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게 빵과 장미가 필요한 이유?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International Women's Day, 1909~)

2022.03.08 | 조회 1.75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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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여성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익명이었던 여성들 - 우리의 불만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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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여성들 열 한 번째 뉴스레터는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 입니다. 일부 국가에서는 원래의 정치적 의미가 퇴색되어, 남성의 여성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날로 전락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여전히 많은 국가에서 여성의 자유와 권리를 중심으로 하는 행사를 열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여성의 날 유례와 역사 이야기, 지금 시작해볼게요.


 

1975년 세계 여성의 날 연합 © Keystone Pictures USA
1975년 세계 여성의 날 연합 © Keystone Pictures USA

We want bread, But roses, too!

산업혁명 시기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수많은 노동자가 필요하게 되었고, 여성과 아동까지 노동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산업혁명 후반기에 들어서는 아동 노동력 착취가 법으로 금지되었으나, 남성보다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는 그대로였습니다. 그들은 참정권조차 없었기에, 강도 높은 노동을 하면서도 국민으로 인정받을 수가 없었어요. 참다못한 여성들은 이러한 불합리와 불평등한 사회에 저항하고자 거리에 나섰습니다.

1908년 3월 8일, 미국 뉴욕 러트거스 광장은 섬유공장의 15,000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여성들은 피켓을 들고 다음과 같은 구호를 외쳤죠.

"We want bread, But roses, too!"

우리는 빵을 원하지만, 장미도 원한다!

 

1917년 3월 8일 러시아 여성 참정권 시위 © Fototeca Storica Nazionale—Getty Images
1917년 3월 8일 러시아 여성 참정권 시위 © Fototeca Storica Nazionale—Getty Images

식량을 의미하는 빵은 인간으로서 살아갈 기본적인 권리, 즉 생존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장미는 생존을 넘어 사람답게 사는 것, 즉 참정권을 비롯한 여러 인권을 의미하죠. 이 짧은 구호는 남성들에게만 주어졌던 불평등한 권리를 되찾기 위한 여성들의 강렬한 외침이었습니다.

이날을 계기로 이후 다양한 국가에서 세계 여성의 날 행사를 진행하였고, 1975년 UN은 ‘세계 여성의 해’를 맞아 매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하였습니다.

 

스페인 여성 총파업 시위 현장 © El País
스페인 여성 총파업 시위 현장 © El País

Si nosotras paramos, se para el mundo

2018년과 2019년, 스페인 120개 도시에서 여성들이 ‘페미니스트 파업’이라는 이름의 시위에 나섰습니다. 2018년에는 530만 명, 2019년에는 600만 명 규모의 시민들이 참여한 대규모 파업이었죠. 이들은 ‘평등을 위한 파업’이라는 모토로 전국에서 1,400여 개의 시위를 열고 동일 임금과 성 평등 및 성폭력 반대를 위한 적극적 대처를 촉구했습니다.

"Si nosotras paramos, se para el mundo"

우리가 멈추면 세상도 멈춘다

🎥스페인 빌바오 여성 총파업 시위 영상

 

집회에서 ‘3월8일위원회’는 해당 파업의 최종 목표가 ‘세계 질서와 만연한 이성애 중심의 가부장제, 인종주의와 신자유주의를 전복하는 것’이라고 발혔고, ‘판사와 결찰관 등 공공부문 노동자에게 페미니스트 훈련을 해야 한다’라고 사회에 일침을 가했습니다.

 

여성 소비 총파업 sns 이미지 © 트위터 여성 소비 총파업 공식 계정 (@K_W_G_C_S)
여성 소비 총파업 sns 이미지 © 트위터 여성 소비 총파업 공식 계정 (@K_W_G_C_S)

여성소비총파업

2018년 한국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을 기념하여 38로 시작하는 액수를 통장에 넣어 인증하는 38적금인증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여성 혐오적 광고를 일삼았던 기업들에 대해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을 드러내자는 취지의 ‘여성소비총파업’과 함께 진행됐어요. 38적금인증과 여성소비총파업은 여성을 수동적 소비자로만 여기는 기업과 사회 인식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운동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 3월 8일은 그냥 평범한 날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런 날이 더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겠죠.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성별 임금 격차가 OECD 기준 부동의 1위로 매우 불평등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택시 한 번 탈 때도 친구에게 내가 탄 차량 번호를 찍어 보내며, 어두운 골목에서는 누군가 쫓아올까 봐 일부러 통화하기도 하죠. 주변에서 성희롱/성추행을 겪은 지인들의 이야기가 들리고, 온라인에는 여성을 혐오하는 각종 추악한 단어들이 보입니다.

아직 우리에게 빵과 장미가 더 필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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