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생각나는 여자들

미국 국민 할머니부터 페미니스트 화가까지

2024.12.24 | 조회 4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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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여성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익명이었던 여성들 - 우리의 불만을 기록합니다

Christmas, 1958 by Grandma Moses (출처. Barnebys)
Christmas, 1958 by Grandma Moses (출처. Barnebys)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는 창작과 영감의 계절입니다. 예술은 계절의 기쁨과 따뜻함을 담아내는 매개체로 사람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곤 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현대 미술에서 중요한 예술가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각각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통해 미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자신만의 시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달하는 작가들이죠.

이들의 작품과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현대 미술 속 여성들의 목소리를 함께 들어보는 레터를 준비했습니다. 그러면 크리스마스 이브의 뉴스레터, 시작해볼게요.


Asbury Park South by Florine Stettheimer (출처. WikiMedia)
Asbury Park South by Florine Stettheimer (출처. WikiMedia)

자유로운 뉴욕의 아름다움을 담다, 플로린 스테트하이머

플로린 스테트하이머(Florine Stettheimer, 1871–1944)는 뉴욕의 상류층 문화를 독특한 시선으로 담아낸 화가입니다. 그의 작품은 화려한 색채와 장식적인 구성으로 뉴욕의 20세기 초반 사회를 생생히 그려냈죠. 특히 그는 여성의 삶과 정체성을 깊이 탐구하며, 종종 자신의 가족이나 친구들을 모델로 삼아 작품을 제작했습니다.

그와 그의 자매들은 평생 결혼하지 않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았고,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여성의 자유와 창작력을 억압한다고 여겼습니다. 그는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거나 여성 배우들로 이루어진 공연 작품들에 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기도 했죠.

 

브라이언트 공원에서 플로린 스테트하이머 (출처. Wikimedia)
브라이언트 공원에서 플로린 스테트하이머 (출처. Wikimedia)

 

플로린은 당시의 미술계에서 보기 드문 여성 화가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화풍을 구축했습니다. 그의 작품들은 마친 연극과도 같은 느낌을 자아내죠. 그는 일평생 주류 예술계와 거리를 두고 자신의 작품을 선별적으로만 공유했습니다. 이런 플로린의 작품엔 풍자와 낭만이 공존하며, 당대 사회의 아이러니를 섬세하게 드러낸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Asbury Park South"는 인종과 계급의 복잡한 관계를 시각적으로 탐구하죠. 뉴욕의 대성당을 묘사한 네 개의 작품 또한 잘 알려져 있습니다.

 

The Cathedrals of Broadway by Florine Stettheimer (출처. NewYorker)
The Cathedrals of Broadway by Florine Stettheimer (출처. NewYorker)
Sunday Afternoon in the Country by Florine Stettheimer (출처. KoreaTimes)
Sunday Afternoon in the Country by Florine Stettheimer (출처. KoreaTimes)

또한 그는 시인이자 무대 디자이너로도 활동하며 예술의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와 자매들은 맨하탄의 아파트에서 살롱을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살롱은 20세기 초, 아방가르드 화가, 음악가, 시인, 무용가, 작가 등 모든 분야의 예술가들이 모이던 곳이었죠. 플로린은 이 곳에서 자신의 작품들을 선보였습니다. 

플로린의 작품은 오늘날에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평가받으며, 그가 선구적으로 시도한 여성의 서사와 정체성 탐구는 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죠.

 


 

The Bride by Joana Vasconcelos (출처. Google Arts&Culture)
The Bride by Joana Vasconcelos (출처. Google Arts&Culture)
The Bride 를 구성하고 있는 수천 개의 탐폰들 (츨처. momentsjournal)
The Bride 를 구성하고 있는 수천 개의 탐폰들 (츨처. momentsjournal)

전통과 현대를 잇는 조각가, 조안나 바스콘셀로스

조안나 바스콘셀로스(Joana Vasconcelos, 1971–현재)는 포르투갈 출신의 조각가로, 전통적인 공예 기술과 현대 미술의 결합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그는 일상적인 사물을 사용해 대규모 설치 작품을 제작하며, 여성성과 소비문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대표작 중 하나인 "The Bride"는 수천 개의 탐폰으로 제작된 웅장한 샹들리에로, 여성의 몸과 권리, 그리고 성적 정치학에 대한 대담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작품은 전 세계 미술관과 전시회에서 큰 주목을 받으며, 그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죠. 그는 현대의 정치 및 사회적 풍경 속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페미니즘 표현을 전달하는 작가로 불리고 있습니다. 

 

Britannia by Joana Vasconcelos (출처. momentsjournal)
Britannia by Joana Vasconcelos (출처. momentsjournal)
Joana Vasconcelos (출처. momentsjournal)
Joana Vasconcelos (출처. momentsjournal)

조안나는 또한 포르투갈 전통 공예인 레이스(knitting)를 현대적인 미술 작품으로 재해석하며, 지역 문화의 가치를 재조명합니다. 그의 작품은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며,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경험과 사회적 메시지를 동시에 전달하고 있죠.


