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유아 대상 조기 사교육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4세 고시’는 만 2~3세의 유아가 유명 영어유치원에 입학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이고, ‘7세 고시’는 만 5~6세 아동이 초등학교 입학 전 유명 학원에 들어가기 위해 보는 레벨 테스트를 일컫는다.
경쟁이 만연한 사회 속 부모는 자신의 아이가 뒤처져서는 안된다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주변에서 또래 아이가 영어 단어를 줄줄 외우고, 옆집 아이가 유치원 면접을 준비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불안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우리 아이는 아직 놀 때”라며 버티던 부모들도, 어느 순간 조바심에 학원 문을 두드리게 된다.
결국 남들보다 앞서기 위해 시작한 조기 교육은 ‘다른 애들도 하는데 우리 아이만 안할 수 없지’라는 불안의 경쟁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만 2~3세, 만 5~6세의 아이들은 언어, 운동, 사회성 등 기초적인 발달을 형성하는 단계로, 또래와의 놀이와 상호작용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고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운다.
즉 이 시기의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 있어 기초가 되어주기 때문에 인지적, 정서적으로 바르게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러한 발달적 특성을 무시한 조기 사교육이 아이들에게 정서적, 신체적으로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가톨릭대학교 심리학과 박 모 교수는 “7세는 놀이를 통해 또래 관계를 배우고 창의력을 발달시켜야 할 시기다.
하지만 이 시기에 학습 스트레스를 강요하면 학업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기 교육에 의해 성취 경험을 강요받은 아이들은 자율성과 창의성보다는 ‘정답 맞히기’에 익숙해지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일찍부터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도 아이들의 학습에 있어 도전을 두려워하게 하는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학습 방식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이나 비판적인 사고력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학습이 즐거움이 아닌 부담으로 인식되면, 아이들은 학습 자체에 흥미를 잃게 된다.
조기 사교육이 아이를 위한 길이라고 믿는 사회 속에서 아이들은 고통받고 있다.
뒤처지지 않기 위해 시작한 경쟁, 과연 아이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 어른들의 만족을 위한 것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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