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글은 강아솔의 음악과 함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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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은서가 오랜 시간 이런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가족들도 가까운 이들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다 보니, 그들도 알 수가 없다. 가장 가깝게 지내는 오랜 친구였던 기준도 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기준의 눈에 비친 은서는 명랑하고 밝고 마음이 넉넉한 친구였다. 차마, 은서에게도 그러한 사정이 있을지는 기준은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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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어려움을 품고 있음에도 은서가 그 누구에게도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유는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자신이 그런 이야기를 꺼내어놓는 순간 상대방들은 은서에 대한 걱정을 할 것이 분명했다. 은서는 누군가에게 걱정을 끼치는 것을 그 무엇보다 싫어하는 이었다. 무엇보다 어려움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보다 온전히 홀로 감당하는 편이 조금은 외롭더라도 편리한 방법이라고 내내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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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기준이 이러한 마음을 안고 살았다는 것을 조금 일찍 알았더라면, 은서 또한 자신의 삶에 대한 생각들을 자신의 솔직한 감정들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었을 거다. 다만, 그것을 후회해 내기엔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기준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고, 이제 세상에 남은 것은 은서 홀로였다.
마음을 나누는 친구가 이 세상을 함께 살아가며 오롯이 나홀로 나의 아픔과 고민들을 지니고 가는 것과 친구를 떠나보내고 그러한 감정들을 품으며 살아가는 것은 분명히 달랐다. 전자보다 후자가 훨씬 더 슬프고 외로운 시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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