐준 사람이 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에겐 나 말고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아들과 딸이 스무 명이나 있고, 그들이 내 형제나 남매가 아님을 알았을 때. 내 손에 든 패가 모조리 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화를 냈다. 불같이.

그런 화를 받아준 것은 꽝 중의 꽝. 보호시설의의 원장 선생님이었다.

"이제 충분해?"

"충분은 무슨."

"너무 그럴 거 없다. 그런 거에 에너지 쏟을 필요 없어."

원장 선생님은 모르는 걸까? 아직 화 낼 기운은 차고 넘친다는 걸?

"조그만 곰인형이 웃네. 밤늦은 가게불이 웃네

끌러버린 가방속처럼, 너절한 옛일을 난 못잊어 하네."

"뭐 하는 거예요?"

"그래 걷자. 발길 닿는데로 빗물에 쓸어버리자 이 마음.

한없이 정처없이 떠돌아 빗물에 떠다니누나 이마음."

"뭐 하는 거냐고요?"

"뭐 인마. 갑자기 떠올라서 중얼 거려봤다. 지는 예고도 없이 승질이나 내면서 나는 왜 안되냐?"

저게 어른이 할말인가... 싶었다.

"그냥 좀 걸어. 비 좀 맞아도 괜찮아. 우산? 그런거 거추장스럽기만 하지 뭐. 생각해봐라. 니가 여기와서 빨래를 하길 하냐, 옷을 개길 하냐. 그냥 비좀 맞고, 걷고, 홀딱 젖으면 세탁기에 던져 놓고, 내가 잘 빨아서 개주면, 그거 다시 입고. 그러면 되는거야.

혹시 아냐. 그렇게 걷다보면 실없이 웃음이 나올지."

"그게 무슨..."

"그러고보니 넌 그런 거 없냐? 갑자기 어제 본 예능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는 거야. 그래서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닌데 피식 웃을 때. 그럴 때 없냐? 한번은 그때 내가 높으신 분들 온다고 했을 때 기억나? 그때 기관 소개해주면서 가고 있는데, 세상에. 갑자기 웃긴 생각이 드는거야. 그래서 어째. 웃어버렸지. 니가 그 앞에 있던 사람들 표정을 봤어야 하는데. 아주 가관이었다니까. 그 표정을 보니까 내가 웃음을 참냐? 못 참지. 그래서 또 웃었어. 근데 신기한 건 뭔지 아냐? 내가 하도 웃으니까 그 사람들도 어이가 없는지 따라 웃더라고. 그렇게 한바탕 시원하게 웃고 나니까 뭐 그 다음은 일사천리. 다 잘 끝났지. 왜 웃는 낯엔 침 못뱉는다고 하잖아.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람 얼굴에 침 뱉는 게 쉬워? 어려워? 어렵지. 그정도 결심이면 진짜 부모의 원수 쯤은 되야 되는 거야. 그런데도 침 뱉을 결심을 했다! 그런데 상대가 내 마음은 알지도 못하고 그냥 웃고만 있네? 그럼 침을 뱉냐 못뱉냐? 못뱉지."

원장 선생님은 말이 많았다.

그래서 잊어버리곤 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을.

"너 지금 내 얘기 안듣고 있지? 그러지말고 좀 들어봐. 여기서부터가 진짜 재밌는 이야기란 말이야."

졌다. 졌어.


누군가에게 당연한 것이, 나에겐 당연하지 않을 때. 그럴 때 사람들은 화를 낸다. 나도 그랬다. 누구나 부모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를 돌봐준 사람이 부모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때, 그에겐 나 말고도 나와 비슷한 처지의 아들과 딸이 스무 명이나 있고, 그들이 내 형제나 남매가 아님을 알았을 때. 내 손에 든 패가 모조리 꽝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화를 냈다. 불같이.

그런 화를 받아준 것은 꽝 중의 꽝. 보호시설의의 원장 선생님이었다.

"이제 충분해?"

"충분은 무슨."

"너무 그럴 거 없다. 그런 거에 에너지 쏟을 필요 없어."

원장 선생님은 모르는 걸까? 아직 화 낼 기운은 차고 넘친다는 걸?

"조그만 곰인형이 웃네. 밤늦은 가게불이 웃네

끌러버린 가방속처럼, 너절한 옛일을 난 못잊어 하네."

"뭐 하는 거예요?"

"그래 걷자. 발길 닿는데로 빗물에 쓸어버리자 이 마음.

한없이 정처없이 떠돌아 빗물에 떠다니누나 이마음."

"뭐 하는 거냐고요?"

"뭐 인마. 갑자기 떠올라서 중얼 거려봤다. 지는 예고도 없이 승질이나 내면서 나는 왜 안되냐?"

저게 어른이 할말인가... 싶었다.

