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풍선과 바구니 1부

Story.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2023.07.14 | 조회 2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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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알렉산드리아

이야기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이야기 보관소 【알렉산드리아】

가끔, 필요할 때가 있다. 

하루의 끝.

시계마저 지친 그 자리에 설 때.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봐도, 

마음 속을 아무리 헤쳐봐도, 찾고 싶은 것을 손에 잡지 못할 때. 

아니, 무엇을 찾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을 때.

 

그럴때.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놓쳐버린.

혹은 잃어버린 이야기를 찾기 위해.

이곳의 문을 연다. 

 

이야기를 찾으러.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찾으러. 이곳에 온다.


 "안녕하세요~ 여기가 알렉산드리아... 맞나요~?"

 "네, 어서 오세요. 잃어버린 이야기를 찾아드리는 유실물 보관소... 어?"

 갑자기 말문이 막힐 때가 있다. 너무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을 때. 그 친구가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나를 바라볼 때. 그럴 때, 나는 말문이 막히곤 한다.

 "너... 해경이... 맞지?"

 "왜 아니겠어!? 당연히 해경이지!."

 나의 친구 역사 중, 아마도 첫 장을 장식할 만한 친구. 그리고 꽤 뒷장까지 그 이름이 적혀 있을 친구. 해경이는 그런 친구였다. 중학교 1학년 2학기. 부모님과 함께 이곳으로 전학을 온 나는 우연히도 같은 날 전학해 온 해경이와 낯선 반 아이들 앞에 섰다. 자기소개를 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쭈뼛쭈뼛. 나는 쉽게 입을 떼지 못했다. 기대 섞인 아이들의 표정이 점차 지루함으로 넘어갈 때쯤. 내 뒤에 선 해경이가 나섰다.

 "안녕! 오늘부터 같은 반 돼서 반가워. 다 같이 친하게 지내자~ 오케이!?"

 좌중을 압도한다. 그때 이 표현을 알았더라면 머릿속에 그 말로 가득했을 것이다. 해경이는 이미 3년 전쯤 전학해 온 아이처럼 아이들과 잘 어울렸다. 나와 달리 말이다.

 "여기 너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 좋은 의미로!"

 좋은 의미로 맞다. 중학생 때 나는 도서부였다. 그래서 특별활동 시간이나 방과 후에는 주로 학교 도서관에 있었는데. 도서관에서 놀만한 거라고 해봐야 책을 읽거나 DVD로 영화를 보는 게 전부였다. 둘 다 혼자 하기 좋은 그런 일이었다. 나와 정반대 성격인 해경이는 연극부였고, 그 외에도 숱한 스포츠 부서를 섭렵할 정도로 활동적인 아이였다. 그래서였을까? 해경을 도서관에서 보았을 때, 나는 말문이 막혔었다.

 "어...? 해경이?"

 "뭐지 그 표정? 나도 책 좋아해. 그림 많은 거는. 네가 몇 개 골라줄래? 너무 더워서 운동장에서 놀기도 싫고. 여기서 시~원하게 책이나 보게."

 그렇게 해경이와 친해졌다. 그가 먼저 손을 내밀어 준 덕에. 나를 억지로 끌고 가지 않고 그가 내 곁에 와준 덕에. 우리는 친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해경이는 생각보다 집중력이 좋았다. 그래서 골라주는 책을 군말 없이 읽었고, 때로는 내가 제대로 보지 못한 부분까지 말해줄 정도였다.

 "여기 그때 거기 같지? 우리 자주 놀던 도서관. 거기 아니었음, 우린 친해질 일도 없었을 거야? 그치?"

 "그래? 난 거기 가기 전부터 너랑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왜?"

 "전학 동기! 그런 인연이 어디 쉽나."

 "그건 그치. 그래도 도서관에서 제일 자주 놀았잖아. 어쩔 뻔했어. 그날 날이 덥지 않았고, 그래서 운동장에서 놀기 너무 좋았고, 또 그래서 네가 도서관에 오지 않았다면. 어쩔 뻔했어. 말한 적은 없지만 속으로 그런 생각 많이 했었어."

 "날이 덥지 않았어도, 운동장에서 놀기 너무 좋았어도. 도서관 갔을 건데?"

