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을 파도타듯

들어가며: 서핑의 진짜 매력은 겨울서핑 🏄🏻‍♀️

"겨울에도 서핑을 할 수 있나요?"

서핑 3년 차인 제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놀랍게도 답은 'Yes'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파도만 좋다면 계절에 상관없이 서핑을 즐길 수 있습니다.

첫 서핑과의 만남은 한겨울 제주 여행에서였습니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한겨울, 제주 월정리 해변에서 처음 서핑과 마주쳤습니다. 얼음장 같은 바다를 가르며 파도를 타는 서퍼들의 모습이 낯설면서도 매력적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매력이 있기에, 이 추위 속에서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즐길 수 있을까?'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책 두 권과 드라마 한 편을 통해 서핑이 가진 특별한 매력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 오늘의 책 1 『덕다이브』 & 📺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덕다이브』의 주인공 태경은 일상을 뒤로 하고 발리로 떠나 서핑 강사로 일을 합니다. 태경이 일하는 서핑샵에 찾아온 인플루언서 ‘민다’와의 만남을 통해, 태경이 이전의 삶을 뒤로 하고 발리로 떠나게 된 이유와 두 사람의 얽힌 과거가 펼쳐집니다.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의 주인공 이은오(배우 김지원)는 돌연 양양으로 떠나 ‘윤선아’라는 이름으로 살아갑니다. ‘윤선아’는 평소 이은오라면 하지 않았을 옷을 입고 행동을 하며 다른 사람이 됩니다. 평소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던 그녀는 박재원(지창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핑을 통해 관계가 깊어집니다. 하지만 갑자기 그녀는 다시 이은오로서 도시로 돌아옵니다. 이은오가 ‘윤선아’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선택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서핑을 할 때, 파도를 기다리면서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확인해야 합니다. 조류에 휩쓸려 엉뚱한 곳으로 떠내려갈 수 있기 때문이죠. 마치 이 작품들의 등장인물처럼, 우리도 삶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 오늘의 책 2 『아무튼, 서핑』

아직은 서핑을 시도하기 어렵게 느껴지나요? 이 책의 저자는 우연한 기회에 서핑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부터, 서핑에 푹 빠져든 자신의 여정을 진솔하게 들려줍니다. 처음 서핑을 시작하는 방법, 입문자가 알아야 할 다음 단계들, 웻슈트 선택법, 보드의 종류까지 상세한 정보를 경험담과 함께 풀어냅니다. 특히 서핑이 주는 즐거움과 두려움, 그리고 그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계속하게 되는 이유, '살아있음'을 온전히 느끼게 해주는 서핑만의 매력을 섬세하게 담아냅니다.

🛹 나가며: 내 몸과 정신을 보드 삼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 서핑. 당시 송민 해설위원의 열정적인 해설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초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된 이탈로 페레이라 선수는 어린 시절 브라질 빈민가에서 아이스박스 뚜껑을 보드 삼아 파도와 놀던 소년이었습니다. 그의 이야기는 주어진 환경에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꿈을 이뤄낼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합니다.

바다 한가운데에서 서핑 보드에 앉아 수평선을 바라보면, 드넓은 하늘과 바다 사이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 순간 일상의 고민들은 잊히고, 겸손한 마음과 함께 평온함이 찾아옵니다.

서핑에 정답이란 없습니다. 각자에게 맞는 자세와 보드를 찾아나가며 자신에게 맞는 파도가 오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바다로 고꾸라질 것 같은 두려움을 이겨내고, 파도와 속도를 맟춰 마침내 그 위에 섰을 때의 짜릿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요?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가진 몸과 정신을 보드 삼아 각자의 방식으로 삶이라는 파도를 타면 그뿐입니다.

✍️ 작성자: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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