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텅 빈 주머니

Story.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류

2023.08.09 | 조회 2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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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보관소 알렉산드리아

이야기가 필요한 이들을 위한 이야기 보관소 【알렉산드리아】

가끔, 필요할 때가 있다. 

하루의 끝.

시계마저 지친 그 자리에 설 때.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봐도, 

마음 속을 아무리 헤쳐봐도, 찾고 싶은 것을 손에 잡지 못할 때. 

아니, 무엇을 찾고 있는지조차 잊어버렸을 때.

 

그럴때. 

사람들은 이곳을 찾는다. 

놓쳐버린.

혹은 잃어버린 이야기를 찾기 위해.

이곳의 문을 연다. 

 

이야기를 찾으러. 

별것 아니지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찾으러. 이곳에 온다.



 "... 애 쓴다고 뭐가 달라져요?" 

 "애라도 쓰니까 이정도 성적 유지하는 거야. 알잖아."

 "에이, 그래봤자 뭐해요. 딱히 천재도 아니고. 아빠가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렇잖아요. 우리 엄마 아빠 지금 학원비도 빡세대요. 그거 알아요? 이번 방학에 특강도 하나 못듣는다니까요?" 

 "특강은 무슨. 그냥 하던 거나 해." 

 "그걸론 어림도없는거 알면서... 선생님도 알잖아요. 내 머리가 얼마나 장식품인지? 그 안에 억지로라도 집어넣으려면 더 해야 하는데..."

 "그렇게 불안하면 인강이라도 들어." 

 "에이~ 아시면서. 제 집중력..."

 "알지... 알아. 그냥 학교 공부나 잘 따라와. 선생님이 연습할만한 거 챙겨줄테니까."

 "에휴... 몰라요." 

 "그나저나 갑자기 웬 신세타령이야."

 "아니, 갑자기가 아니라. 그렇잖아요. 누구는 머리 좋게 태어나고, 누구는 춤 잘추게 태어나고, 누구는 그저 잘생겼고, 누구는 집이 부자고. 다다다다 불공평해. 인생역전 그런 건 없나봐요. 

 "아냐, 있어. 바보야." 

 "선생님도 뭐 노력, 성실, 이런 거 말하려고 그러죠?"

 "그러면 인마. 선생님이 그런 거 말하라고 선생님이지. 인생 다 정해져 있으니까 포기하고 사세요~ 이러라고 있는 줄 알아?"

 "차라리 그게 더 힘날 거 같아요."

 "웃기고 있네."

 "어? 선생님이 제자한테 웃기고 있다뇨."

 "웃겨서 그래 웃겨서. 어린 것이 벌써부터 운명이 어쩌고, 타고난 게 어쩌고. 볼만하다 야."

 "선생님은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요? 

 "무슨 생각?"

 "운명 같은 거요. 다 정해져 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어쩐 일인지 여름방학이 되면 알렉산드리아를 찾는 손님이 줄곤했다. 이번주는아직 개시도 못한 상태였는데, 이쯤되면 슬슬 초조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내색은 안하지만. 문제는 D다. 생각난건 곧장 말해야 하는 D.

 "우린 틀렸어요." 

 "뭐가요?" 

 "이것 봐봐. 일주일 동안 손님 하나 안오잖아요. 어떻게 이래? 누가 현관에 우리 휴가 중이라고 붙여 둔 거 아니에요?"

 "설마."

 "그러면 어떻게 이러냐고요. 나 막 월급 밀리고, 눈물의 감봉과 고통분담하고 그런거 아니죠? 저 아주 차가운 사람이에요. 피도 눈물도 없어."  

 "참내. 오늘따라 과장이 심하네." 

 "걱정되니까 그러죠." 

 "걱정하지마 D."

 "왜요? 예약 손님이라도 있어요?"

 "D. 우리가 식당도 아니고, 예약은 무슨."

 "그럼 믿는 구석이 뭐에요?"

 "맡겨둬. 운에." 

 "겨우 운에... 맡기자고요?"

