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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젠킨슨 경의 불편부당성은 필자에게는 기록관리를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의 근간이 되었다. 편견과 고정관점 없이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지라도 최대한 본질을 이해하고자 한다.
필자는 기록관리 제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하여 국내를 넘어 우리가 기록관리 선진국으로 누구나 생각하는 나라인 영국, 프랑스, 미국, 독일과 인접국인 일본의 아카이브를 그간 20개 기관 이상 방문 하였다. 우리가 한국이라는 제도를 넘어 좀 더 객관적으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도록 그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연재가 이어지는 동안에도 방문기관은 더 늘어날지 모른다)
아카이브는 시설과 기능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과제로는 입지선정이 중요하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를 ‘아카이브 임장기’로 명명해 보았다. 그 시작을 어느 기관으로 정할지 장고 끝에 가장 모범이 된다고 생각하는 영국의 The National Aarchivse를 선택하였다.
이제 런던으로 날아가 보도록 하겠다.


TNA의 위치는 런던 버킹엄궁전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광역자치단체급인 그레이터 런던(서울 면적의 2.5배)의 32개구 중 외곽지역인 리치먼드구의 큐(Kew)라는 지역 소재이다. 한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공항인 런던 히드로 공항과 런던 중심부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다. 공항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운전이 험하거나, 살짝 불친절 할 수도 있다.)

큐 지역은 고급 주거지, 세계문화유산인 왕립 식물원 ‘큐 가든’, 풍부한 녹지가 있는 지역으로 거주민의 특징은 런던 상류층, 가족 단위 고주지, 예술가나 문인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거주민 특징은 퍼플렉시티 조사결과)

큐 지역 내에서도 주차장과 집의 크기가 거리별로 제각가 차이는 있지만 부유하고 안전한 도시의 이미지가 강하다. 상류층이 선호하는 고급 마트인 막스 앤 스펜서가 있는 부유한 마을이다.

TNA는 템즈강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다. 범람이 걱정되는 위치이지만, 영국인들이 충분히 숙고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TNA를 가는길, 그리고 주변을 돌아 다녔을 때 TNA를 안내하는 다양한 안내판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TNA에 도착하면 호수를 끼고 있는, 생소한 건축양식의 멋진 건축물을 만날 수 있다. 건축물 앞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공간이 잘 마련되어 있다.




NA는 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아침 9시부터 입장이 가능하다. 9시 전부터로 사람들이 삼삼오오 입장하기 시작했다. 가벼운 보안검색과 방문목적 확인을 거친 뒤 입장할 수 있다. 1층은 카페(라운지), 전시실, 기념품샵, 클로크룸으로 구성 되어 있다.

TNA의 각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클로크룸에 가방을 맡기는 것에서 시작한다. 전시실도 가방을 들고는 입장할 수 없었다.

전시실은 MI5(영국 국내보안정보국)를 주제로 전시 중이었다.



전시실의 공간구분을 파티션이 아닌 고정식 서가와 문서보존상자를 활용해 대체한 것이 인상 깊었다. 아카이브에서의 전시라는 정체성을 잘 살린 것 같았다. 전시실 내부는 업무공간을 재현하고, 활동복을 입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각 종 문서, 사진, 박물류 같은 원본 전시 외에도 수화기를 통해 음성을 들을 수도 있고, 관련 영상을 상영하기도 하였다.


2층부터는 열람실이 운영 되고 있다. 올라가는 계단에도 여러 기록이 전시 되어 있다.

2층 열람실은 가벼운 전시공간, 기록열람실, 도서실, 휴게공간 등으로 구성 되어 있다. 우선 중앙의 전시공간에는 역대 총리의 명패가 있는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처칠 경의 자리에는 중절모가 있어서 금방 확인이 가능 했다.


열람실의 오른쪽은 도서관 공간이 있었다. 수십년된 역사서나 여러 책들을 읽을 수 있다.


창가에는 호수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테이블이 있고, 여러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기록물 열람실은 회원 등록 후 입장이 가능한데, 회원 등록을 단계 중 약 5분 가량 기록물(기록물철, 도서류, 사진류) 취급 시 주의사항에 대한 영상을 의무적으로 시청하여야 했다. 다만, 주소가 기재된 신분증이 있어야 회원 등록이 가능하여서 회원등록은 실패하였다. 기록물 열람실 안쪽은 보안요원이 촬영을 금지하고 있어서 사진으로 남길 수는 없었다. 3층은 지도 열람실이나, 2층에서 회원 등록을 한 사람만 출입이 가능하여 다시 1층으로 이동 하였다.

굿즈가 잘 되어 있었다. 영국은 다른 박물관이나 갤러리에서도 굿즈가 잘 되어 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 중 비슷한 품목은 가격도 비슷했다. 그리고 기부함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다른 모습이다.


10시를 넘긴 시간부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이를 대상으로 하는 가족단위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었다. TNA가 그레이터 런던의 중심부가 아닌 외곽지역에 있어서 방문 전에는 사람이 별도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국가기록원 성남분원을 생각 했었다. 배후 지역의 인구가 많아야 기록보존소를 이용하는 사람도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 동안 방문했던 그 어떤 기록보존소보다 많은 사람이 있었다. 다양한 연령대와 성별이 고루 섞여 있었다. 꼭 기록을 열람하기 위한 목적만이 아니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일상의 공간처럼 시간을 보내는 모습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물론 직접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것은 아니기에 다들 어디에서 온 것인지, 지역주민인지 여부를 정확히 확인 할 수는 없었지만, 아이들과 함께하는 사람들은 가까운 지역 주민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기록원이 주민의 생활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입장이기에 그 동안 바라던 아카이브의 모습이 구현 되어 있어서 너무나 좋은 경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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줍줍
구글맵 사진으로만 봤었던 아카이브를 이렇게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홈페이지에 디지털 컬렉션으로 전시되어 있는 MI5도 오프라인에서 저렇게 전시하고 있군요!(흥미진진)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점도 문화기관으로서 운영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아카이브 탐험가
재밌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TNA는 그 동안 방문했던 아카이브 중 비교적 최근 방문이었어요. 그 동안 이용자가 많이 있는 아카이브가 잘 없었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는데, TNA는 아카이브의 가능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습니다. 영, 미, 독의 지방정부 아카이브와 일본의 지방공공단체 아카이브를 소개하는 편에서는 인구, 면적, 법제, 행정조직 등 좀더 다양한 분석을 포함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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