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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비스트, 기록에서 유물로 : 다른 듯 같은 길

전쟁기념관, 2025년 제2차 유물구입 공고(~ 9. 20.)

2025.09.01 | 조회 8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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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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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과 사회

기록에 대한 모든 이야기

1. 들어가며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전쟁기념관(이하 기념관)에서 학예연구사 겸 아키비스트로 일해 온 지 어느덧 6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기념관 기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일로 시작해, 국내 최초로 '한국전쟁(Korean War)'을 주제로 한 전문 아카이브 조직을 구성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습니다. 더 나아가,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아카이브 센터(복합문화공간)를 조성하며, 기록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여러 콘텐츠 사업에도 힘썼습니다. 돌아보면 모든 과정이 기록의 가치를 확장하고, 그것을 함께 공유하려는 노력들이었습니다.

참전용사 구술채록 사업(2021년)
참전용사 구술채록 사업(2021년)
전쟁기념관 6·25전쟁 아카이브센터 전문자료실 개관(2022년)
전쟁기념관 6·25전쟁 아카이브센터 전문자료실 개관(2022년)
전쟁기념관 6·25전쟁 아카이브 관리시스템(K-AMS) 자체 개발(2023년)
전쟁기념관 6·25전쟁 아카이브 관리시스템(K-AMS) 자체 개발(2023년)
6·25전쟁 관련 아카이브 국외자료 수집(2024년)
6·25전쟁 관련 아카이브 국외자료 수집(2024년)

 

2. 새로운 업무를 시작하다 : 다른 듯 같은 길

전쟁기념관은전쟁기념사업회법에 따라 운영되는 전쟁·군사 종합박물관으로, 추모의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1994년 개관 이후 30여 년 동안 기념관은 유물을 기반으로 한 전시와 연구, 교육을 꾸준히 이어오며 박물관의 전통적 사명을 이어왔습니다.

올해 7, 저는 기록과 정보를 다루던 자리에서 유물(소장품 또는 문화유산)을 담당하는 부서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유물 획득국가문화유산 등재라는 새로운 업무를 맡아, 기록에서 유물로 이어지는 또 다른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기록과 유물은 겉으로 보기엔 다른 세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같은 목표를 향한 두 갈래 길이라는 사실을 경험하고, 좌충우돌하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료를 바라보는 우선 가치와 유형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결국 두 업무 모두, 전쟁기념관의 정체성을 설명하고, 우리의 전쟁사 기억을 보존하기 위한 보관소 역할임은 분명하기 때문이죠.

 

3. 첫번째 사업,  [전쟁기념관 유물 구입 공고(진행중)]

첨부 이미지

현재, 제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 사업은2025년 제2차 유물 구입 공고입니다. 이 사업은 개인이나 단체가 보관해 온 전쟁·군사 관련 자료를 공개 모집하여, 심사와 평가를 거쳐 기념관이 소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올해는 6·25전쟁 발발 75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은 6·25전쟁 관련 유물을 중점적으로 수집하는 방향을 우선적으로 설정했습니다. 무엇보다 기존과 달리, 이번에는 보다 구체적인 구입 컨셉을 마련했습니다


"공식적(official), 사회적(social), 개인적(personal), 문화적(cultural)"

전쟁을 둘러싼 총체적 기억을 복원하고자 하였습니다.


따라서 이번 유물 구입은 전쟁의 중심에서 빛나던 이야기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던 주변의 자료를 모으는데 초점을 두었습니다. 예컨대, '국제전의 성격을 보여주는 다양한 참전국의 자료', '파괴의 현장에서 창조적 희망을 일궈낸 예술과 재건·원조 자료', '전쟁 경험을 다층적으로 드러내는 개인의 기록' 등이 그 대상입니다. 

이러한 수집을 통해 한국전쟁 시기의 자료와 경험을 보다 다양하고 촘촘하게 복원하는 일을 이번 사업의 최우선 과제로 두고자 했습니다.


** 구입공고 대상

  • 유엔참전국(아시아·아프리카권) 자료
  • 전쟁과 예술(미술, 문학, 공연, 기념 등) 자료
  • 전쟁 피해·재건·원조 관련 자료
  • 첨전자 및 관련자 개인의 자필 및 증언 자료
  • 전투병과 외 특수병과(병참, 보급, 정보, 통신, 정훈, 군종, 군악 등) 관련 자료

4. 결국, 하나의 목표 : 아키비스트의 역할 확대

돌아보면 제가 걸어온 길은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며, 그 맥락을 해석하는 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기록을 정리하고 관리하는 전통적 아카이브의 영역에서 출발했고, 지금은 유물을 수집하고 국가유산으로 등재하는 업무를 맡으며 기록과 유물이라는 두 갈래 길을 함께 걷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서로 다른 일처럼 보이지만, 사실 두 업무는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습니다. 기록과 유물은 모두 과거를 증언하는 매개체이며, 미래 세대가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토대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아키비스트의 역할은 더 이상 문서와 기록물 관리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이제는 유물도 기록의 또 다른 언어로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맥락을 찾아내고 사회적 의미로 확장하는 자리까지 나아가고 있습니다. 기록에서 유물로, 그리고 다시 그 둘을 잇는 길 위에서 저는 아키비스트의 역할이 얼마나 넓고 깊게 확장될 수 있는지를 매일 새롭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 모든 과정은 하나의 목표로 모입니다. 기록과 유물, 주류와 비주류, 중심과 주변의 경험까지도 함께 담아 ‘한국전쟁 자료의 집대성(Comprehensive Collection)을 완성하는 것. 이것이 지금 제가 맡은 일이며, 아키비스트로서 확장된 제 역할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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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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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우리의 프로필 이미지

    로우리

    1
    3 month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 ArchMuse의 프로필 이미지

    ArchMuse

    0
    3 months 전

    보이지 않네요.

    ㄴ 답글
  • rEdbEaN의 프로필 이미지

    rEdbEaN

    0
    3 months 전

    아카이브의 기록과 박물관의 유물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있는 기관도 아카이브와 박물관이 통합될 예정인데, 박물관에 등록되어 있는 박물관자료와 아카이브에 등록되어 있는 기록물의 성격이 사실상 같거든요. 전쟁기념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관리하시나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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