 "그래? 아, 진짜 책 보러 온 거였구나?"

 해경이는 이걸 말해도 되나 싶은 표정으로 날 빤히 바라봤다. 그리고 전학해 온 첫날처럼.

 "나? 너 보러 간 건데?"

 좌중을 압도했다.

 


 

 "그나저나 어떻게 지냈어? 다시 이 동네로 이사 온 거야?"

 "우여곡절이 많았지. 암... 암... 그렇고말고."

 "무슨 일이 있었는데?"

 "뭐 그런 것들 있잖아. 졸업이라든지 취업이라든지 회식이라든지."

 회식이 저 카테고리에 들어가도 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그리고, 이런 일 같은 거?"

 해경이는 가방에서 작은 봉투 하나를 꺼냈다. 그리고 그 안에는 무려...

 "니 친구 해경이가 결혼하게 되었지요~"

 오늘 하루 동안 얼마나 더 놀라게 될까? 오랜만에 과거의 절친을 직장에서 만난 것도 놀라운데, 그 녀석이 전하는 첫 소식이 결혼이라니...

 "꺅! 축하해!! 해경아!!"

 "더 더 크게 축하해 줘라! 아직 부족한 축하에 목이 마르는구나!"

 "안녕... 하세요?"

 "신랑은 누구야?"

 "너도 아는 사람이야."

 "나도 안다고? 설마... 재민이? 아냐 아냐. 그럴 리가 없지. 윤석이?"

 "어우야... 날 뭐로 보고!"

 "맞다 맞다. 걘 아니지. 지금 생각해도 걘 진짜 엉망이었어? 그치?

 "그렇다니까."

 "저기... 거긴 제 자린데요…?"

 해경이와 한참 수다를 떨다 보니 D가 온 줄도 몰랐다. D는 여자들의 수다에 적응하지 못한 표정으로 어리둥절해하고 있었다. 저런 표정도 지을 줄 알았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 D! 인사하세요. 여기는 내 친구 해경이. 결혼 날짜 잡았으니까 괜히 생각하지 말아요."

 "아…. 아니, 제가 무슨 괜한 생각을 했다고 그러세요."

 "어? 저의 자태를 보고도 괜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거예요?"

 "아뇨 아뇨... 충분히 멋지신데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의뢰하러 오신 건 아니시죠?"

 "아, 의뢰는 무슨요. 청첩장 주러 온 거예요. 나도 진짜 오랜만에 봐서 너무 놀라서 초흥분 상태!"

 나답지 않은 높은 텐션으로 말을 쏟던 중, 해경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나 의뢰하러 왔는데?"

 똑같았다. 그 언젠가 도서관에서 저 아이를 마주쳤을 때. 그때처럼 예상 밖의 일이 벌어졌다. 해경이가 내 도움이 필요하다니.

 


 전학해 온 그날부터, 중학교 내내. 그리고 고등학교까지. 해경이와는 언제나 함께였다. 집이 가깝기도 했었고, 잠이 많은 나와 달리 언제나 체력만 땅인 해경이는 매일 아침 우리 집에 와서 나를 업다시피 깨워 학교로 향했다. 자기 일을 덜어줘서인지 엄마는 해경을 몹시도 사랑했다. 뭐, 지금 생각하면 두 사람이 목소리가 이상하리만치 비슷해서 좋아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몇 번이나 해경이의 우리 엄마 성대모사에 당했는지 모른다.

 "그만 좀 자! 하다 하다 지각으로 학교 기록 세울 셈이야?"

 놀라서 일어나보면 눈앞엔 씩 웃고 있는 해경이가 있었다. 그런 해경이 덕에 나는 엄마의 걱정과 달리 지각으로 신기록을 세우지 않은 채, 졸업을 할 수 있었다. 그것 말고도 그녀에게 도움을 받은 것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전학해 온 첫날도 그랬고... 그래그래. 운동회 날. 그날도 마찬가지였다.

 "이거 이거, 우리 반 깨지겠네? 영웅의 등장을 최대한 늦춰보려 했건만! 안 되겠다. 가자!"

