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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U] 시를 잊은 그대에게

ep.59 오늘의 콘텐츠: 시집 <연애의 책>

2025.04.25 | 조회 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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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구독자!

나는 오늘부터 아무 콘텐츠와 함께하게 된 하니야. 사실 나도 아무 콘텐츠의 열혈 구독자였거든. 이렇게 함께 하게 돼서 너무 기쁘고 설레!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 구독자에게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까 꼭 지켜봐 줘 🍀

 


© 문학동네
© 문학동네

처음으로 어떤 글을 가져오면 좋을지 정말 많이 고민 했어. 그런데 처음인 만큼 내가 사랑하는 콘텐츠를 소개하면 어떨까 싶더라고. 그래서 오늘은 시집 <연애의 책> 을 준비해 봤어. 나는 이 시집을 고등학생 때 처음 읽었어. 몇 편은 여러 번 필사를 하고, 고전시가 대신 😅 달달 외우고 다녔지.

 

<연애의 책> 이라는 제목만 보면 간지럽고 두근거리는 시들이 엮여있을 것 같지? 물론 사랑과 연애에 대한 시도 있지만, 내가 이 시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풀어내는 시인의 시선 때문이야. 위트 있고 아름답지만, 때로는 긴 여운에 눈물이 나기도 해. 이 시집을 읽다보면 다음 장을 넘기지 못하고 가만히 멈추게 되는 경험을 구독자도 하게 될 거야. 그럼 몇 편의 시와 함께 이어서 소개해볼게.

 

© 연애의 책
© 연애의 책

불행한 사람에게 어떻게든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그것을 엄중히 처벌합니다

첫 번째 시는 <밝은 미래>야. 이 시에는 ‘죽음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지만,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채 노인이 된 화자가 등장해. 삶을 유지하는 것을 선택의 영역으로 둠으로써 나타나는 역설적인 표현들이 인상적인 시야.

 

나는 마지막 연이 가장 와닿았어.

나는 일생을 다해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만큼 어려운 일이 또 없을 겁니다 무엇이 나를 중요하게 여긴단 말입니까 언제든 죽을 수 있기 때문에 마음은 편안합니다 행복한 순간이 오면 죽고 싶습니다 그럭저럭 아직까지 살아 있는 것도 우유부단해서일까요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경우입니다

이 연을 읽을 때마다 자연스럽게 몸에 힘을 풀게 돼. 조금은 긴장을 풀고 살아도 된단 생각이 들거든. 가끔 살아가는 일이 너무 벅차게 느껴지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시를 추천할게.

 

© 연애의 책
© 연애의 책

두 번째 시는 <반송>이야. ‘엄마는 나를 키우는 일에 미숙한 여자였습니다’ 로 시작되는 이 시는, 화자가 엄마의 생애에 대해 중심적으로 말해줘. 그리고 화자 자신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집을 나와버렸다고 하지. 그 부분이 ‘엄마는 내가 제일 처음 떠나 온 주소입니다’ 라는 연과 연결되며 깊은 여운을 줘 😌

 

사실 <반송>은 다음 장에 한 연이 더 있어. 나는 항상 그 페이지에서 한참을 머물게 되더라고. 내가 이 시에서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야! 어떤 문장인지 궁금하다면 꼭 <연애의 책>을 읽어보기를 바라.

 

© 연애의 책
© 연애의 책

그런데 사실은 그럴 줄 알았다고도 했다
예감이란 게 있었다고

그들은 틀린 적이 별로 없다고 한다

나는 죽어서도 사람이 싫었다

세 번째 시는 <미선나무>야. 이 시를 읽으면서 유진목 시인은 일상의 장면을 시로 만들어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느꼈어. 이 시에서 화자의 말은 우리가 익숙하게 들어온 것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일들이 있잖아. 그 모든 것들을 한 편의 시로 표현해서 읽는 이에게 탄식을 자아내게 해…

 

© 연애의 책
© 연애의 책
© 연애의 책
© 연애의 책

너무 무거운 시들만 보여준 것 같아서 담백한 연애 시도 가져왔어. <당신, 이라는 문장><오늘의 날씨>야. 이 두 개의 시는 연과 행의 구분이 없는 산문시야. 그래서 그런지 읽고 나면 조금은 다급하고 벅찬 마음으로 건네는 진실한 사랑 고백처럼 느껴져. 2020년에 유진목 시인은 채널예스와의 인터뷰에서 연애와 사랑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어.

