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자유일꾼 책덕입니다.
방금 책덕 다용도실에서 '삼구의 삼삼오오 기타 동아리' 첫 수업을 마쳤어요. 친구 림주에게 선물받은 기타를 봉인해뒀다가 오랜만에 다시 꺼내어 기타 줄을 좀 튕겨봤습니다. 역시 손가락이 너무 아프네요!
어차피 당장 홍대앞에 나가 버스킹 할 건 아니니 매일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튕겨 보면서 기타랑 친해져 보려고 합니다. 그럼 할머니 때는 'Knocking on heaven's door' 한 곡 정도는 부여 시골집 앞마당에서 캠프파이어(?) 하면서 칠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랜만에 '책덕 참견회'를 다시 엽니다. 2월 마지막 날에 열려고 하는데요. 이번 책덕 참견회에는 주제가 있습니다.
2월 책덕 참견회 "어제의 시도를 실패가 아닌 서사로 만드는 힘"
책덕 참견회는 혼자 일하는 자유일꾼들이 모여 서로의 시도를 나누고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한 번 더 시도할 힘을 기르는 모임입니다.
2월에 여는 책덕 참견회는 작년에 내가 시도한 것들이 무엇이 있었는지 떠올려 봅니다. '실패했다'거나 '별로였다'고 평가하고 창고로 집어넣기 전에 다시 한 번 잘 닦아서 들여다 봅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렇거든요. 많은 것을 시도하고 있지만 내가 생각했던 만큼 반응이 오지 않는다 싶으면 바로 버리고 또 뭔가 새로운 걸 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곤 해요.
그런데 가만히 시도해본 것들을 들여다보면 아직 꺼지지 않은 불씨를 지니고 있는 것들이 있어요. 금방 돌아선 내 뒷모습을 노려보며 '네가 날 건든 이유가 있을텐데?'라고 말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쓰다만 글
무언가를 만들다 만 재료
판매가 부진했던 책
그리다 만 그림
잔뜩 사놓은 연필
선물 받은 기타
한 가지 주제에 꽂혀 모았던 책이나 물건
사람들은 '총알(돈)이 있어야 뭘 할 수 있다' '나는 돈이 없어서 할 수 없다'고 곧잘 말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나에게만 있는 무언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분명 모두에게 있습니다. 생각, 경험, 관계, 자료, 물건, 실수, 착각, 열등감... 내가 이미 가진 것을 되돌아보고 재활용한다면 내가 애초에 그것을 선택한 나만의 이유를 강화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이왕이면 사람들을 모아서 내 시도를 고백하고 재미난 것을 함께 만들어본다면(예를 들어 저라면 잔뜩 사놓은 연필을 풀어놓고 같이 그리다 만 만화를 한 편 완성하는 워크숍을 연다든가) 나의 시도에 하나의 서사가 쌓이고 한 발 더 앞으로 내딛을 중요한 단서를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AND, 나만의 점과 점을 연결하기
언뜻 관련 없어 보이는 나의 시도들을 강력한 접착제(AND)를 붙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미워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고 내 시도를 소중히 주워들어서 깨끗이 닦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이번 책덕 참견회에서는 각자의 시도 경험을 나누고 올해의 새로운 시도로 연결할 방법을 같이 의논해 보고 싶습니다. 함께하고 싶은 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요번부터 참가비를 10,000원씩 받기로 했어요. 대신 커피, 차, 다과를 준비해 놓으니까 편하게 오시면 좋겠습니다.
내일(수) 낮 12시 반에 유츄브 라이브를 켭니다. 책덕에서 상반기에 출간할 책 <소슬,>의 담당 편집자 하영 님을 위한 편집 수업을 생각하다가 유츄브 라이브로도 송출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어요. 이름하여 "출판 자유일꾼 만들기"인데... 숲과 나무를 동시에 볼 줄 아는 편집자가 되려면 어디부터 어디까지 알아야 할까 고민하며 함께 만들어가는 수업을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요즘 유츄브로 이것저것 여러 가지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고 있는데요. 아직은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게 편하다 보니 영상이 어색합니다만. 그래도 꾸미지 않고 책덕다운 모습으로 재밌게 해보려고 하니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여러 가지 피드백도 환영합니다.
유튜브 알림 설정을 해놓으시면 아마 라이브 켰을 때 알림이 갈 거예요. 라이브 다시 보기는 '귀여운 자유일꾼' 멤버십에 가입하시면 언제든지 보실 수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제가 먼저 해보고 그 경험을 공유하는 게 재밌더라구요. 책덕으로 1인출판을 시작할 때도 <미란다처럼>을 만드는 과정을 티스토리에 기록하고 누군가 그 기록을 보고 새로운 시도를 했다고 남겨주시는 것도 뿌듯했어요. 그런 데서 저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아요.
이 뉴스레터를 읽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또 앞으로도 재밌는 경험을 공유하고 여러분에게 신선한 영감을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다들 따뜻한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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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소슬,>이라니 제목부터 끌리네요! 봄하고 어쩐지 어울릴 거 같네요.
자유일꾼의 편지
감사합니다. 어떻게 만들지 오만 가지 생각이 나는 단계라 앞으로 정리가 필요할 것 같아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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