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제품의 시장성을 확인할 때 어떻게 하시나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 제품을 개발하기보다는 주로 간단하고 효과적으로 아이디어만 검증하기 위해 프로토타입, mvp등을 먼저 만들어서 시장에 내 놓고 반응을 살피곤 해요.
그런데 그것마저도 더욱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구글이나 실리콘밸리에서 많이 사용한다는 비즈니스 아이디어 검증방법론이 있어요.
그건 바로 '프리토타입(pretotype)‘이에요.
프리토타입은 프로토타입과는 다른 개념으로, 실물을 만들기 전에 제품이나 서비스가 있는 척 해서 시장에 내놓고 시장의 반응을 테스트하는 방법이에요.
구글 출신의 알베르토 사보이아가 프리토타입이라는 개념을 소개했어요.
그는 이 방법론을 설명한 PDF를 인터넷에 무료로 배포했고, 최근에는 내용을 보충해서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 이라는 책으로도 출간했죠.
그는 책에서 이렇게 주장해요.
“새로운 제품, 서비스의 80% 이상은 실패한다.
대부분의 신제품이 실패하는 것은 설계나, 개발, 마케팅이 허술해서가 아니라 그냥 그 제품이 시장이 원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대로 만들기 전에 ‘될 놈’을 만들어라”
그리고 이렇게 제품의 완성품을 만들기 전에 이 제품이 반응이 있을까를 아이디어 단계에서 간단하게 검증해보는 방법이 바로 프리토타이핑이라고 해요.
그럼 어떻게 프리토타이핑을 할 수 있나, 알베르토 사보이아는 책에서 몇 가지 예시를 보여주고 있어요.
1. 메카니컬 터크 프리토타입
세계를 돌면서 체스를 둔 기계 ‘터크’의 일화에서 비롯된 이름이에요. 사람들은 ‘터크’가 체스를 두기 위해 정교하게 프로그래밍 된 기계라고 믿었으나 사실은 체구가 작은 프로 체스 선수가 숨어서 마네킹을 조종했던 것이었죠.
메카니컬 터크 프리토타입은 이렇게 제품의 기능을 흉내내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살피는 프리토타입이에요.
이와 관련된 사례로 IBM의 음성 인식 실험이 있어요. 과거에 IBM은 음성인식으로 자동 글자 입력이 되는 컴퓨터가 있으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죠. 좋아보였지만, 당시 기술로는 많은 비용을 투자했어도 불확실했죠. 그래서 IBM은 기술에 투자하기 전에 먼저 사용자들을 모집해 테스트를 했어요.
IBM은 잠재 고객 몇 명에게 음성인식 컴퓨터의 시제품이 나왔다고 발표한 뒤 시제품 테스트 지원자를 모집하고 지원자에게 사용법을 안내한 뒤 마이크에 대고 말하게 했어요. 사용자가 말을 하면 2초 뒤에 말했던 내용이 컴퓨터 화면에 떴고 사용자들은 아주 흥미로워했어요.
그러나 진짜 제품을 개발한 것이 아니었고, IBM에서 고용한 타이피스트가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를 듣고 직접 타이핑해서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이런 간단한 모형을 통해서 IBM은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아이디어에 대한 반응을 알 수 있었어요.
그러나 흥미로워하던 처음 반응과는 달리 점차 그 반응은 비관적으로 바뀌어갔죠. 장시간 말을 계속 해야 해서 목이 아프고, 보안에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는 우려가 있었어요.
비관적인 반응을 확인한 IBM 은 결국 그 사업을 접었어요. 덕분에 미래에 쏟아 부었을 지 모르는 비용을 다른 곳에 더 투자할 수 있었어요.
2. 피노키오 프리토타입
리텐션(retention)은 프로덕트가 PMF(Product Market Fit)를 달성했는지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데, 그만큼 사람들이 프로덕트를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요. 그런데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프로덕트를 어떤 상황에서 주로 쓰고,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생각할 수 있을까요?
피노키오 프리토타입은 동화속 나무를 직접 깎아 만든 피노키오처럼 제품에 대한 목업을 뜻해요. 그리고 이를 사용하는 시늉을 함으로써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에 목적이 있어요.
