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용도실에 혼자 있을 때 가끔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문앞에 나가서 밖을 보며 앉아 있곤 합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앉아 있다 보면 미간에 주름이 잡힙니다. 이럴 때를 위해 선글라스가 있는 건데... 저는 요즘 가방도 거의 들고 다니지 않거든요. 어제도 남대문에 점심 식사 약속이 있어 나가는데 오른쪽 주머니에 핸드폰, 왼쪽 주머니에 버스카드만 달랑 들고 나갔더니 반려인이 '멋있다!'고 해주었습니다. (진짜 멋있다는 거 맞나...?)
아무튼 짐을 들고 다니는 게 영 귀찮아서요. 아니면 외출을 지연시키는 이유를 한 가지라도 줄이고 싶어서인지도 모르겠네요. 가볍게 살고 싶습니다. 가볍게.
☕ 일단 출근은 했습니다
목요일에는 서강대에서 심리 상담을 받고 6호선 대흥역에서부터 경의선 숲길을 쭉 걸었어요. 반려인과 함께 딤섬을 먹고 커피도 마셨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사람들이 많았지만 잘 조성된 공원길을 걸으니 기분이 좋더라구요.
서울시에서 만든 손목닥터9988을 깔아 놓았는데 열어보니 18000보 넘게 걸었네요. 매일 8000보 넘게 걸으면 200포인트를 적립해 주거든요. 포인트는 서울페이로 사용할 수 있는데 아직 사용해보진 못 했습니다.

하루 8000보 걷는 게 왜 이리 힘든지... 아무래도 작업실이 걸어서 지천에 있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아요. 아침에 뒷산에 다녀와도 3천보 남짓이라 오후에도 걷는 습관을 좀 들여야겠어요.
생각이 많을 때는 작은 포스트잇에 메모를 남긴 다음 하나씩 확인하면서 버리고 머리에 꼭 새겨야 할 것만 남긴 다음 모니터 옆에 붙여둡니다. 요즘 모니터에 붙인 건 "OUTPUT"과 "인듀어런스"입니다.
인듀어런스는 남극 탐험가였던 어니스트 섀클턴이 배에 붙인 이름입니다. 몇 년 전에 피크닉에서 섀클턴의 모험에 관한 전시를 보았을 때 굉장히 인상적이라 계속 마음에 남아있던 이름이죠. 섀클턴은 남극 대륙 종단이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대원들을 모아 길을 떠났지만 실패했죠. 하지만 극한 상황에서 한 사람도 빠짐 없이 634일의 시간을 견디고 살아서 돌아왔습니다. 섀클턴의 도전이 '위대한 실패'라고 불리는 이유죠.
어쩌면 이때 전시를 본 후에 책덕 다용도실이라는 공간을 열었던 걸지도 모르겠어요. 뭔가 무의식 속에 나도 그런 모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일지도... 예상했던 대로 다용도실의 모험도 실패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저에 대해 몰랐던 것들을 새롭게 깨닫는 기회였기에 시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훗날 더 위대한 실패를 위한 초석이 될지도 모르지요.
🥭 망고 작업실
텀블벅에서 <이것도 출판이라고> 펀딩 페이지를 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텀블벅과의 인연이 꽤 긴데요. 2015년 크라우드 펀딩이라는 개념이 조금씩 소개되던 시절이었죠, 첫 책인 <미란다처럼>으로 펀딩을 열었습니다. 어떻게든 300만원을 채우겠다고 인터넷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홍보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텀블벅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어요. 만화/웹소설이나 전자책 펀딩이 주로 많이 열리고 대중적인 종이책 펀딩은 잘 안 하는 추세네요.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에서 북펀딩 코너를 운영하다 보니 그쪽에서 많이 열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전 텀블벅을 통해 후원자들과 쌓은 역사도 있고, 책 이외의 리워드도 제공하고 싶어서 이번에도 텀블벅을 통해 펀딩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텀블벅에서 펀딩을 꾸준히 했더니 '책임 심사' 대상자가 되었거든요. 심사 과정이 좀 빠릅니다. 일단 기본적인 정보를 입력하고 심사 요청을 해두었어요. 이제 언제든 펀딩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메일이 와서 보니 우수 창작자라며 광고 포인트를 30만원어치 넣어 줬더라구요.
조금 신나서 광고 센터에 들어갔는데 30만원으로만 진행할 수 있는 광고는 없더군요. 하하하... 30만원을 쓰려면 80만원을 더 써야 하는 시스템. 에라이...