 "우린 아직 망할 운명이 아니에요." 

 "이제보니 Y, 완전 운명론자네요?"

 맞다. 어릴때부터 난 운명론자였다. 그렇게 된 것 역시 운명적이었다.


 어린 시절의 어느 날이었다. 그날은 엄마와 감자를 캐고 있었다. 언제 심어놨는지 집 근처 작은 밭에는 먹을만한 채소가 잔뜩이었다. 나는 제일 재밌는 부분. 이를테면 감자의 잎을 꽉 잡고 영차! 하며 뽑는 순간을 즐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엄마가 내게 귀찮은 일을 맡긴 것은 아닌가 싶지만... 그때는 그게 재밌었다. 감자는 거짓말 안하고 머리만한 크기도 있었고, 새끼손가락만큼 자라지 못한 것도 있었다.

 "엄마, 왜 이렇게 크기가 차이가 나는거야?"

 엄마는 내가 뽑은 감자를 정리해 자루에 넣으며 말했다. 

 "그냥 그거지 뭐."

 "그거 뭐?"

 "운- 명. 이지."

 엄마의 말에 나는 괜히 심술이 났다. 

 밭에서 캔 채소는 그날 저녁 메뉴였다. 당근을 캐면 카레, 감자를 캐면 닭볶음탕이 식탁에 올랐다. 

 "잘 먹겠습니다."

 "오냐."

 한참 저녁을 먹던 중, 나는 오늘 캔 새끼손가락 보다 작은 감자를 발견했다.

 "어? 찾았다." 

 "그거 말고 큰 거 먹어." 

 "이게 좋아."

 "왜?"

 "운- 명. 이지."

 나는 작은 감자를 대신해 복수라하도 한 듯 의기양양하게 감자를 먹었다. 맛있었다. 큰 감자처럼. 아니, 큰 감자보다 훨씬 더.

 "딸. 너 닮은 쬐그만 감자보고 운명이라고 말해서 삐졌던 거야?"

 "그런건 아니고. 그냥. 그렇잖아. 남들보다 작게 태어난 것도 서러운데." 

 엄마는 큰 감자를 작게 쪼개 내 밥그릇 위에 놓아주었다.

 "딸한테 내가 카르마랑 다르마 이야기 해줬나?" 

 "카르마? 아니. 처음 들어." 

 "그럼, 어디 들려줘볼까?"

 "그러든가." 

 "하여간 성격 하고는."


 "카르마랑 다르마? 그게 뭐에요?"

 D가 물었다.

 "궁금해요?" 

 괜히 장난을 쳤다.

 "아니. 전혀요. 청소나 하고 올게요."

 이런 장난에 질 D가 아니었다.

 "아이, 좋아요. 해줄게. 해줄게." 

 말을 안하면 못배기는 운명은 나도 D 못지 않다. 

 "오케이. 빨리 해봐요."

 "인도에는 신이 참 많죠. 그래서일까? 그곳 사람들은 인간의 운명 같은건 신의 뜻에 따라 이미 정해져 있다고 믿었어요. 그걸 카르마라고 하죠. 그런데 이렇게 믿고 나니까 문제가 생긴거에요." 

 "무슨 문제요?"

 "딱히 의욕이 생기지 않았던 거지. 재미도 없고. 이러나 저러나 운명은 이미 다 쓰여 있는데. 고생고생해봤자 나아지는 것도 없고 그러니까. 사람들은 그저 주저앉기에 바빴다고 해요. 그런데 이때, 새로운 개념이 등장했어요."

 "그게, 다르마?"

 "맞아요. 다르마. 카르마가 정해진 운명이라면, 다르마는 그 안에서의 자유 의지 같은 걸 말해요. 말하자면 운명에 따르되, 따르는 방법은 자기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좀 어렵네요?"

 "그러니까 이런거지. D가 알렉산드리아에서 일을하게 된 건 운명. 카르마에요. 그런데 일을 하는 동안 어떻게 그 시간을 보낼지. 성실하고 헌신적이고, Y에 충성하며 그 시간을 보낼지, 아니면 빈둥빈둥 게으르게 시간만 때우고 갈지. 그걸 정하는건 D자신이라는 거예요.

