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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고 고요한 물건들의 목록

삶과 죽음과 아카이브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2026.04.07 | 조회 7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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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썬데이아카이브

10여 년 전, 에세이스트이자 인터뷰 전문가 김서령 선생님이 갑자기 암에 걸렸다고 했습니다.
김서령 선생님은 한국 현대사를 맨몸으로 헤쳐 온 여자들 이야기를 담은 <여자전>을 비롯해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삶은 천천히 태어난다> 등의 사려 깊은 책들을 쓴 작가입니다.
김서령 선생님은 저에게도 개인적인 인연이 있어 늘 마음으로 좇았던 양반입니다. 제가 희망제작소라는 근본없는?(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민간 싱크탱크였어서) 연구소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지역을 돌아보고 인터뷰하는 연구출판 작업을 하면서 서령 샘을 필자로 만났습니다. 미천한 재주를 예쁘게 보아주셔서 그 재주를 써먹을 좋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자리를 만들어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김서령 선생님은, 제가 아는 가장 좋은 향기가 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암에 걸렸다는 소식이 날아왔고, 차마 찾지 못하고 온라인에서 살핀 선생님 모습은 머리를 밀고 살이 훌쩍 빠져 있었습니다
.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면 깊이 들여다보던 그렁그렁한 눈망울이 더욱 커져 있었습니다.

그 암을 이겨낸 어느 날, 자기 물건들을 죄다 꺼내와 우리들에게 선보였습니다.

 

김서령의 다정하고 고요한 물건들의 목록, 물목지전物目誌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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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아끼고 매만졌던 물건들이다. 누군가 온갖 정성을 들여 만들어냈을 물건들이다. 내 손에 와서 살짝 피가 돌기도 했으니 마땅히 나보다 더 오래 살아남아야 할 생명들이다. 이 어여쁜 물건들이 애틋한 새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나에게 그랬듯이 분명 인생의 좋은 벗이 되어 줄 것이다. 나의 눈길과 체온 일부를 품고 다정하고 고요하게 오래도록.
-김서령

 

전시를 핑계로, 선생님을 직접으로, 간접으로 알던 모든 이들이, 아프다는 소식에 차마 안부를 묻지 못했던 사람들이, 한달음에 전시장으로 달려갔습니다. 김서령 선생님의 물건들은 과연, 취향이 좋은 김서령 선생님의 안목과 냄새와 이야기가 가득 뒤발되어 있었습니다. 기품이 느껴졌습니다.

"이쁘다" "좋다" 소리가 연신 터져나오고, 급기야 경매가 열렸습니다.

전시를 열흘로 잡았는데 문 연 지 하루이틀만에 다 동이 났습니다. 김서령 선생님은 다시 자기 삶의 공간을 뒤적뒤적이며 아껴둔 것들을 꺼내왔습니다.

그 전시가 끝나고 꼭 한 달 뒤, 2018년 10월 6일에 김서령 선생님은 돌아가셨습니다.

 

 

사람은 죽고, 물건들이 남았다

일이 이렇게 되고 나니, 선생님이 묵은 물건을 먼지 털어 꺼내 보여주는 자리를 열어 달려갈 핑계를 만들어 준 것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 다정하고 고요한 물건들을, 유품이 아니라 선물로 전해 준 것이 또 너무 고마웠습니다. 선생님에게는 너무 소중하지만, 남은 이들에게는 그 갈 곳을 알 수 없었을 많은 물건들에게 받을 곳을 마련해 주어 참말로 고마웠습니다.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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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목이란 말이 있다.  물건의 목록.
대개 신랑 집에서 신부 집에 혼수를 보낼 때 물목을 함께 적어 보낸다. 거꾸로 신부가 시집갈 때 가지고 가는 물목도 있다. 물목을 적은 종이를 물목지라고 불렀다. 어려서 몇 번 구경한 적 있다. 가지색 모본단 저고리 한 감, 옥색 항라치마 한 감, 은가락지 하나, 은비녀 하나. 안동포 두 필, 한산모시 한 필, 버선 한 죽... 뭐 그런 식이다.
내게 있던 물건들을 다 들어내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나는 이것들을 두고 떠날 수밖에 없다. 쓰다듬고 들여다보고 사랑했던 것들이다. 나 없는 빈집에 물건들만 덜렁 남은 것은 싫었다. 탐내는 친구들에게 내 손으로 나누고 싶었다. 아주 즐겁게 매우 행복하게. 
그래서 물목을 한번 적어보기로 했다. 크게 값나가는 건 아니지만 도대체 뭘 그토록 애착했는지 알고도 싶었고, 어떤 물건이 어떤 새 인연을 찾아갈지도 궁금했다. 물목을 만들어 놓으면 그게 한눈에 환하게 보이리라.
돌아보면 이승의 삶이 그리 허망하진 않다. 아들과 딸을 낳아 기른 것, 마주보면 금방 눈물이 그렁그렁해지는 친구들을 만난 것, 몇 권의 책과 몇 장의 그림을 남긴 것, 손대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이쁘디 이쁜 물건들을 지니고 산 것... 내 깜냥에 이만하면 족하다,고 생각한다.
그 애착을 쉬이 내려놓을 수 없을까 봐 걱정했으나 그리 어렵진 않았다. 난 지금 경계에 서 있다. 그리 아쉽거나 불안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지금 자그만 갤러리에서 내가 가진 물건으로 '물목지'를 만들고 있다. 사진도 넣고 짧은 글도 넣을 예정이다. 물건의 새 임자도 찾고 있다. 나처럼 애틋하게 입김을 불어넣어가며 매만져줄 고운 사람을.(돈을 받고 팔고 싶진 않지만 장소가 갤러리이고 팸플릿을 만들고 진열대를 짜는 데 비용도 든다니 최소한의 가격을 붙이기는 붙여야 할 모양이다. 내 소관은 아니지만 그건 아주 최소한이 되어야 원래의 내 뜻에 어긋나지 않을 것이고...)
다시 새로운 아침을 맞는다.
차츰 밝아오는 하늘을 내다보는 것이 이렇게 기쁜 일이었구나.ㅋ
-김서령, 2018년 8월 28일, 페이스북

