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럴 게 아니라, 현실에 환상의 잔재만 남겨놓는 게 어때?
오늘 오후에 바닥의 쌀을 쓸다가 문득 들려온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가 들리기 직전, 사춘기 아이의 변태과정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나 어리고 작고 말랑하던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드는 과정이 꼭 윤여름에서 성만 같은 다른 사람으로 바뀌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 그때 내 머릿속에는 아기가 악어가 되는 것처럼 아예 다른 종족으로 변하는 상상을 했다. 자연스레 머릿속에서 소설 발상이 스쳤다.
아이의 피부가 초록으로 변한 지 이틀째다. 오늘은 등에서 딱딱한 껍질이 만져지더니, 이제는 점점 말하는 방법도 잊고 있다. 본격적으로 파충류가 되는 과정에 접어드는 것이다. 여전히 아이의 얼굴이 남아 있으므로 내게는 똑같은 자녀이지만, 자신이 오랫동안 아기였다는 사실이나 내가 자신의 엄마라는 사실은 차츰 잊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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