"그냥 좀 걸어. 비 좀 맞아도 괜찮아. 우산? 그런거 거추장스럽기만 하지 뭐. 생각해봐라. 니가 여기와서 빨래를 하길 하냐, 옷을 개길 하냐. 그냥 비좀 맞고, 걷고, 홀딱 젖으면 세탁기에 던져 놓고, 내가 잘 빨아서 개주면, 그거 다시 입고. 그러면 되는거야.

혹시 아냐. 그렇게 걷다보면 실없이 웃음이 나올지."

"그게 무슨..."

"그러고보니 넌 그런 거 없냐? 갑자기 어제 본 예능 장면이 갑자기 떠오르는 거야. 그래서 전혀 그럴 상황이 아닌데 피식 웃을 때. 그럴 때 없냐? 한번은 그때 내가 높으신 분들 온다고 했을 때 기억나? 그때 기관 소개해주면서 가고 있는데, 세상에. 갑자기 웃긴 생각이 드는거야. 그래서 어째. 웃어버렸지. 니가 그 앞에 있던 사람들 표정을 봤어야 하는데. 아주 가관이었다니까. 그 표정을 보니까 내가 웃음을 참냐? 못 참지. 그래서 또 웃었어. 근데 신기한 건 뭔지 아냐? 내가 하도 웃으니까 그 사람들도 어이가 없는지 따라 웃더라고. 그렇게 한바탕 시원하게 웃고 나니까 뭐 그 다음은 일사천리. 다 잘 끝났지. 왜 웃는 낯엔 침 못뱉는다고 하잖아. 말이 나와서 말인데 사람 얼굴에 침 뱉는 게 쉬워? 어려워? 어렵지. 그정도 결심이면 진짜 부모의 원수 쯤은 되야 되는 거야. 그런데도 침 뱉을 결심을 했다! 그런데 상대가 내 마음은 알지도 못하고 그냥 웃고만 있네? 그럼 침을 뱉냐 못뱉냐? 못뱉지."

원장 선생님은 말이 많았다.

그래서 잊어버리곤 했다. 내가 잃어버린 것을.

"너 지금 내 얘기 안듣고 있지? 그러지말고 좀 들어봐. 여기서부터가 진짜 재밌는 이야기란 말이야."

졌다. 졌어.


"그래서, 무슨 이야기를 해줬어요? 남자 셰에라자드씨는?"

"아, 고르기 힘들었죠. 좀 부끄럽기도 하고."

"왜? 누구였는데?"

"이건 진짜 합리적으로 생각한 건데요. 저의 외모나 반항미 가득한 눈빛. 그리고 옷태나 스타일 같은 것을 생각해봤을 때... 그 사람 밖에 없다 싶었죠."

"그러니까... 누구냐고!"

"누구겠어요. 알베르 카뮈. 그 분 밖에 없죠."

"우와, D, 이렇게 재밌는 사람이었어요?"

"이래서 말 안할라고 했어요."

"이연이는 뭐라고 했어요?"

"어휴, 저도 양심이 있지. 어찌 그런 어린 아이에게 이런 쓸데없는 말을 하겠어요. 대신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죠."


 

"소설가 로맹 가리는 아버지가 없었다. 스스로 그렇게 믿었다. 물론 그것은 불가능하다. 그 누구도 아버지 없이 태어날 수는 없으니까. 그 사실이 로맹 가리를 슬프게 했다. 또 화나게 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아버지를 만들었다. 자신과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가 아닌. 자신이 아버지를 선택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것은 세상이라는 순리를 강조하는 곳.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는 가혹하고 불합리적인 그 세상에 펀치를 날리는 것이었다. 로맹 가리는 생각했다. 나의 아버지가 될 남자. 세상 어디에 그런 남자가 있을까. 고민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이반 모주힌이었다. 러시아의 유명 무성 배우였던 이반은 실제로 자신과 너무나 닮아 보였다. 물론 얼굴만으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어머니로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배우라는 정보만을 들은 로맹가리. 그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의 아버지라면, 그가 배우라면. 세상에서 까지는 아니더라도, 러시아에서 최고인 그런 배우여야 했다. 그정도도 안된다면 자신의 아버지가 될 자격이 없다. 로맹 가리는 생각했다. 그래서 주변의 누구를 만날 때도, 학교의 인적 사항을 기록할 때도, 이반 모주힌을 자신의 아버지로 기록했다."

"이 이야기를 해주면서 이연이에게 말했어요. 나도, 너도. 로맹 가리도. 아버지를 선택할 권리. 사실 없어도 그만인 그 권리를 받은 사람들이야. 지금 생각으로는 그딴 거 필요없어! 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그랬어. 그것마저 내던져 버리면 내게 뭐가 남지? 그런 생각을 하니까 오기로라도 잡고 싶더라.

