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마다 동네 뒷산인 성미산에 오르고 있어요. 정말 낮은 산이라서 금방 올라갔다 올 수 있거든요. 물론 다른 산과 연결되어 있어서 더 많이 가자면 갈 수도 있지만 매일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하기 위해서 적당히 오르고 내려옵니다. 자연에 둘러싸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여름이 가까워 오니 숲에서 내뿜는 생명력이 강하게 느껴져서 저도 살아갈 의지를 매번 가다듬게 됩니다. 산에 올라가면 꼭 인증샷을 하나씩 찍고 있어요. 인증 스탬프 느낌으로? 사진을 모아 놓으면 계절의 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 일단 출근은 했습니다
요즘은 조금씩 선순환의 트랙에 올라탔다는 느낌이 듭니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불안이 올라올 때는 '감사하다'고 되뇌이다 보니 자전거 페달을 밟는 힘에 가속도가 붙었다고 할까요?
이주일 전쯤 서강대 안에 있는 심리상담센터를 알게 되었거든요. 무료 TCI&MMPI 검사 행사 기간이 살짝 지나갔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신청을 해봤는데 선정이 되었어요. 오랜만에 대학교 캠퍼스에 가니 기분이 요상하더라구요. TCI 검사는 기절과 성격을 알아보는 검사인데, 예전에 했던 결과가 기억이 안 나서 다시 해보고 싶더라구요. (검사 결과지를 참여자에게 주지 않는 게 원칙인 것 같더라구요.)
이번에 결과에서 굉장히 의외였던 게 있는데요. 바로 사회적 민감성이 매우 낮은 것과 자율성이 별로 안 높은 거였어요. 사회적 민감성은 사회적 신호를 민감하게 파악하고 반응하는 성향을 알려주는 지표인데요, 전 제가 눈치가 빨라서 이 수치가 높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아서 놀랐습니다.
대신 후천적으로 사회적 연대감이 많이 다듬어진 편이라고 하더라구요. 사회적으로 어울려야 함을 머리로 이해하고 행동하는 뜻이라고 합니다. 원래는 다 꺼져, 내 맘대로 산다~ 독고다이~ 이런 유형인데 사회화가 돼서 적당히 교양있게 산다는 느낌...

또 한 가지 놀란 부분은 자율성입니다. 저는 스스로 자율성이 꽤 높은 편이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낮더라구요. 뭔가 자기 확신이 부족하고 결정적인 순간에 타인의 인정이나 권위에 기대는 경향이 있었는데 자율성 부분이 아직 부족해서 그랬던 게 아닌가 하고 혼자 생각했습니다.
TCI 검사를 하면 나의 타고난 기질을 인정하고 성격적으로 어떤 부분은 보완해가야겠다는 판단을 스스로 내릴 수 있어서 좋더라구요. 무엇보다 저는 어린 시절 나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면서 '그래서 그랬구나~'하고 내 기질을 편하게 받아들이는 시간이 좋았습니다.
나를 알아가는 일은 살아있는 동안에는 계속 해야 하는 일 같아요. 앞으로도 나를 잘 알고 나와 사이좋게 지내고 싶네요. (다른 사람이랑 잘 지내려 하기 전에 나 자신과 먼저 사이좋게!)
🥭 망고 작업실
1인 출판사의 리얼한 제작 및 생존 일지. 집필, 번역, 편집, 디자인, 유통, 마케팅 등 현재 무슨 일에 집중하고 있는지 생생하게 공유합니다. 망고는 뭐의 줄임말일까요? 맞추는 분에게 선물 드립니다!
정식 표지 시안을 만들기 전에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노트에 끄적이고 아이패드로 그려보고 합니다.

머릿속에 있던 게 손으로 그리면 애매해 보일 때가 있고, 낙서로는 그럴 듯했던 것이 아이패드로 그려보면 또 별로일 때가 있어요. 상상과 구현 사이에 간극이 있어서 최대한 많이 밖으로 꺼내보는 시기가 필요합니다.

제목: 3단 변신 만화칸 - 좀 정신이 없기도 하고, 만화로 오해받을 수 있어서 이 시안은 패스.

제목: CMY를 적절히 활용한 일러스트. 배경색이 약간 회색인 것은 표지종이를 매직컬러 우유색으로 염두에 뒀기 때문입니다. 이게 디지털 작업하면서 아날로그 질감이나 종이 두께까지 생각하려니 머리가 더 아프네요.
10년 뒤에 봐도 괜찮았으면 좋겠다는 기준까지 고려하다 보니 더 손이 안 움직입니다. 이럴 때는 역시 너무 잘하려고 하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일단 양적으로 이거저거 많이 그려보고 다시 추리려고요.
텀블벅 오픈이 늦어질 것 같아 초조하긴 하지만 그래도 표지는 어느 정도 정해지는 게 펀딩 전달력이 훨씬 높을 것 같아요. 그렇죠?
✨ 책덕의 요술 주머니
글이 잘 안 써지거나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땐 역시 종이에 쓰기를 추천합니다. 줄에 맞춰서 쓰지 않고 종이의 공백을 충분히 활용하면 좋아요. 단어 간의 거리가 내 머릿속에서의 생각 간격을 그대로 드러내 주기도 하거든요.
이왕이면 큰 종이를 꺼내서 자유롭게 생각을 쏟아내 보세요. 마치 장난감 블록을 바닥에 쏟는 것처럼요. 그리고 함께 생각할 것들을 묶어주고 불필요한 건 버리거나 미루고 진짜 중요한 것부터 우선순위를 매겨서 어딘가에 다시 정리해서 기록하면 좋습니다. 저는 보통 에버노트에 다시 적곤 해요.

오늘 뉴스레터는 어떠셨나요? 원래는 주말에 쓰고 월요일 예약 발송을 걸어두곤 하는데, 주말에 잠이 너무 쏟아져서 그냥 푹 쉬어버렸답니다. 쉰 만큼 오늘은 조금 더 시도하고 집에 가려구요. 책덕 뉴스레터가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나마 영감이 되어주길 바라면서.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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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ddolmani
퇴직금600만원으로 시작해 13년째살아남은..이라는 표현이 심금을 울립니다. 표지디자인은 아니더라도 부제로 꼭 살려주셨으면!
책덕 뉴스레터
오 양똘님이 심금을 울린다고 하면 무조건 써야죠. 부제로 살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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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ngddolmani
망고는... 망해도 go?!
yangddolmani
망하는건 고민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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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밤
망해도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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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정
매번 대표님의 날것 같은 뉴스레터를 읽으며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특히 나 자신과 먼저 사이좋게 지내고 싶다는 문장에서 한참을 머물렀어요. 저도 작년, ‘나의 귀인은 언제 올까’ 간절했던 시절에 ‘네가 너의 귀인이 되어라’라는 말을 듣고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그날 이후 저도 저와 잘 지내보려 노력 중인데..뉴스 레터를 읽으며 대표님도 같은 방향으로 성장중이신거 같아 위안도 되네요.. 흑.. 응원합니다!
책덕 뉴스레터
그러게요. 간절히 바라는 그 사람이 결국 저였던 걸까요? 저도 연정님 글을 읽으면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성장하는 길에 있다는 말씀에 오늘도 위안을 얻네요. 오늘 하루도 잘 견뎌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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