 운동회의 마지막 날, 구식 학교였던지라 우리 학교 운동회는 전 학년이 모여 대결했다. 청기와 백기 아래서 말이다. 해경이는 커다란 점수판을 가만히 지켜보다 우리 팀이 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자마자 다음 경기에 뛰어들려 했다. 종목은 이인삼각. 달리기 실력은 물론이고 박자감도 없었던 나에게는 최악의 게임이었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해경이는 묻지도 않고 내 발과 자기 발을 서로 묶기 시작했다.

 "야? 뭐 하는 거야? 나 이거 진짜 못해."

 "알아."

 "아는데 왜 나랑 뛰려고 해. 저기 주원이랑 하면 안 돼?"

 "안~ 돼!"

 "왜...?"

 "너랑 뛰고 싶으니까."

이번에도 항복. 나는 그렇게 얼결에 해경이와 달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운동신경이 좋은 해경이라도 내 실력이 커버될리 없었다. 없다고 믿었다. 없어야 했다. 그래야만 했는데... 이상하게... 나는 너무나 잘 뛰고 있었다.

 "하나, 둘, 하나둘, 왼발! 왼발! 그렇지!"

 해경이에 구령 때문인지, 나의 엉망진창 리듬까지 맞출 수 있는 그녀의 운동신경 때문이었는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거의 날고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속도였다. 그래서 무서웠다. 지금 발을 잘못 딛기라도 한다면 무릎이 깨지는 건 문제도 아니었다. 그런 부정적인 생각이 들자, 리듬은 더 엉망이 되었다. 그때 해경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겁먹지 마. 우린 더 높이 뛸 수 있어."

 해경이의 그 말은 무슨 진리처럼 들렸고, 머릿속 걱정들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우리는 더 높이 뛰어 결승점을 1등으로 통과했다.

 "헉... 헉... 가만있어봐. 더 빨리가 맞나? 그치?"

 "헉…. 뭐라고?"

 "아냐 아냐. 그나저나 어때? 이기니까 기분 좋지?"

 좋았다. 그런 기분은 처음이었다.

 


 

"여기 이렇게 쓰면 되는 건가..."

 "맞아요. 대강서도 제가 잘 옮겨드리니까요. 걱정하지 말고 편히 쓰세요."

"어디보자..."

 해경이는 이야기의 자리에 앉아 잃어버린 이야기를 남기기 시작했다. 과연 해경이가 찾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해경이가 소란스레 가게를 나선 후, D는 의뢰신청서를 받아쓰기 시작했다.

- 이름 : 이해경

- 기분 : 갈팡질팡이랄까?

- 잃어버린 것 :

 나 웬만하면 이런 거 부끄러워하거나 그러는 성격 아닌 거 알지? 그런데 지금은 좀 민망하네? 사실 청첩장 주려고 여기 오는 내내 좀 떨리고 그랬어. 이럴 줄 알았으면 멀리서 살아도 자주 연락이라도 할걸... 그런 생각도 들고. 근데 이건 네 잘못도 커. 내가 안 하면 너라도 하면 되잖아! 안 그래? 만날 내가 먼저 다가가고 그래야 해?

 말이 나와서 말인데 넌 학교 다닐 때도 그랬잖아. 말 걸어달라는 눈빛은 잔뜩이면서 절대 먼저 입은 안 떼고. 난 같은 날 전학와서 너랑 더 빨리 친해지고 싶었는데 말이야. 나라고 뭐 어색하지 않아서 모르는 애들 앞에서 그렇게 설치고 다녔게? 야, 나 알고 보면 E 아니야. I야 I. 네가 너무 극강의 I여서 상대적으로 내가 더 나섰던 거지. 안그랬어봐라. 둘 다 뻘쭘하게 있었으면 애들이 뭐라 그랬겠냐? 이번 전학생들은 재미없다고 생각했을 거 아냐. 그래서 이 언니가 고군분투 해준 거야.

 내가 왜 이런 말까지 쓰고 있나 모르겠네. 나 진짜 민망한가 보다.

 아무튼 나 필요한 이야기가 있어. 엄청 두렵고 무섭거든 지금. 결혼 때문에.