 

이 물건들의 값어치를 더하는 건, 어여쁜 자태도 아니고, 어디서 구할 수 있나 없나 하는 개수의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서령 선생님이 들려주는 그 물건들에 관한 이야기. 그 물건과 서령 선생님의 상호작용의 이야기, 들고 났던 이력들에 기반한 그 물건의 역사 이야기. 그런 것들이었지요. 서령 선생님 전시에서는 바닥에 철퍼덕 자리를 깔고 앉아 옛이야기 듣듯 물건들의 이야기를 가만가만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장영은, 김서령페이스북
ⓒ장영은, 김서령페이스북
ⓒ장영은, 김서령페이스북
ⓒ장영은, 김서령페이스북

김서령 선생님이 가진 물건들의 이야기를 이 전시 자리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병이 깊어지고, 전시를 결정하는 사이사이에 서령 샘은 자기 물건을 하나하나 페이스북에 올리고 그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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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물건들의 목록을 정리한 자그마한 목록집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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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도 죽음도, 그 사이를 준비하는 시간과 방법도. 모든 것이 김서령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그것은 여전히 그렇습니다. 자녀분들이 서령샘의 SNS 계정을 모두 살려두어 선생님을 그리는 이들이 달에 한 번, 철에 한 번, 해에 한 번, 좋은 데서 한 번,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한 번, 그이를 떠올리며 달려와 아직도 인사를 남기고 갑니다. 사람은 사라졌지만, 기록이 계속 남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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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물건, 그리고 아카이브

많은 남은, 남겨진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보니, 어디선가 나는 이런 거 하나도 안 남길 거야. 싹 버리고 갈 거야, 죽을 때 다 태워 버릴 거야 하는 마음들이 푱푱 올라오는 게 보입니다.

맞습니다. 

죽으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그런데 묘한 것은, 그렇게 다 버리고 싶은 이들도, 그렇게 다 버리겠다는 말이라도 '남겨야' 그 뜻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기록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생애는 수많은 데이터와 물리적 흔적의 집적체이며, 죽음은 이 거대한 개인아카이브가 폐쇄되는 결정적 사건입니다. 한 사람의 실존이 사라지는 것은 그가 평생에 걸쳐 구축해 온 서사의 물리적 기지(base)가 붕괴되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기록전문가들에게(아니 실은 기록도착증이 있는 저 같은 사람에게^^;;) 가장 심각한 기록 멸실의 위기로 인식됩니다.

이것을 위기라고 보는 데 통감하는 이들이라면 이러한 소멸의 위기를 단순한 상실로 내버려두지 않고 이를 어떻게 '기록된 유산'으로 전환할 것인가에 주목해야 합니다. 

저는 그 방법 가운데 하나로 '살아 있는 나'가 주체가 되어 '죽어 있는 나'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준비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카이브적 관점에서는 내 기록물의 선별, 평가, 폐기, 활용을 내가 직접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행해 두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 독거와 같은 말인 1인가구, 결혼하지 않았거나, 보호자가 없거나, 후손이 없는 나. 그런 우리들이 갑자기 죽게 되면 우리가 점유하던 공간은 '미필적으로' '잔류'된 아카이브가 됩니다. 남은 이들은 슬픔에 젖어 있기도 버거운데 압도적인 유품의 양 앞에서 기록 선별의 기능과 엄두를 상실하게 됩니다. 맥락을 알 수 없는 물건들을 단편적으로 오가며 겨우 챙겼다 하더라고, 이는 결과적으로 기록의 계통성을 파괴하는 일이 되고 맙니다.