펀딩 요금제도 기능에 따라 달라져서 아쉬웠는데 광고 제도도 좀 아쉬운 게 많네요.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기본 요금제를 택하면 프로젝트 공개 예정(알림 신청) 기능도 사용할 수 없더라구요.
요금제나 광고센터 기능이 있는 것 자체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운영 방향이 아쉽습니다. 좀 더 다양한 창작자가 골고루 소개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하는 게 장기적으로도 텀블벅에 좋다고 생각하는데, 운영측 입장에서는 뭐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거니까요.
펀딩을 오픈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텀블벅 후원자만을 위한 선물을 생각 중이거든요. 굳이 텀블벅을 통해 수고롭게 미리 후원해주는 사람들에게 정말 도움이 될 만한 게 뭐가 있을지 머리를 굴리는 중입니다.
책표지는 최종이라고 땅땅땅 정해진 건 아니지만 제목 타이포 디자인이 편집자의 통과 사인을 받았어요. 뉴스레터에서만 먼저 공유해 봅니다.


두 가지 배경색 중에 하나로 텀블벅 썸네일로 올리려고요. 어떤 게 마음에 드시나요?
그리고 13년 전부터 저와 함께해준 책덕이 캐릭터로 뭔가 만들어볼까 했다가 괜히 쓰레기만 만드는 게 아닌가 싶어 망설이고 있어요. 혹시 책덕이 캐릭터로 만들면 좋겠다 싶은 선물 아이디어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책덕이는 망충하고 대책 없어 보이지만 고집세고 나름의 생각이 있는 캐릭터랍니다.

✨ 책덕의 요술 주머니
저처럼 멀티태스킹이 익숙한 분 있을까요? 저는 이것 저것 다양하게 건드려 보는 게 재밌더라구요. 한 가지만 죽어라 파는 건 너무 지겹고 힘듭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자신을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라고 생각했어요. 장인이 되는 것은 몇 번 환생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최근 사업을 살려낼 공부를 하다 보니 그동안 너무 이것저것 벌린 것이 문제 중 하나였구나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요.
뭐, 제가 직원이 많거나 외주를 줄 여력이 있었다면 이것저것 시도한 게 사업 실패의 원인이 아니겠지만 자본금 없이 몸뚱이 하나로 여러 가지를 하려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상황이 된 거죠.
아무튼 올해에는 딱 한 가지에만 집중을 하자는 마음으로 자꾸만 바깥으로 튀는 주의력을 한 가지에만 포커스를 맞추기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지금은 당연히 <이것도 출판이라고> 개정판에 모든 주의력을 돌리고 있지요. 글쓰기 동굴을 열거나 만화를 그리거나 책모임을 만들거나 외주 일을 하거나(이건 마침 들어오지 않기도 하네요), 아무튼 저는 플랜B를 좋아하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오직 한 가지 일에만 집중하려고 거의 허벅지를 찌르는 느낌으로 인내하고 있습니다. 허허-
딴짓을 안 하기 위해 핸드폰 배경 화면도 이렇게 바꾸어 놨어요.

오늘 요술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이소룡이 했다고 전해지는(정확치 않음) 말인데요.
"나는 10,000가지 발차기를 각각 한 번씩 연습한 사람보다, 1가지 발차기를 10,000번 연습한 사람이 더 무섭다고 생각한다."
무서운 사람이 될 거야, 어흥!
한 두 줄로 설명될 정도로 당연한 명언들이 즐비하지만 막상 실천하기 힘든 것은 왜일까요?
여러분이 요즘 집중하고 있는 '단 한 가지'는 무엇인가요? 혹은 요즘 저처럼 여러분 곁에 부적처럼 간직하고 있는 문장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혼자 걷는 길이 외롭지 않게 서로의 문장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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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블러드
파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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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나
파란 배경에 한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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