Three Graces by Niki de Saint Phalle (출처. DailyArtMagazine)
Three Graces by Niki de Saint Phalle (출처. DailyArtMagazine)

색채와 조형의 혁명가, 니키 드 생팔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1930–2002)은 프랑스 출신의 예술가로, 대담한 색채와 조형미를 통해 여성의 삶과 경험을 표현했습니다. 그는 초기에는 회화 작업을 하다가 점차 조각과 설치 미술로 영역을 확장하며, 강렬한 시각적 언어를 만들어냈습니다. 니키는 공식적인 미술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동시대의 많은 화가, 작곡가, 작가와 자유롭게 교류했고, 이에 따라 그의 독특한 스타일은 '아웃사이더 아트'라고 불렸습니다.

특히 "나나(Nanas)" 시리즈는 그의 대표작으로, 여성의 생명력과 다양성을 기념하는 대형 조각 작품입니다. 이 시리즈는 밝은 색채와 유기적인 형태를 통해 힘과 아름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한 비평가는 그를 20세기 가장 중요한 여성이자 페미니스트 예술가 중 한 명이라 말하기도 했습니다. 니키의 예술적 비전을 집대성한 작품으로 "타로 가든(Le jardin des tarots)"을 주로 언급하곤 합니다. 타로 가든은 이탈리아에 위치한 조각 공원으로, 신화와 상징을 주제로 한 대규모 작업이죠.

 

Le jardin des tarots by Niki de Saint Phalle (출처. NewYorker)
Le jardin des tarots by Niki de Saint Phalle (출처. NewYorker)
Niki de Saint Phalle (출처. cultureplus)
Niki de Saint Phalle (출처. cultureplus)

 

니키는 사회적 이슈에 대한 관심을 작품에 반영하며, 예술을 통해 치유와 변화를 추구했습니다. 그는 어린 시절 부친에게 받은 성적 학대와 일찍 시작한 결혼 생활에서 강요받은 불행의 경험들로 신경쇠약과 우울증을 겪었습니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미술 치료를 계기로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이었죠. 그렇기에 그는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꼈던 마음의 상처 및 정신적 억압을 치유한 예술이라는 힘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했습니다.

 

사격회화 작업 중인 니키의 모습 (출처. TAN)
사격회화 작업 중인 니키의 모습 (출처. TAN)

 

그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히는 게 '사격회화'입니다. 자신의 고통에 적극적으로 대항하는 한 여성, 작가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는 작품으로 그를 미술계에 처음 주목 받게 만든 시리즈죠. 니키의 작품은 관객으로 하여금 자기 자신을 긍정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로운 에너지를 얻게 합니다.

 


Sugaring Off, 1955 by Grandma Moses (출처. WikiArt)
Sugaring Off, 1955 by Grandma Moses (출처. WikiArt)

일상의 따뜻함을 그리다, 그랜마 모지스

그랜마 모지스(Grandma Moses, 1860–1961)는 미국의 국민 화가로 불립니다. 본명은 애나 메리 로버트슨이지만, 그랜마 모지스 즉 모지스 할머니라고 주로 불리죠. 그의 작품은 소박한 일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생생히 담아냅니다. 그는 78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이후 화가로 데뷔하며 독창적인 스타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는 88세에 '올해의 젊은 여성'으로 선정되고, 93세에 <타임>지 표지를 장식하였죠. 100세 생일날에는 뉴욕시가 '모지스 할머니의 날'을 선포할 정도로 사랑받는 화가였습니다.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요.

 

Moving Day on the Farm by Grandma Moses (출처. WikiArt)
Moving Day on the Farm by Grandma Moses (출처. WikiArt)
Catchin' the Turkey by Grandma Moses (출처. Bennington Museum)
Catchin' the Turkey by Grandma Moses (출처. Bennington Museum)

애나의 작품은 주로 농촌 풍경과 계절의 변화를 주제로 하며, 따뜻하고 정감 있는 분위기로 유명합니다. 미국의 민속 예술가(Folk Artist)로 칭해지기도 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창작 활동에 관심이 많았지만, 농장에서 일하며 예술 활동을 뒤로 미뤄야 했습니다. 그러나 은퇴 후 그림을 시작하며 독창적인 시각과 색채 감각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것이죠. 놀랍게도 그는 30여 년 간 거의 1,500 점 이상의 작품을 그렸습니다.

대표작 중 하나인 "Sugaring Off"는 겨울철 메이플 시럽 제작 과정을 묘사하며,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따뜻하게 그려냅니다. 그의 작품은 현대 미술과는 다른 순수함과 독창성을 지니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한 예술가들은 각기 다른 배경과 경험을 통해 독특한 작품 세계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들의 작업은 단순한 미적 표현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와 문화적 가치를 담아냅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선사하는 따뜻함과 감동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요? 그들의 이야기가 구독자님의 삶에 영감을 주고,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길 바랍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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