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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잘 보내고 있어? 오늘은 특별호로 찾아온 만큼 관극 후기를 나눠보려고 해. 내가 가져온 작품은 바로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야🪶 바로 시작해 볼게!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에 나올법한 비극적이고 낭만적인 사랑을 실제로 겪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극이야. 1998년에 개봉한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원작으로 만들었어. 국내에서는 2023년 초연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시즌이야.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16세기 르네상스 시대의 런던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여자배우가 무대에 서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된 시기이지. 그래서 배우가 꿈이었던 부자 상인의 딸, ‘비올라 드 레셉스’는 토마스 켄트라는 이름으로 남장을 해서 셰익스피어가 주최한 연극 오디션에 참가해.
그런데 셰익스피어는 몰래 숨어 들어간 파티에서 본래의 모습을 한 비올라를 우연히 만나고 한눈에 반해. 비올라는 아버지의 뜻에 의해 이미 귀족 위섹스와 정혼한 사이였지💧 하지만 이후 셰익스피어는 극단에 들어온 토마스 켄트가 비올라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 사이는 가까워져. 그렇게 셰익스피어는 비올라와의 사랑을 통해 영감을 받으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집필하기 시작해.
한편, 로즈 극장에서는 배우들 가운데 여자배우가 있다는 제보가 당국에 들어가 비올라의 신분이 들통나고 극장이 폐쇄 돼… 금지된 사랑과 금지된 연극! 이 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시놉시스를 보면 알겠지만, 내용이 어렵지 않아서 가볍고 유쾌하게 볼 수 있는 극이야! 엉뚱한 인물들의 재치와 난감한 상황이 만들어내는 코미디 포인트들도 많아서 나는 정말 “우하하” 하고 웃으면서 봤어.
또 연극이지만 클래식 기타 두 대와 아코디언, 바이올린으로 이루어진 4명의 연주자가 악단으로 출연해서 실제로 무대에서 악기를 연주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거야.
이번 시즌에는 이규형, 손우현, 이상이, 옹성우 배우가 셰익스피어에, 이주영, 박주현, 김향기 배우가 비올라에 캐스팅 됐어.
나는 옹성우 배우와 박주현 배우 페어를 봤는데, 첫 연극 도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만큼 윌 그 자체가 되어 무대에서 표현하는 에너지가 인상적이었어. 하지만 비올라가 셰익스피어의 소네트를 읊는 대사들이 많은데, 현대에는 잘 쓰지 않는 말과 어투라 그런지 이질감이 느껴지더라고. 혹시 관극을 하게 된다면 이 점을 감안하고 보면 좋을 것 같아.
서창원 배우는 셰익스피어의 절친인 키트 말로우 역을 맡았어. 나는 이번에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보면서 말로우가 셰익스피어의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절친으로서 그의 사랑을 돕기도 하지만, 두 배우가 함께 무대 위에 있을 때 굉장한 안정감이 느껴졌거든. 말로우 역은 이번에 서창원 배우 원 캐스팅이라 그런지 대부분의 관객들이 너나 할 거 없이 본인 윌과의 합이 좋다는 후기를 남겼더라고! 나도 옹성우 배우와 서창원 배우 합이 좋았다에 의견을 슬쩍 더해볼게😚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되고 있어. 예술의 전당은 맛있는 식당 찾기가 정말 어려운 공연장이야… 1층에 파리크라상이 있긴한데, 공연 직전에는 자리가 하나도 없어. 밥집보다는 카페가 많아서 식사를 고민한다면 근처에서 먹고 공연장으로 오는 게 좋을 거야. 그리고 포토존에 책상만 있어서 포즈 잡기가 조금 애매하더라고😅 지난 시즌에는 의자도 있었던데! 왜 없앤 걸까… 나는 그 점이 조금 아쉬웠어.
2층에 있는 캐스팅 보드는 사이즈가 작은 편이야. 혹시 사진 속 커다란 캐스팅 보드를 보고 싶다면 3층으로 꼭 올라가보길 바라!
나는 이번 공연을 *OP석 2열 중앙에서 봤어! 내 인생 첫 OP석이었는데 너무 행복했던 거 있지. 16세기 르네상스 시기를 배경으로 한 원목 구조물들, 장면전환 때마다 돌아가는 대형 턴테이블, 그리고 멋진 무대 의상이 시야에 가득 채워지니까 나도 함께 작품 속으로 들어간 것 같았어. 배우들 눈물 방울 떨어지는 것까지 보이더라… OP석은 극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은데,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OP석은 추천할게! 배우들이 2층으로 올라가면 목이 조큼 아프긴 하지만 말야.
*OP석 : 오케스트라 피트석. 오케스트라가 보일 만큼 무대 바로 앞에 위치한 좌석.
내가 가장 감탄했던 건 술집 세트인데, 무대 바닥 아래 숨어있다가 위로 솟아 올라! 입이 떡 벌어지더라. 조명도 적재적소에 사용돼서 인상적이었어. 티켓 값이 연극치고 비싸긴 하지만… 12만원이라는 가격이 납득 되는 연출이었어.
셰익스피어를 모티브로한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실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따온 대사들이 많아. 소네트를 인용하기도 하고. 셰익스피어의 다른 작품을 좋아하거나, 잘 알고 있다면 이러한 요소를 찾는 것도 재밌을 거야.
연극이 끝나고 난 뒤에 아직 여운이 가시지 않았다면!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의 OST 음반을 들어보는 걸 추천할게. 나도 공연 후 집에 오는 길에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구. 특히 4번 트랙 ‘The De Lesseps' Dance’는 극 중에서 실제로 연주되는 곡이야.
나는 이번 연극을 보면서 셰익스피어가 가진 영향력이 어디까지인지 감탄했어. 본인이 쓴 작품이 5세기가 지나서도 공연되는 것도 모자라 연극 속의 인물로 재창조 되기까지 했잖아. 계속해서 살아 숨 쉬는 작품과 작가! 우리 세대에서는 어떤 사람이 그런 작가로 남을지 궁금해지기도 해😊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두 시간 동안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기에 부족함 없는 작품이야! 친구, 연인, 가족 누구든 함께 봐도 좋을 것 같아. 9월 14일까지 공연 되니까 관심 있다면 꼭꼭 보고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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