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6일, 제가 속한 스터디 모임인 아키위키에서 <세가지 안부, 기록의 안부>라는 행사를 진행했어요. 이 행사는 4.16참사 10주기를 기리며 제작된 다큐멘터리 <세가지 안부>를 보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였어요.
지난번에 ‘기록과 사회’를 통해 초대장도 함께 보내었었는데, 다들 받아보셨죠?
<세가지 안부, 기록의 안부> 행사를 기획한 아키위키는 가끔 아키비스트 캠프나 기록인 대회에서 우리의 경험을 나누는 작고 느슨한 기록학 스터디 모임이에요. '올해는 조금 더 열심히 활동을 해보자!'라고 해서 인스타그램도 다시 재정비하여 운영 중이구요. 또 한 친구의 제안으로 이렇게 ‘공동체 상영’이라는 제법 큰 행사를 기획하게 된 것이죠.
처음 행사를 기획할 때에는 기록학계 사람들만 타겟으로 행사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우연한 기회로 월간문헌정보를 알게 되어 함께 행사를 꾸리게 되었어요. 기획단계에서부터 행사의 취지와 방향을 함께 논의하고 의미를 쌓아가며 열심히 준비했어요. 덕분에 더 많은 영역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 정말 좋았답니다.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에서 '한국기록전문가협회'의 후원이 없었더라면 사실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몰라요. 세-상에! 생각보다 지출비용이 만만치않더라구요! 저희가 행사를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협회에게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드려요(-_-)
공동체 상영 당일, 저희는 미리 모여 행사 진행 방식을 다시 한 번 이야기하고 점검했어요. 함께해주신 많은 분들 중, 익숙한 얼굴도 있고 또 처음 보는 분들도 많이 계셨어요. 그런데 한 분이 이 <기록과 사회> 뉴스레터를 보고 오셨다고 해주시는거에요! ‘열심히 홍보한 보람이 있구나!’ 싶어서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저는 오랜만에 사회를 봤는데요, 오랜만에 마이크를 잡으니 정말 너무 많이 떨리더라구요.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제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사회를 잘 보는 한 선배님을 생각하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습니다. 마지막엔 결국 사투리 폭팔하며 사회를 봐버렸지만요🤦
행사는 1부 <세가지 안부> 상영과 2부 <세가지 안부, 기록의 안부>로 나뉘어 진행되었어요. 1부는 기자의, 부모의, 친구의 안부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를 관람하였다면 2부에서는 지난 10년간 나는, 우리는 어땠는지 서로의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였죠.
처음 행사를 기획할 때, 2부에서 사람들이 너무 할 말이 없거나 일찍 끝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을 정말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게도 55분의 시간은 눈 깜빡할 사이에 지나가더라구요.
총괄과 사회를 제외한 모든 주최측이 각 조에 들어가서 함께 토론을 했는데요, 너무 재미있어보여서 조금은 샘이 났어요. 다양한 분야 종사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저도 함께 듣고 싶었다구요~ 아무래도 다음에 또 행사를 기획하게 되면 저도 사회자 말고 일반 진행자를 해야겠어요.
그거 아세요? 행사의 꽃말은.. 뒷풀이라는 것🫶
저는 맛있는 술과 음식과 함께하는 많은 이야기를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자꾸 사람들이 저를 외향형 인간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정말 오해입니다🤦
지금 저는 기록업무를 하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전공자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고민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정말 소중해요. 그런데 이런 교류에 대한 갈증은 기록인이라면 누구나, 언제나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해요.
개인적으로 이번 <세가지 안부, 기록의 안부> 행사를 통해 외로움과 갈증을 조금 해소하게 되었어요. 이제 저는 7월 5일~6일에 진행되는 아키비스트 캠프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갈 수 있을지 미지수이긴 하지만 기록인을 잔뜩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 놓치면 너무 아쉬우니까요!
행사를 기획하는 일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느꼈지만 그래도 이런 기록인들이, 또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더 자주 모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또 함께 힘을 얻어갈 수 있는 더 많은 공간을 고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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