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며칠 전 안산에 다녀왔어요. 독립문역에 내려서 이진아도서관을 지나서 안산 자락길을 걷다 보면 능안정을 지나 봉수대까지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어요. 난이도가 낮아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산책길 정도라 여겨진다고 하네요. 오랜만에 산에 오르며 땀을 흘리니 다리는 아프지만 예민했던 신경이 조금 누그러지는 듯했어요. 늦잠을 자서 거의 12시가 다 되어 오르기 시작했는데 2시 정도에 내려온 것 같아요. 금방 다녀올 수 있는 코스이니 혹시 멀지 않은 곳에 살고 계시고, 등산 한번 해볼까? 하셨다면 초보자 코스로 추천합니다.

90%까지는 완만한 경사로 올라가다가 마지막 5분쯤은 좀 가팔라요. 산세가 참 멋집니다. 위에 올라서 맞은편으로 보이는 인왕산도 엄청 멋있더라구요.

산에 가면 뭘 주워 오는 걸 좋아해서. 특히 가을에 가면 귀여운 도토리가 곳곳에 떨어져 있어서 저도 모르게 하나 줍게 되더라고요. 청설모야 미안해. 하나만 가져갈게...

중간에 있던 이 벤치에서 집에서 싸간 떡과 방울토마토를 먹었어요. 이 벤치가 있는 풍경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구요. 근데 나무 벤치에 앉았는데 갑자기 휘청이거려서 깜짝 놀랐어요. 고정이 안 되어 있어서 흔들의자처럼 흔들거리더라구요. 그래도 굳이 저기 앉아서 먹었답니다...
☕ 일단 출근은 했습니다
책덕의 번역서가 하나둘 절판되고 있어요. <슬프니까 멋지게, 애나 언니로부터>에 이어 <로스트 보이스 가이>와 <예스 플리즈>가 올해 절판됩니다. 처음엔 책을 펴내는 것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이렇게 직접 만든 책을 절판 시키려다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한 가지 일을 오래 하다 보면 맞닥뜨릴 수밖에 없는 뒷모습의 일이란 게 이런 걸까 싶어요.
줄어드는 만큼 책덕의 생명력을 이어가기 위해 새로운 책도 만들어야 겠지요. 종이책을 만들 자본이 마련되기 전까지는 전자책이나 소량 독립출판으로 책덕의 명맥을 이어가보려고 합니다.
그와 동시에 저의 전문성을 잘 발휘해서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최고 기능 제품, MVP, Minimum Viable Product)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왕점 빼기 전문" 피부과라면 그거 하나만큼은 최고에 가깝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죠. 계속 하다 보면 숙련도가 절로 올라가고 다양한 사례에 대응책도 생기고 그런 후기를 공유하면 또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사람들에 계속 찾아오는... 그렇게 먹고 살 수 있는 저의 최소 기능 서비스가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하고 있답니다.
근데 고민해도 솔직히 잘 떠오르진 않아요. 그동안 너무 잡스럽게 일해서 그런지 이거 저거 대충은 하는데, 그걸 필살기라고 할 수 있나? 확실한 만족도를 상대방에게 줄 수 있나? 이런 질문에는 확실히 답할 거리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혹시 여러분이 저를 지켜봐 오면서 이런 걸 하면 좋겠다 싶은 게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로 남겨 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 망고 작업실
공주에 이어 부여북페어에 나갑니다. 무려 3일 동안 열리더라구요. 조금 빡세긴 한데... 그래도 공주보다는 엄마집에서 가까우니 출퇴근하면서 재밌게 버틸 방도를 찾아봐야 겠습니다. 부여 축제와 맞물려서 관광객이 주로 많을 것 같더라구요. 지난 번에 공주북페어에서 보니 지구불시착 서점 대표님이 초상화 그려주기를 하는데 인기가 많더라구요. 저도 캐리커쳐 그려주기를 해볼까요...?
지난 번 뉴스레터에서 만화를 그려서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에 내볼까 한다고 말했는데요. 고심 끝에 그건 포기하기로 했어요. 당연히 공모전 수상을 노리고 내는 게 아니라 만화를 그리겠다는 다짐을 미루지 않기 위해서 마침 공모전이 있어서 내는 걸로 마감을 정해볼까 했던 건데요. 막상 공모전을 염두에 두니 어쨌든 형식이나 흐름을 공모전이란 성격에 맞게 다듬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진도가 안 나가고 오히려 미루게 되고... 그래서 과감하게(?) 공모전은 포기하고 좀 더 머리 풀고(!) 자유롭게 그려서 포스타입에 연재를 해보자고 방향을 정해 보았습니다.
다음 뉴스레터에서 첫 화를 그려서 올리고 공유할게요. (셀프 마감 정하기.)
나름대로 이것저것 눈에 들어오는 일을 시도해 보고 있는 가을인데요. 앞으로 9월-10월에 참여하는 행사를 정리해 봤어요.
이번 주에는 다음 주 월요일 대치 도서관 강연을 준비하려고요. 혹시 독립출판 강연 궁금하셨던 분들은 참여해 보세요. 아직 자리가 많이 남았더라구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닙니다~ (당분간 북토크 계획이 없기에...)
책덕이 참여하고 있거나 참여할 행사 정리
- 9.11-11.8 망원동 큐앤에이룸 <시크릿 도서전>
- 9.28 대치 도서관 <이것도 출판이라고> 독립출판 이야기
- 10.3-10.5 부여 관북리 유적지 <부여북페어>
- 10.9-10.25 인천아트플랫폼 <리프린트 포스터 전시>
✨ 책덕의 요술 주머니
대한민국창작만화공모전 포기를 고민하면서 작년 수상작들을 찾아봤거든요. 그중에 포스타입에 공개된 작품이 있어서 봤는데 너무 재밌더라구요. 눈물까지 찔끔 났습니다. (요즘 저는 눈물이 많은 40짤...)
여러분도 한번 감상해 보세요. [은퇴시켜줘]
10월 9일 한글날에는 슈퍼블루마라톤에 나갑니다. 1년 반 만에 10키로 마라톤에 나가는 것 같아요. 문자가 왔는데 참가비용이 엄청 저렴하더라구요. 요즘 막 다른 마라톤대회는 6만 원 7만 원씩 하는데, 이건 3만원인가 그랬어요. 그래서 충동적으로 질렀습니다. 슬슬 연습을 하긴 해야 하는데... 등산 해보니 체력이 슈레기가 된 것 같아서 조금 걱정이네요. 후후. 뭐, 어떻게든 되겠죠. 힘내라, 미래의 나...
위 사진은 부여에 갔을 때 로모카메라(필름)로 찍은 거예요. 100세 가까이 된 할머니는 여전히 거실에 앉아서 밤을 까신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음 주 월요일 뉴스레터는 쉬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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