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오래 입지 않은 옷들을 정리했습니다.한때는 꽤 좋아했던 옷인데 몇 년째 옷장에서 꺼내지 않은 것들이 있더라고요. 버리려고 꺼내놓고도 몇 벌은 다시 걸어두었습니다.
사람 마음이 참 이상합니다.필요하지 않은 것과 필요하지 않게 된 것은 조금 다른가 봐요.
물건만 그런 것도 아니죠. 오래 만나지 않는 사람이 있고, 이제는 하지 않는 일이 있고, 예전만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분명 내 생활에서는 멀어졌는데 마음에서는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는 것들이요.
예전에는 그런 것들을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끝난 관계는 잊어야 하고, 지나간 일은 털어야 하고, 필요 없는 물건은 버려야 집이 깨끗해진다고요.
그런데 살다 보니 사람 마음은 집처럼 정리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아했던 것에는 좋아했던 시간이 붙어 있고, 오래된 물건에는 그때의 내가 조금 묻어 있습니다.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사람을 생각하다가도 그 사람과 함께했던 어느 날만큼은 여전히 좋은 기억일 수도 있고요.
꼭 다 버려야 다음으로 갈 수 있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옷장 안에 몇 벌쯤 입지 않는 옷이 있어도 사는 데 큰 지장이 없는 것처럼 마음에도 그런 자리가 조금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몇 벌은 버리고 몇 벌은 다시 걸어두었습니다.
아마 내년에도 입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거기 있어도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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