 

점점 바닷물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고 생각했을 때, 처음 물에 닿으면 신기하잖아요. 그러다가 무릎까지 차고 가슴까지 차고 완전히 깊은 데까지 들어가 버리는 단계가 있다면, 지금 저는 완전히 물속에 있어서 ‘이걸 어떻게 표현할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작가니까. 어떤 사람이 태어나고 죽을 때까지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을 글로 써서 남기고 싶은 욕망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에 작가가 된 것인데, 사랑을 막 체험하는 건 지나온 것 같아요. 지금은 체험했던 것들을 어떻게 잘 구성하고 조합하고 재가공해서 사람들한테 보여줄까를 생각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이 시인은 어떤 사랑을 하는 건지 나 정말 궁금해지잖아 🥺

 

 

이렇듯 <연애의 책>은 삶과 죽음의 경계, 그리고 삶의 어두운 면과 더불어서 사랑까지 다채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집이야. 내가 소개한 다섯 개의 시 외에도 정말 좋은 시들이 수록돼 있으니까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어.

©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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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 시집은 이전엔 절판되어 구하기 힘들었는데, 2022년에 문학동네에서 <문학동네 포에지 시리즈>로 개정판이 출간됐어. e-book은 물론, 가까운 서점과 도서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거야.

 

조재룡 평론가의 말을 마지막으로 <연애의 책> 추천을 마칠게. 

“우리는 이 시집에다가 무언가 군말을 덧붙이는 것이 별반 소용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 알아차려야 한다. 어서 시를 읽어보라고, 독촉을 하는 수밖에.”

 

하니의 별점 ⭐⭐⭐⭐⭐ (5) “원래 첫사랑은 못 잊는 거임”

 

 


 

아무코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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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니🫠 : 아무콘텐츠에 시집 소개라니~!👏 시집을 좋아하지만 잘 몰랐는데 이번 기회에 좋은 시집 하나 추천 받았네😊 하니가 추천해 준 시 중에 <밝은 미래>의 설정을 보면서 넷플릭스 ‘<러브, 데스 + 로봇> 시즌 2 에피소드 3 팝 스쿼드’가 생각났어. 이 세계관 역시 수명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지만, 자손 번식이 불법으로 된 미래를 그려. 비슷한 듯 다른 설정에 흥미가 생겼다면 보는 걸 추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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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니🐋 : 책을 좋아하지만 이상하게 시집은 잘 안 읽게 되던 나... 이번 하니의 아무콘텐츠를 읽으면서 처음으로 시집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어. 개인적으로 첫 번째로 소개된 <밝은 미래>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 이따금씩 삶과 죽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게 되는 시기가 찾아오곤 하잖아. 이 시는 아주 솔직한 태도로 삶과 죽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았어. 내가 소장하고 있는 책 중에 <슬픔의 위안>이라는 책이 있어. 이 책은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이에게 어떤 태도로 슬픔을 마주해야 할지 여러 챕터에 걸쳐 제안하고 있지. '어느 날 찾아온 슬픔을 가만히 응시하게 되기까지'라는 부제목처럼, 언제든 슬픔이 찾아올 때 가만히 읽기 좋은 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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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니😎 : 사실 나는 시집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인데 하니가 추천해 준 시집을 보니 굉장히 흥미가 가네. 바로 집 근처 도서관에 있는지 확인하고 찜해뒀어~ 책 제목 자체가 <연애의 책>이다 보니 생각나는 책이 있는데 바로 <비눗방울 퐁>이야. <비눗방울 퐁>은 ‘사람이 사랑을 하고 이별하는 과정을 이렇게 풀어낼 수 있다고?’라는 감상이 들게 하는 책인 것 같아.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겪는 수많은 형태의 사랑에 대해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하고, 이를 풀어내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에서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것 같기도 해. 특히 SF를 좋아한다면, <비눗방울 퐁>도 한 번 읽어 봐~ 새로운 에디터 하니의 글을 보니 나를 포함한 다른 셋 에디터가 아무콘텐츠 첫 글을 썼을 때가 생각나네! 하니 에디터가 앞으로 추천해 줄 콘텐츠도 많이 기대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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