아마 그때부터였을거야. 미친듯이 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찾아 헤맨건. 그렇잖아. 기왕에 정하는 아버지라면 사전조사를 제대로 하자 생각했지. 어설프게 골랐다가 더 좋은 사람을 알게 되면 후회할 게 뻔하니까. 조금만 기다렸다 저 사람을 아버지로 할 걸! 이러면서 말이야."

"그래서 마음에 드는 사람은 찾았어요?"

"찾았지. 아니, 너무 많았지. 다아시나 조르바, 애티커스 핀치도 좋고, 허생! 허생도 나쁘지 않지. 김선달까진... 좀 그렇다. 그치? 아 그 사람! 그 사람! <더 로드>에 나오는 아버지도 괜찮았어. 또 누가 괜찮았냐면, 어느 소설의 조연 A, 스치듯 지나가는 장면이 다인 주인공 친구 B, 별반 매력도 없고 대사도 없던 도엔 가게 주인 C... 다 좋더라.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인데. 아버지가 되기엔 충분하더라. 가족을 버리는 사람만 아니면..."

"그럼 결국 못 골랐겠네요."

"아니, 골랐어."

"누구로요?"

"그건 비밀."

"뭐야, 재미없게."

"그래? 그럼 이렇게 하자. 너도 이야기 많이 읽고, 보고, 듣고! 그래서 많은 사람 만난 뒤에 아버지랑 어머니. 한 명씩 고르는거야. 네가 고르고 나면 우리 같이 교환하는 걸로. 오케이?"

"아~ 복잡해... 그냥 말해주면 안돼요?

"아~ 낭만 없어. 무슨 애가 이렇게 부장님 마인드야. 서로 딱! 교환하면서 왜 골랐는지 이야기도 나누고, 그 과정에서 힘겨운 서로의 과거 나무녀서 눈물도 좀 짓고, 응? 얼마나 낭만적이야? 안 그래?"

"낭만은 무슨."

"약속한 거다?"

"약속은 무슨. 새끼 손가락이라도 걸자고 하겠네요?"

"어떻게 알았어? 자, 약속!"

"아유! 알았어요! 알았으니까 귀찮게 좀 하지마요."

"아유! 나도 바쁜 사람이네요. 귀찮게 할 생각 1도 없네요."


 

"그래서 이연이라는 친구는 부모님을 골랐대요?"

"아직은 아닌 것 겉아요. 골랐다면 아마도 이곳에 왔을거예요."

"여기? 알렉산드리아?"

"네. 여기 주소를 알려줬거든요. 찾으면 찾은대로 이야기 나누기 좋은 곳이고, 못찾으면 여기서 찾으면 되니까 또 좋고. Y는 손님 하나 늘어서 좋고. 모두가 해피해피. 맞죠?"

"뭐 진짜 찾았으면 좋겠네요."

"맞아요."

"D처럼."

"네?"

"아니, 아무것도."

.

.

.

.

.

.

 

언젠가 엄마가 해준 이야기가 있다. 알렉산드리아를 찾아온 한 꼬마 손님의 이야기. 되도 않는 분을 두 눈에 가득 채운 채 알렉산드리아를 찾아온 꼬마 손님. 그 아이는 가게의 문을 열자마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가 누구에요?"

뭐 그런 이상한 질문이 다있냐며 엄마는 어떻게 대답해줬냐고 물었다. 그러자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자? 너 아직 카뮈를 모르는 거니?"

그러면서 카뮈의 유명한 사진이 담긴 소설집 하나를 꺼내주었다고 한다. 꼬마는 마음에 들어 했냐고 물으니 그는 이렇게 답했다고 했다.

"아이씨... 드릅게 멋있네..."

"그렇게 의뢰 끝?"

"그렇게 의뢰 끝. 어째 카뮈처럼 잘 크고 있으려나 모르겠네. 어머어머. 걔 나중에 아이돌 같은 거 되는 거 아니야? 문학 좋아하는 아이돌이 되는거지. 그래서 <뉴요커>나 <파리리뷰>같은 잡ㅈ이ㅔ서 인터뷰하는 거야. 분명 좋아하는 작가 누구냐 이런 질문 나올테고, 그러면 걔는 카뮈라고 대답하겠지. 기자는 바로 되물을거야. 왜 카뮈를 좋아하냐고. 그러면 아이가 말하는 거지. 한국 어딘가에 알렉산드리아라는 특별한 유실물 보관소가 있다고. 거긴 잃어버린 이야기를 찾아주는 곳인데 거기서 한 아리따운 여성께서. 제가 찾아준 이야기. 아니, 아버지가 알베르 카뮈였다고. 크으~! 얼마나 좋냐."

엄마는 늘 말이 많았다.

어찌나 다행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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