저의 소중한 친구는, 아부지가 치매에 걸렸지만, 죽는 순간까지 독립적인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그날도 멀쩡하게 정기검진을 받으러 갔다가 몸속 문제들을 발견하고 더 중한 치료를 받다가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일상생활의 한가운데서 갑자기 죽음으로 넘어간 아부지의 공간을 한꺼번에 마주한 친구는 몇 날이고 몇 달이고 어쩌지 못하고 그 공간을 두고 쩔쩔매다가 결국 전량폐기라는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러한 '기록의 대학살'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모든 게 덧없다는 깨달음의 바다에서 자족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물리적이고 구차하고 귀찮은 준비들을 행동으로 해두어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러한 '각성?'이 이루어질 때, 기록전문가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더 올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런 도식을 한번 그려 볼게요.

구분비계획적 유품 정리 (Ad-hoc Disposal)체계적 아카이브 정리 (Systematic Archiving)
정리 주체준비되지 않은 유가족 및 청소업체 고인 본인 및 훈련된 기록 전문가
기록 가치 판단상업적 가치 및 부피 위주 판단 서사적 중요성 및 역사적 가치 판단
정서적 영향유족의 죄책감 및 트라우마 유발 추억 공유를 통한 정서적 승화
최종 결과기록의 소멸 및 맥락 파괴유산(Legacy)의 보존 및 전수

한 사람이 자기가 소멸하기 전에 자기의 하부구조의 소멸을 미리 단도리하기 위해서 '체계적 아카이브 정리'를 단행한다면, 그 사람이 둘이 되고 셋이 된다면! 죽음을 준비하는 데 있어 유산을 배분하고, 버킷리스트를 하나씩 도장깨기하고, 빚을 갚고, 미안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인사를 전하고. 그런 일련의 일들과 나란하게, '스무스'하게 저절로 이렇게 자기 기록을 정리하는 일을 자꾸 해나간다면, 우리 기록전문가들이 활동하는 또 다른 시장이 열릴 수도 있을 겁니다.

 

 

뒤스태드닝döstädning, 죽음을 핑계로 이루어내는 극단의 개인아카이브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고, 스웨덴에는 '죽음정리'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뒤(dö)'는 뒤졌다의 뒤(농담입니다^^) 죽음을 뜻하고, '스테드닝(städning)'은 청소, 정리를 뜻합니다. 곧 '죽음의 정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스웨덴 작가 마르가레다 망누손이 2017년에 펴낸  <스웨덴식 죽음 정리의 부드러운 기술>라는 책에서 이 개념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The Gentle Art of Swedish Death Cleaning: How to Free Yourself and Your Family from a Lifetime of Clutter스웨덴식 죽음 정리의 부드러운 기술: 평생의 잡동사니로부터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
The Gentle Art of Swedish Death Cleaning:
How to Free Yourself and Your Family from a Lifetime of Clutter
스웨덴식 죽음 정리의 부드러운 기술:
평생의 잡동사니로부터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
한국에서는 2017년 <내가 내일 죽는다면>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바 있습니다.(한국 제목이 어쩐지 아쉬워서 굳이 영문판을 먼저 소개해 봅니다.)
한국에서는 2017년 <내가 내일 죽는다면>이라는 이름으로 출간된 바 있습니다.
(한국 제목이 어쩐지 아쉬워서 굳이 영문판을 먼저 소개해 봅니다.)

작가 망누손은 이 책을 쓸 당시 다섯 아이의 어머니이자 80대 할머니였습니다. 이 책에서 자기 경험을 유머러스하게 들려주는데, 핵심은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내 물건을 스스로 정리해 두자. 내가 죽고 난 뒤 남겨진 사람들이 그 짐을 떠안지 않도록!" 입니다. 그러니까 죽음정리는 "당신이 아끼는 이들을 위한 사랑의 행위"라고 말하고 있는 거지요.

이렇게 사전에 죽음정리하는 데는 작지만 중요한 원칙이 몇 가지 있습니다.

