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중캉의 생태주의로 영화읽기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방문기
원중캉(강원중 사무국장)은 매년 빠짐없이 서울국제환경영화제를 방문해 올 만큼 환경영화 덕후랍니다. 이번 호는 지난 6/5(수) 환경의 날을 맞아 개막한 제21회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방문기와 추천작들을 소개합니다.
올해는 아쉽게도 개막식과 개막작 관람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꼭 보고 싶었던 작품, 레이첼 리어스 감독의 <투디앤드>(2022) 관람에 성공했습니다. 레이첼 리어스 감독은 2019년 넷플릭스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여성들>이라는 작품을 공개하며 미국 최연소 연방하원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OC)라는 정치인의 탄생을 소개했지요. (이 작품은 넷플릭스에 있으니 아직 못보신 분은 꼭 보시기를 강추 드립니다!)
2022년 제작한 <투디앤드>에서는 AOC가 최전방에 내세운 정치적 의제인 ‘그린뉴딜’이 미국사회의 주요 의제로 부상하기까지 길고도 험난한 여정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그린뉴딜은 시급한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기후변화대응’, ‘일자리창출’ ‘불평등해소’라는 핵심원칙을 가지고 화석연료중심의 산업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재정립하고 그 과정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평등을 해소하자는 아이디어이지요. 기후위기가 사회적 불평등으로부터 기인한다는 것을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또한 생태계의 위기가 결국 인류의 위기라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깊이 동감할 수 밖에 없는 원리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워낙 넓은 범위의 논의가 필요하고 사회 시스템 전체의 동력을 개조하는 작업을 요하는지라 수많은 반발과 백래쉬를 맞고 있는 정책이기도 하지요.
기후위기가 아직 주요한 정치적 의제로 등장하지 조차 못하는 한국의 현실도 너무나 답답하지만, 거대한 권력에 맞서 힘겨운 산을 넘어야 하는 미국사회 현실을 보며 세계가 같은 씨름을 하는 중이라는 사실을 보게 됩니다. 한편, 영화를 통해 새삼 다시 깨닫게 된 사실은, ‘그린뉴딜’이라는 의제가 결코 하루 아침에 주어진 마술 방망이도 아니고, 영향력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급부상한 정책도 아니라는 것 입니다. 영화는 그린뉴딜이 주목받기 시작한 가장 중요한 이유로서 풀뿌리 민중들의 지난하고 치열한 투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짚어내고 있지요. 그 절박한 과정을 지켜 보면서 결국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는 평범한 민중들에 의해 세상은 점점 나아진다는 것을 마음 속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레이첼리어스 감독은 상영 후 이어진 GV에서 영화를 통해 어떤 희망을 전하고 싶었는지를 밝혔습니다.
불확실성 속에 희망이 있다니, 너무도 아름답고도 뭉클한 문장이네요. 무엇 하나 나아지지 않을 것 같은 현실을 바라보며 포기하고 절망하려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 아무 것도 확실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기후도, 정치도, 모기영의 영화 운동도!
개막작 <와일딩>은 자연의 생존체계를 무너뜨리는 현대식 농업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야생상태로 되돌려보려는 어느 부부의 20년동안의 노력을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재자연화, 재야생화가 기후위기시대의 가장 주요한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기에 그에 관한 훌륭한 성공사례를 제시한 영화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개막작을 챙겨보지 못한 것이 크나큰 아쉬움으로 남는데요, 다른 기회에 꼭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매년 온라인 상영과 TV방영을 통해서도 관객들을 만나고 있는데요, 6월 한 달 간 온라인으로도 영화를 보실 수 있으니, 상영작들을 살펴보시고 꼭 관람해보시기를 권합니다. 환경재단 최열 대표의 신념, ‘한편의 영화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에 공감합니다. 영화를 관람하는 것 만으로도 환경운동에 동참하는 경험을 함께 해 보시면 어떨지요! :)
https://sieff.kr/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홈페이지
