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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되지 못한 이들의 목소리를 기록해야하는 이유

공공기관 1인 기록연구사의 목표(계획) 공유하기

2026.05.12 | 조회 5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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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푸푸

"지금 우리에게 올림픽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

1. 서울 올림픽

  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아니다. 그러나 매체 속에서 재현된 서울올림픽은 '손에 손잡고' 노래가 울려 퍼지고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가 하늘을 나는 성공적인 국가 이벤트로 기억된다. 당시 올림픽은 국가의 선진국 이미지를 결정짓는 시험대로 여겨졌고, 사회 전반의 역량은 올림픽 준비에 집중되었다. 다큐멘터리 속 "지금 우리에게 올림픽보다 중요한 게 있어요?"라는 시민의 인터뷰는 당시 국가 전반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서울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도로가 개통되고, 대형 경기장이 건설되는 등 사회문화 분야의 '선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시대적 과제로 제시되었다. 올림픽은 단순한 국제 스포츠 행사를 넘어 국가 발전과 근대화의 상징으로서, 온 국민이 한마음으로 성공시켜야만 했다.

  *다큐멘터리 : kbs스포츠, [88/18 서울올림픽 30주년 특집 다큐멘터리], 2018.9.28, https://youtu.be/cS-MZlwLqYQ?si=VmCPGflyeZ7fOTcE.





한국정책방송원, <

88서울올림픽 대회 개막식 리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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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영상역사관, https://www.ehistory.go.kr/search, (

촬영일 1988.9.8.

/접속일 2026.5.9. )  
한국정책방송원, < 88서울올림픽 대회 개막식 리허설 >, E영상역사관, https://www.ehistory.go.kr/search, ( 촬영일 1988.9.8. /접속일 2026.5.9. )  
  한국정책방송원, < 

88 서울올림픽대회 성화 서울 도착

 >, E영상역사관, https://www.ehistory.go.kr/search, ( 촬영일 1988.9.16./접속일 2026.5.9. )  
  한국정책방송원, < 88 서울올림픽대회 성화 서울 도착 >, E영상역사관, https://www.ehistory.go.kr/search, ( 촬영일 1988.9.16./접속일 2026.5.9. )  

2. 상계동 올림픽

  1980년대 후반,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서울 전역에서는 대대적인 도시 정비 사업이 실시되었다. 상계동 일대 역시 '서울올림픽에 오는 외국 손님들에게 가난한 서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논리 아래, 도시 미관 개선 및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었다. 재개발을 위한 철거가 결정되면서 주민들은 강제 이주를 강요받았고,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결국 그들의 공간은 전부 사라졌다. 심지어 40세대, 200여 명이 머물던 임시 거주지조차 올림픽 성화 봉송 구간에서 보인다는 이유로 다시 철거되었다. 당시 한 주민의 "가난한 사람을 완전히 소외시키는 국가적 결정이었다."라는 인터뷰는 폭력적인 국가 권력의 모습을 보여준다. 화려한 올림픽의 이면에는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삶과 상처가 존재하고 있었다.

 

김동원, <상계동 올림픽>(1988). 자료 및 사진 제공: 한국영상자료원(KMDb) 온라인 아카이브.
  김동원, <상계동 올림픽>(1988). 자료 및 사진 제공: 한국영상자료원(KMDb) 온라인 아카이브.
  김동원, <상계동 올림픽>(1988). 자료 및 사진 제공: 한국영상자료원(KMDb) 온라인 아카이브.  
  김동원, <상계동 올림픽>(1988). 자료 및 사진 제공: 한국영상자료원(KMDb) 온라인 아카이브.  

3. 문화기관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문화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국가적 사업도 활발히 추진되었다. 건축과 전시 등 문화 전반에서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시설들이 반드시 서울올림픽 개최 이전에 개관되어야만 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그 결과 대표적으로 예술의 전당(1988), 국립현대미술관(1986), 독립기념관(1987) 등이 개관하였다.

  그 중 독립기념관은 1987년 광복절 당시 대통령이 "이 기념관이야말로 번영과 통일의, 우리 민족 사상 처음으로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정성 어린 성금으로 건립된 겨레의 전당입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국민 참여를 내세운 국가적 프로젝트였다. 실제로 독립기념관은 국민성금 493억을 모아 건립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성금으로 세워진 기관은 지난해 여러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민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접한 뉴스는 또 다른 사실을 보여주었다. 독립기념관 건립 당시 목천읍 주민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한 채 삶의 터전을 떠나야 했다는 점이었다.

  독립운동의 상징적 공간을 만들기 위해 자신의 고향을 내어주어야 했던 사람들. 그 존재를 인식하게 된 순간, 필자는 국가적 상징과 공공의 기억 뒤편에는 기록되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 있었다는 사실에 직면하였다.

4. 기록의 역할

  비판이론의 관점에서 기록은 권력관계에서 생산되어 살아남은 결과물이다. 그렇기에 현재 남아있는 기록의 의미와 가치를 탐구하는 것만큼이나, 무엇이 기록되지 못했는지를 질문하는 일 또한 중요하다.

  기록학은 단지 눈앞에 존재하는 기록을 관리하는 학문이 아닌, 기록 이면에 존재했던 사람들과 그 목소리를 발견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사회구조와 권력 속에서 탄생한 기록을 바라보며, 그 과정에서 존재하였으나 침묵 당하고 배제된 사람들은 누구였는지 고민해야 한다.

  최근 기록학계에서는 민간기록물 아카이브, 참여형 아카이브 등 시민이 주체가 되거나, 시민과 함께 만드는 아카이브가 많다. 공공기관의 기록연구사로 일하면서 그동안은 이러한 흐름을 직접적으로는 체감하지 못했지만, 이번 고민을 통해 한가지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공공기관의 기록연구사로서, 공공기록을 관리하는 것뿐만 아니라, 기관과 함께한 이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기록하는 일 역시 공공기관이 함께 고민해야 할 역할이라는 점이다. 아직 뚜렷한 실천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공공기록 이면에 존재했던 사람들의 목소리에도 관심을 갖고 작은 기록화의 시도들을 해보고자 한다.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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