뒤스태드닝의 주요 원칙상세 내용 및 효과
감정적 거리두기린넨이나 도구처럼 감정이 섞이지 않은 물건부터 시작하여 가속도를 붙임
나만의 상자 (Personal Box)본인에게만 소중한 기록물을 따로 모아 유족의 폐기 부담을 경감함
살아있는 동안의 기부의미 있는 물건을 생전에 선물하여 서사를 직접 전달하고 감사를 나눔
비밀의 파기사후에 발견되어 오해를 살 만한 사적 기록물을 스스로 파쇄함

공감이 되시나요? ㅎ

비단 스웨덴에만 이런 개념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종활終活(슈가츠)'이라고 해서 인생의 마무리를 준비하는 활동을 이르는 말이 있습니다. 법적인 유언장보다 더 부드러운 형태의 '엔딩노트'를 쓰는 것이 그 핵심입니다. 엔딩노트에는 보통 유사시에 자기 자신에게 해주면 좋겠는 의료지침, 장례!희망사항, 소중한 이들에게 전하는 메시지 등이 담깁니다. 민폐 끼치기를 극도로 두려워하는 일본인들에게 이 엔딩노트는 한 사람이 죽는 순간까지도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수행하는 기록적 장치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또 독일에서는 생전에 자기 유산과 기록물을 정리하는 '생전유산정리(Nachlass zu Lebzeiten)'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독일 출신의 저널리스트이자 망명 지식인이었던 빌리 샤버(Will Schaber, 1905-1996)는 이 생전유산정리의 모범사례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는 자기 기록을 사는 동안 미리 분류체계를 만들어 정리해 두었고, 이를 기증받은 독일 도르트문트 시립 신문연구소(Institut für Zeitungsforschung der Stadt Dortmund)는 그 분류체계를 최대한 존중한 상태로 보존하고 있습니다.

(빌리 샤버에 대한 이야기는 죽음아카이브의 다음 편에서 좀 더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웃으면서+나의+죽음을+말하고+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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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의 삶과 기록, 죽음은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미 담뿍 깨달은 이들은 물론 삶과 죽음 사이에 기록 따위를 집어넣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깨달음의 상부구조를 견고히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록을 집어넣지 않는 행위'라는 하부구조의 실천이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기록전문가인 우리의 할 일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썬데이아카이브에서 본격적으로 친구들과 '웃으면서 죽음을 말하고 싶었어'라는 죽음 이야기 자리를 이어 오고 있습니다. (사실 2020년 즈음에 더 많은 친구들과 더 넓은 지역에서 모여 '삶도 빛나라 죽음도 빛나라'라는 모임을 통해 이런 일들을 도모해 보았지만, 실패했습니다. 너무 앞서갔던 것 같습니다. 하하하)

지난해에는 '웃으면서'와 '죽음'과 살아 있을 때 그걸 '말한다고?'의 조합만으로도 많은 이들이 반색을 하며 반겨주었습니다. 풍성하고 긴밀한 이야기 자리가 주는 기쁨이 컸습니다.

올해도 그 자리를 이어가 봅니다. 이제는 웃으면서 '나의' 죽음을 말해 보려고 합니다.

그 누군가가 아닌 '나의' 죽음을 이야기하면서 어떤 여정을 통과하게 될지 '나도 죽을 지도'를 함께 그려보려고 합니다. 아주 종합적인 이야기가 되겠지만, 아키비스트로서 저는 생전의 기록정리의 가능성과 효용감을 느끼는 자리가 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기록전문가인 여러분들이 많이 와주시면 좋겠습니다.

4월 25일 토요일 10시에,

연옥(삶과 죽음의 중간지대)이라는 뜻을 가진 멋진 바, 림보에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2026.04.26. 10:00 @LIMBO
2026.04.26. 10:00 @LIM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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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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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줍줍의 프로필 이미지

    줍줍

    0
    10일 전

    죽음과 기록의 관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글이었습니다. 기록이라함은 대개 남기는 것(有)일텐데-죽음은 그 반대이니까요(無). 다양한 죽음과 관련한 기록을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도 읽어봐야겠네요. <웃으면서 죽음을 말하고 싶었어>는 텀블벅에 보고 후원도 했었었는데..! 기록인도 함께 했었다니 더더욱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ㄴ 답글
  • 일단저장의 프로필 이미지

    일단저장

    0
    9일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 archivist의 프로필 이미지

    archivist

    0
    9일 전

    자신의 기록과 소장물을 소홀히 했거나 홀대했다는 것을 일깨워 준 고마운 글입니다. 나이가 들고 주변의 사람들을 떠나보내는 일이 많아지다보니 내가 떠날 때 무엇을 어떻게 남기고 버릴 것인가를 생각할 기회가 많아졌습니다. 잘 남긴분의 이야기와 잘 정리(그리고 폐기)하라는 조언의 소개가 마음에 진하게 와닿습니다. 잘 실천할 날이 곧 오겠지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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