제프 호킨스는 PDA를 만들기 전, 사람들이 이 프로덕트를 얼마나 자주 사용할지 알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그는 나무 조각으로 목재 모형을 만들고, 마치 PDA가 작동하는 것처럼 행동했죠.
사람들이 일정을 물어볼 때마다 목재 모형을 꺼내서 일정표를 확인하는 것처럼 두드렸고, 전화번호가 필요하면 모형 위에서 찾아보는 척을 했어요. 이렇게 모은 데이터로 PDA가 어떤 상황에서, 얼마나 자주 쓰이는지 알아냈고, 개발을 착수하기로 마음먹었어요.
- 하루 평균 12번 정도 꺼내서 사용
- 일정 약속 용도 : 55%
- 전화번호나 주소 확인 : 25%
- 할 일 목록 추가 또는 확인: 15%
- 메모: 5%
그렇게 모은 데이터로 자신이 만들 제품의 아이디어를 업그레이드 해서 제품 개발에 적용했고, 그렇게 제프 호킨스의 PDA 제작 회사인 팜파일럿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어요.
3. 가짜 문 프리토타입
실제로는 아무 것도 없지만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가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보일 만한 가짜 문을 설치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가짜 문을 두드릴지 알 수 있어요.
책에서는 가짜 문 사례로 앤토니아와 앤티크 서점을 다루고 있어요.
앤토니아는 앤티크 서점을 오픈하고 싶어 해요. 그러나 오프라인 서점을 열기 위해선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에 수요를 먼저 검증하고자 했어요.
그래서 가게 앞 앤티크 서점 문’처럼’ 보이는 안내판을 설치하고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가짜 문을 지나치다가 관심을 보였는지, 실제로 문을 열려고 했는지 등을 기록했죠. 이렇게 그녀는 큰돈을 들이지 않고 앤티크 서점의 가능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알아낼 수 있었어요.
샌디는 그녀가 정말 좋아하는 다람쥐 관찰에 관한 책을 쓰려고 해요. 그런데 그 책이 시장에서 얼마나 반응이 있을지 알 수 없었죠. 그래서 샌디는 squirrelwatching.com 도메인을 사고, 내용 소개와 작가 소개를 곁들인 웹사이트를 제작한 뒤 자연 관찰을 좋아하는 커뮤니티에 광고를 했죠.
60달러를 투자해 광고했는데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들이 20명이라면 400달러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어요. 그렇게 된다면 집필을 해도 되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알베르토는 이런 식의 프리토타입으로 모을 수 있는 사용자 데이터가 일반적인 사전 설문조사보다 더 현실을 반영한다고 해요.
일반적인 설문조사에는 대답하는 사람들이 아무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의견만 제시할 뿐이지만 이런 프리토타입에서 실제로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는 사람들은 기꺼이 뭔가를 지불할 의사를 보여주기 때문에 실제 시장의 반응을 보다 명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문제점
그러나 가짜 문 프리토타입에는 문제점이 있다고 하는데요.
분명 좋은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방식이지만 한편으로는 속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융이나 의료 같이 신뢰도가 중요한 분야에서는 지양해야 해요.
알베르토는 그 부분에 있어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요.
하나는, 가짜 문에 노크를 한 사람들에게 사실을 밝히며 보상을 주는 것이에요. 가령 책 구매하기 버튼을 누른 사람들에게 10달러짜리 도서상품권을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나만의 데이터’를 제공한 사람들에게 대가로 가치 있는 것을 줌으로써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에요.
또 다른 방법은 외관 프리토타입이에요.
4. 외관 프리토타입
외관 프리토타입은 구현하고자 하는 서비스의 일부만 구현하는, 일종의 맛보기를 보여 주는 프리토타입이에요.
가짜 문 프리토타입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문을 열었을 때 실제로 응대가 이루어진다는 점이에요. 가짜 광고 배너를 클릭하면 랜딩 페이지로 이어져 사전 신청을 받을 수도 있죠.
