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모기영, COMING SOON!
'곁의 얼굴'
어느 날 사랑하는 이의 얼굴을 오래도록 들여다보았다. 항상 친근하게만 느껴왔던 그의 얼굴은 들여다보면 볼수록 새삼 미스터리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순간 익숙하게만 느껴왔던 그는 더 이상 이 자리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슬픈 얼굴. 지금 내 눈앞에 놓인 그의 얼굴만이 내가 알수 있는 그의 진심인 것이다.
그렇듯, 가까운 이는 ‘당연히 그럴것인’ 얼굴을 지니지 않았다.
도움의 외침이든 사랑표현이든 곁에 있는 존재들은 항상 우리를 향해 그 맨 얼굴을 드러내며 끊임없이 속삭이지만, 대체적으로 주의깊게 듣지 않는다. 바쁜 일상에 내 앞가림 만으로도 지쳐 은연중 귀를 막고 눈 가리기에 급급하다. 하지만, 내가 고개돌려 그 얼굴을 바라보지 않는 이상, 털어도 안나오는, 하루종일 거슬리는 신발 속 먼지처럼 그 얼굴들은 어딜가든 계속 나를 따라올 것이다. 곁의 얼굴이란 그런 존재다.
곁은 혈연과 지연만의 자리가 아니다. 전세계 분쟁의 자리에서 올바름을 지켜내는 자와 맞서 싸우는 이들의 얼굴을 기억한다. 그 얼굴은 수많은 진심과 간절함을 타고 돌아돌아 지금 내 곁의 얼굴이 되었다. 뉴스 너머로 만나는 누군가의 고통에 애통하는 이 역시 분명 비극의 당사자 곁에 있다. 한번도 만난적 없는 수천킬로 너머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위로를 주며 곁을 내어주는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외면하지 않는 이들이며 그 안에는 주변 공동체와, 대한민국 사회와, 생명과 가치를 지닌 모든 존재의 얼굴이 있다. 여전히 그 과정에 놓인 힘든 문턱에서 방황하고 있는 우리지만,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곁에서 소리치고 뒤돌아보는, 피투성이 얼굴을 들이밀고 눈물로 쓸어안는, 서로의 얼굴들인 것이다.
제6회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의 주제는 <곁의 얼굴>이다.
5회 주제인 <거리-감>을 통해 우리사이 다양한 관계의 거리와 흔적, 그리고 그 위에 놓인 각양각색의 감각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올해 주제는 그 관계의 대상을 향해 과감하게 내 몸을 틀어 그 곁으로 다가서겠다는, 혹은 수만가지의 서사로 내 눈 앞에 얼굴을 들이미는 이를 피하지 않겠다는, 겸허하게 바라보겠다는 진심어린 마음에서 출발해보고자 한다.
- 2024 모기영 프로그램팀 (장다나, 박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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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디자인 강원중
2024년 7월 8일 월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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