중캉's pick, 온라인상영 추천작
[1] <투디엔드> (2022, 레이첼 리어스) - 미국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활동가 바르쉬니 프라카쉬, 기후 정책작가 리아나 건-라이트, 정치전략가 알렉산드라 로하스라는 네 명의 뛰어난 젊은 여성이 힘을 모은다. 현 세대의 미래에 대한 권리를 지키고 미국 역사상 가장 대대적인 기후변화 법안을 주도하는 움직임의 중앙에 선 이들의 4년 간의 격동과 위기를 담았다. (21th SIEFF)
[2] <기후재판 3.0> (2022, 닉 발타자르) - 정부와 거대 석유 기업을 상대로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물었던 역사적인 기후 재판을 이끈 유일무이한 변호사 로저 콕스의 비화를 독점적으로 다룬다. 네덜란드 정부와 석유 대기업 쉘을 법정에 세워 권력자들이 기후변화의 재앙으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여 법조계는 물론 각국 정부와 기업들에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21th SIEFF)
[3] <화염속의 파라다이스> (2022, 알렉산데르 아바투로프) - 2021년 여름, 극심한 폭염과 가뭄으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시베리아 북동부 1,9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땅이 황폐화된다. 타이가 중심부 쇼로곤 마을은 잿빛 연기로 뒤덮인다. 주민들은 바람을 타고 날아온 재를 보고 산불 위치를 가늠한다. 정부의 지원이 닿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은 힘을 모아 화마에 맞선다. 이산화탄소 배출로 기후변화는 더 빨리 진행되고, 이는 산불을 증가시켜 탄소배출량을 높이는 악순환이다. 2021년 시베리아 산불은 역사상 최초로 그 연기가 북극에 도달했다. (21th SIEFF)
[4] <지속 가능하지 않은 여행> (2021, 타이슨 새들러) 오버투어리즘으로 전세계 환경, 야생동식물, 취약계층이 받는 영향은 더욱 커지고 있다. 16개국 이상에서 세계 최고의 관광 및 환경보호 선구자들이 참여한 영화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땀 흘리는 이들의 잊혀진 목소리를 통해 세계 최대 산업의 실황과 폐해를 폭로한다. 오늘날 관광객의 역할이 시험대에 오른다. (21th SIEFF)
[5] <지구의 노래> (2023, 마가레트 올린) 자연과 교감한다는 건 무엇을 뜻하는가? 영화는 감독의 84세 아버지에게서 그 답을 찾는다. 아버지의 발자취를 따라 산속 집으로 들어가며, 자연의 가장 작은 생명에서부터 그가 자란 웅장한 대자연에 이르기까지.(21th SIEFF)
[모기영 × 영등포산선복지회 상영회와 시네토크] 션 헤이더의 <코다>(2019)
지난 5월 29일 영등포산업선교회 산하 (사)영등포산선복지회와 모기영의 첫 콜라보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영등포산선복지회는 노숙인 일시보호시설인 햇살보금자리와 사회적협동조합 등을 통해 주거취약계층인 노숙인의 자립과 복지,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단체입니다. 이날 행사는 영등포산선복지회의 각종 활동에 참여하고 계신 어르신들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영화에 관해 대화하는 시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한국영상자료원의 “찾아가는 영화관” 사업팀의 상영 지원으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상영회와 시네토크, 영화와 미디어 강좌 등 여러 모양으로 협력을 원하시는 단체가 있으시다면, 사무국으로 연락해주세요. 모기영이 갑니다!
[모기영 X IVF 미디어 - 스토리보드 강좌] with.류현 콘티감독
신청을 오픈한지 일주일여만에 정원 초과로 조기 마감된 인기강좌! 류현 콘티감독(모기영 실행이사)의 스토리보드 강좌가 지난 6/5(수) 저녁, 이어진라운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모기영&IVF 공동 주최)
1주차 강의인 '응급드로잉워크샵'을 시작으로, 스토리보드의 기초부터 현장 노하우까지, 스토리보드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알찬 시간-! 영상 제작에 관심이 있는 일반 시민부터, 드로잉을 배우고 싶은 학생, 콘티 감독과 협업이 필요한 업계종사자까지 정말 다양한 분들이 신청해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사진에서 현장의 열기가 느껴지시나요! :) 2주차부터 더욱 본격적으로 이어질 스토리보드 이야기가 기다려지네요!
모기영의 다양한 움직임과 연결의 시도들이 느껴지시나요~? :)
소중하고 알차게 기획된 여러 이벤트들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글 / 편집디자인 강원중
2024년 7월 22일 월요일
모두를위한기독교영화제 주간모기영
주간모기영에 바라는 점이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래 버튼을 눌러 소중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