 "그게 다르마라는 거죠?"

 "오, 이해가 빠르네요?" 

 "엄마는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새끼 손가락만하게 태어난 감자든, 주먹만하게 태어난 감자든, 그 운명을 거스를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운명을 얼마나 알차게 채울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 너도 그렇다라고 엄마는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 아마도." 

 이렇게 D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알렉산드리아에 운명처럼, 손님이 찾아왔다. 


오랜만에 알렉산드리아를 찾은 의뢰인은 선생님이었다. 방학이 되어서 평일이지만 올 수 있었다고, 왠지 모르게 수줍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천천히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이번에도 뭔가 부끄럽다는 듯, 조심스레 물었다.

"저... 찾으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언제나처럼 상냥한 D의 응대.

"그럼요. 어서 말해보세요. 저희가 못찾는 이야기 같은 거. 그런건 세상에 없답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그걸 우리는 '운명'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손님이 겁먹고 나가기 전에 D를 제지했다.

"농담이에요... 그나저나 찾는 이야기가 뭔데요?"

손님은 자신이 필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학생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찾고 있었다. 운명이란거. 그것에 지친 한 학생을 위한 이야기를.


- 이름 : 안연희

- 기분 : 답답

- 잃어버린 것 :

사실 제가 잃어버린 건 아니고요. 저희 반 학생이 필요한 이야기를 찾으려고 왔어요. 그 아이는... 그래요. 솔직히 말할게요.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에요. 아무리 재능보다 노력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재능 자체가 아예 필요 없진 않거든요. 부족한 재능을 노력으로 메우는 게 관건이죠. 그런데 이 아이가 최근에 그런 걸 느꼈나봐요. 자신이 가진 것의 한계에 관한 그런 걸....

아이는 자신이 다른 공부 잘하는 친구들보다 재능도 없고, 그걸 채워줄 부모님의 재력도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생각하면 안된다,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 재능 같은건 종이 한 장 정도 차이다. 돈으로 채우는 실력은 진짜 네 것이 아니다. 뭐 이렇게... 선생님으로서 해주어야 할 말을 해주었죠. 하지만 알잖아요. 그런 바른 말은 잔뜩 기울어진 그 나이때는 비뚤게만 들린다는 걸.

그렇다고 때되면 다 알게 되니까, 일단 노력붜 해봐. 라고 말할수도 없고... 그래서 찾아보고 있어요. 그 아이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찾아주실 수 있을까요?


손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따라 파울로 코엘류를, 그가 쓴 운명에 관한 책 <연금술사>를, 그속의 주인공이 선택의 갈림길에 섰던 그곳.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를 찾았다. 이곳은 덥고 습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그 안에 섞인 모래 냄새가 걸음을 재촉하게 만드는 곳이었다. 그리고 이곳에 한 명의 양치기 산티아고가 있었다. 어린 양치기는 어느 날, 꿈을 꾼다. 피라미드 아래서 엄청난 보물을 발견하는 꿈을. 보통의 양치기라면 그런 꿈 따위 허황되다 믿었을 것이다. 그리고 곧장 까먹어버렸을 것이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양치기 산티아고는 그 꿈이 잊히지 않았다. 마치 그 길이 운명이라도 된 것처럼. 결국엔 따르게 될 것이라는 것처럼.

산티아고는 확신이 필요했다. 그래서 점성술사를 만나 꿈의 해석을 부탁하고, 살렘의 왕이라 불리는 자의 신통한 능력에 자신의 꿈. 그것이 자신의 운명임을 확신한다. 그래서 그는 가진 양을 모두 팔고, 그 돈으로 피라미드를 향한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일까? 산티아고는 아프리카 대륙에 도착한 첫 날, 가진 돈을 모두 도둑맞고 만다. 분명 점성술사도, 살렘의 왕도 꿈에서처럼 피라미드 밑에서 보물을 발견한다고 했는데. 대체 어찌된 일일까? 산티아고는 자신의 경솔함에 스스로를 질책했다. 그런데 그때, 살렘의 왕이 그에게 해준 말이 떠올랐다.