 결혼하려는 사람. 좋은 사람이야. 너처럼. 그래서 내가 먼저 손 내밀었고, 절대 안 놓아줬어. 나 아무에게나 그러는 사람 아니다. 왜 그때 운동회 때 너랑 뛰었던 거 기억나지? 너만 짝이 없어서 고른 게 아니야. 너랑 제일 뛰고 싶어서 손 내민 거야. 아니지, 그때는 발을 내밀었네?

 근데 사실 그때도 걱정 많이 했어. 얘가 싫어하면 어쩌나. 괜히 같이하자고 했다가 넘어져서 다치게 하면 어쩌나. 생각보다 못 뛰어서 꼴찌를 하면 또 어쩌나. 괜히 같이해서 상처 주는 건 아닌가. 재미없진 않을까. 귀찮아하진 않을까. 안 하느니만 못하게 되는 건 아닐까. 걱정했어. 그렇잖아. 아무리 친해도 상대의 마음을 오롯이 아는 건 어려우니까.

 근데 나 지금. 그때 했던 걱정을 똑같이 하는 거 있지. 내가 하자고 하긴 했는데... 잘할 수 있을지. 지금도 좋은데 괜히 결혼해서 그 좋은 관계를 깨버리는 건 아닐지. 내가 결혼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1 더하기 1은 2인지 마이너스 1인지. 걱정돼.

 아니 뭐, 지금 걱정해 봐야 달라질 건 없고, 여기서 스톱! 할 생각도 없어.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무서운 생각들이 몰려올 때가 있잖아. 전학 첫날처럼. 지금 좀 그런 기분이야. 그래서 여기 온 거야. 너라면 골라줄 수 있을 거 같아서. 지금 내 불안을 위로해 줄 이야기를 꺼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학교 다니는 내내 그랬던 것처럼 말이야.

 그리고! 이번엔 부탁 하나만 더 할게. 내가 네 덕에 책은 많이 봤지만, 글재주는 없잖아. 그래서 아직 성혼선언문을 못 썼지, 뭐야. 이야기 찾아주는 김에 그것도 네가 써줘. 그리고 그날. 내가 또 다른 이인삼각을 시작하는 날. 네가 그걸 읽어주면 좋겠어. 그러면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전학 첫날도.

 


 

"Y 큰일 났네요."

"아... 진짜... 어떡하지?"

"어쩌긴 뭘 어째요. 의뢰받았으니 해결해 줘야죠."

"아니, 우리가 뭐 심부름센터도 아니고. 부탁하는 걸 다 들어줄 필요는 없잖아?"

"그건 그렇죠. 그럼 하지 말아요."

"아니, 우리가 뭐 그렇게 매정한 사람도 아니고, 저리 간곡히 부탁하는 걸 어떻게 거절해?"

"그것도 그렇네요. 그럼 어서 하세요. 가방 쌀까요?"

"아니이... D... 나 이런 거 진짜 못하는데... 어떡해. 진짜."

"옛날엔 어떻게 했는데요?"

"옛날?"

"네. 하기 어려운 일을 마주했을 때. 어떻게 했어요. Y는?"

"그거야 뭐... 그냥 머뭇머뭇하고 있으면... 와줬지."

"누가요?"

"... 엄마랑 해경이."

"그런데 지금 엄마는 없고, 해경 씨는 의뢰를 한 상태고, Y는 머뭇머뭇하고 있고, 누군가는 와줘야 하고. 별수 없네."

"응?"

"이번엔 제가, 도와드리는 걸로 하죠. 같이 가줄게요. 이야기 찾는 거."

D가 내민 손을 잡았다.

"진짜 도와주는 거죠? 무르는 거 없어요?"

"그럼요. 제 입 보이죠?"

"네. 입이 왜?"

"한 개 맞죠?"

"맞지. 당연히."

"그러니 두말 안 합니다. 어서 짐 챙겨요."

D의 너스레에 가볍게 미소가 올랐다. 그 입꼬리의 높이만큼 용기도 생기는 것 같았다.

"그럼 D. 우리 같이 가요."

"좋아요!"

"열기구 타러."

"... 네? 지금 무슨...?"

"거기에 있어요. 이야기가."

"근데 Y. 제가 지독한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쉿! 우라 D 입이 한 개네?"

"아... 아쉽게도 그렇네요... 두 말 못하게..."

"어서 가요. 저기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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