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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는 그 시대의 사회상이 담겨있습니다. 사회적 규범과 문화적 가치를 기반으로 기업의 메시지를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펨버타이징(Femvertising)은 매우 중요한 개념입니다. 펨버타이징이란 페미니즘(Feminism)과 광고(Advertisement)의 합성어로 성평등을 주제로 하는 광고를 가리킵니다. 여성 소비자에게 판매를 늘리기 위해 페미니즘 이념을 활용하는 것이죠. 이런 광고는 특히 뷰티 관련 브랜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일부 학자들은 전통적이고 가부장적인 여성의 과도한 아름다움을 묘사하면서 페미니즘의 이념을 융합하여 제품을 홍보하는 방법이 역설적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외모 대신 힘과 능력에 집중한 광고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전 유형의 광고와 달라 긍정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서 우리는 어떤 것을 수용하고, 경계해야 할까요?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바로 이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펨버타이징에 대하여
페미니즘은 광고 및 문화 전반에 걸쳐 중요한 화두가 되었고, 브랜드는 제품을 홍보하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여성 친화적인 메시지를 담은 광고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역할, 성평등의 인식 변화, 그에 따른 쇼핑 패턴에 초점을 맞추었죠. 그들은 여성 리더십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임금 격차에 반대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페미니즘을 여성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 여겼습니다.
펨버타이징의 출발점은 1세대 페미니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가장 처음 널리 알려진 사례는 1929년 에드워드 버네이스(Edward Bernays)가 벌인 자유의 횃불(Torches of Freedom) 행진입니다. 담배 회사와 계약을 맺은 광고 전문가 에드워드는 여성이 잠재 고객이라는 점을 이용했습니다. 여성의 흡연을 장려하기 위해 부활절 일요일 퍼레이드에서 공개적으로 담배에 불을 붙일 10명의 여성을 고용했죠.
1904년의 미국은 여성이 담배를 피우거나 혼자 호텔이나 술집을 가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흡연하는 여성은 성적으로 문란하고 도덕적으로 타락한 존재로 인식되기도 했거든요. 1908년에는 뉴욕시의원 팀 설리번(Tim Sullivan)이 공공장소 여성 흡연을 금지하는 일명 '설리번 조례'를 만들어 조례 제정 직후 한 여성이 실제로 체포되어 논란이 되었습니다. 다음 날 석방된 여성은 벌금 납부를 거부했고, 여성 참정권 운동단체는 흡연(평등)권을 여성 인권으로 내세워 집회와 강연, 토론회 등을 잇달아 열었습니다. 조례는 2주 만에 폐지됐지만, 유사한 시도는 반복되었습니다.
에드워드는 이런 형상에 주목했고, 담배를 사회적 금기에 대한 저항과 여성 인권의 상징으로 부각하는 광고 캠페인을 전개해 나갔습니다. 이날 모인 여성 시위대는 담배 회사의 브랜드 담배를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이고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의 심리를 겨냥해 '흡연은 식사하지 않고도 공복감을 해소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홍보하고, 우아한 몸매의 여성이 흡연하는 모습을 각인시킴으로써 흡연 심리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캠페인 이후로 여성 흡연자들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에드워드와 담배 회사는 큰 이익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애연가인 아내의 담배를 숨기거나 사정없이 부러뜨렸으며, 흡연하는 여성의 진취성과 우아함을 늘 비웃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에드워드의 이중적 행태를 통해 그에게 페미니즘은 그저 마케팅 전략일 뿐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얘기하다 탄생한 용어
그렇다면, 이 '펨버타이징'이라는 신조어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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