"마크툽."

살렘의 왕은 그 말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미 쓰여져 있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네가 피라미드를 향해 가게 되는 것처럼."

살렘의 왕이 해준 말이 사실이라면. 마크툽이라는 거짓말같은 단어가 세상에 진짜 있는 단어라면. 산티아고는 그곳으로 향해야 했다. 물론 그곳에서 보물을 찾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것은 부차적인 일이었다. 또 행운 혹은 신의 영역에 있는 그런 것이었다. 그러니 인간인 산티아고가 할 수 있는 일은 묵묵히 피라미드로 향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그것을 인간의 무기력함이라 말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순례라 말한다. 재밌는 것은 무기력이라 생각한 이도, 순례라 생각한 이도, 최종 도착지는 같다는 것이다. 누군가 미리 써두기라도 했다는 듯이 말이다.

하지만 다른 점은 분명히 있다. 정해진 운명에 권태를 느끼고 지레 포기를 해버린 이는 도축장에 끌려가는 소의 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길을 내내 슬픔으로 채웠다. 반면, 순례라 믿은 이는 한 걸음 한 걸음을 성실하게 채웠다. 그 성실함은 가는 길에 놓인 열매에 감사할 줄 아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불어오는 바람과 발 쉬어갈 나무그늘에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다.

산티아고는 후자가 되기로 했다. 정해진 운명에 순응하되, 그곳으로 가는 길을 오롯이 자신의 것으로 채우기로 했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피라미드에 도착할 거라고. 그곳에 설령 보물이 없다하더라도 꿈에서처럼 피라미드에는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결심과 함께 산티아고는 움직였다. 그는 여비를 마련하기위해 크리스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사막을 건너는 상단에 합류하고, 연금술사를 만나고, 부족의 전쟁에 참여하고, 스스로 연금술사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피라미드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보물을 찾았을까? 산티아고에게 있어 그것은 이제 부차적인 일이었다.


"그래서, 거기 보물이 있었어요?"

의뢰인이 물었다.

"아니, 피라미드 아래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럼 꿈이 거짓말이었던 거예요?"

"산티아고의 생이 거기서 끝났다면 그랬겠죠. 하지만 산티아고는 살아있었고, 사막의 모랫바람이 얼마나 거친지 느낄 수 있었고, 피라미드가 얼마나 거대한지 볼 수 있는 눈도 여전했어요. 그러니 할 수 있었죠. 운명에 적혀 있는 보물을 찾기 위한 또 한 번의 여정을 말이에요. 다 들려드리진 못했지만 <연금술사>에는 남은 이야기가 조금 더 있어요. 그 이야기 속에서 산티아고는 또 한 번 걸어요. 운명이 자신을 속였다느니, 가혹하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 않았죠. 해봤자 목만 마를 뿐이라는 걸 알았으니까요.

"그렇구나..."

"여기서 조금만 스포일러를 해볼까요?"

"좋아요."

"이 소설은 이렇게 끝나요. 산티아고는 운명을 거스르지도, 잠식당하지도 않은 채, 행복하게 잘 살았답니다."

의뢰인의 표정이 밝아졌다.

"괜찮다면 이 이야기를 전해주세요. 그리고 한 가지 더. 이건 우리 엄마가 해준 말인데요. 정해진 운명.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한 헤엄치라고. 전해주세요. 그렇게 다르마에 충실하게 생을 완주하라고. 그리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도요! 신은 기본적으로 장난끼가 많아 진짜 운명은 곧잘 감추곤 한다고. 지금 내것이라 믿은 운명뒤에 진짜 선물같은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수도 있다고 말이에요."

의뢰인이 웃었다. 그 미소에 행복해졌다. 나도 따라 웃었다. 그리고 그때, 알렉산드리아의 문이 열렸다.

"제법이네."

그리고 엄마가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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