앞선 사례에서 안토니아가 실제로 문 안에 있었다고 했을 때. 서점만큼은 아니지만 그녀의 앤틱 서적을 몇개 진열해 놓고 들어오는 사람들에게는 서점이 오픈한지 얼마 안되었다고 하거나 오픈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해요.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들은 잠재 고객일 확률이 크죠. 그렇다면 무슨 책을 원하는지 물어보며, 입고가 되면 연락을 주겠다고 연락처를 얻어 미래 고객으로 발전시킬 수도 있어요.
한마디로 맛보기 서비스 운영 같은걸 해보고, 가능성이 있겠다 싶으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을 하는 방식이에요.
가짜 문 프리토타입보다 약간 더 투자가 필요하지만, 문을 두드린 사람들을 기만하는 것도 아니고, 하려고 하는 사업의 효과도 검증할 수 있어요.
5. 하룻밤 프리토타입
팝업 스토어 같이 단기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이 아이디어가 장기적으로 실행할 가치가 있는지 검증하는 프리토타입이에요. 말 그대로 하룻밤동안 운영을 해보는 것이죠.
테슬라는 대리점을 개설하기 전에 최적의 위치를 찾는 데에 이 방법을 이용해요.
테슬라는 미니 쇼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동 가능한 컨테이너를 만들고, 개설 후보 지역에서 이 컨테이너를 이용해 팝업 스토어를 열고 정보를 수집해요.
방문자수, 계약 건수 및 액수 등을 파악해 어느 지역에 대리점을 열어야 매출을 극대화 할 수 있을지 분석해서 최적의 입지에 대리점을 개설해요.
6. 잠입자 프로토타입
잠입자 프리토타입은 우리 제품을 다른 누군가의 기존 판매 환경에 몰래 끼워 넣는 방식이에요. 평소 비슷한 제품이 놓이는 곳에 제품을 가져다 두고, 사람들이 이 제품을 실제로 가져가는지 지켜보는 것이에요.
저스틴 포카노는 기존의 기능을 개선한 편리한 스위치판 '윌허브'를 발명했어요. 그는 생산에 돌입하기 전 월허브가 정말로 팔리는 제품인지 알고 싶었죠.
그래서 그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중고 이케아 직원 셔츠를 사서 입고, 이케아 제품처럼 보이는 라벨과 가격표를 제작해서 포장한 윌허브에 붙이고, 이케아 매장에 가서 기존의 스위치판 옆에 윌허브를 몇 개 끼워서 진열했어요. 그리고 근처에 서서 고객들의 반응을 지켜봤어요.
실제로 그 날 몇 명이 그 제품을 장바구니에 넣었고, 그 제품을 집은 사람들은 윌허브를 무료로 받아갔어요. 이런 식으로 그는 자신만의 데이터를 수집했죠.
또한 잡입했을 때 찍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려 제품 홍보에도 활용 했어요.
다만 이런 경우에는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미리 허락을 받거나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 같아요.
7. 상표 바꾸기 프리토타입
상표 바꾸기 프리토타입은 잡입자 프리토타입과 유사한 결을 가져요.
잡입자 프리토타입가 기존 제품 사이에 자신의 제품을 몰래 끼워 넣는 거라면, 상표 바꾸기 프리토타입은 기존 제품의 외관을 조금만 바꿔서 새로운 제품인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방식이에요.
예를 들면 책 표지 바꾸기가 있어요. 진열된 기존 책에 출판하고자 한 책의 표지를 덮어씌우고, 사람들이 책의 거짓된 표지에 관심을 보이는지 지켜보기만 하면 돼요.
만약 표지에 관심을 두고 집어 든 사람이 많으면, 자신이 집필하려고 준비하는 책은 팔릴 확률이 높음을 의미해요.
마치며…
다만 B2B 사업의 경우는 어떻게 적용을 하면 좋을까 싶어요. 시장에 완전히 드러내 수요를 판단해볼 수 있는 개인 거래와는 다르게 조금 더 일대일로 컨택한다는 부분에서, 또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업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다르게 접근을 해야할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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