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이 힘들거나 마음이 힘들면 가장 먼저 말이 사라진다. 내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사라진다. 말에 생각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있다는 의미다.
간혹 있다. 말하기를 일종의 예술처럼 하는 사람. 단어의 선택부터 시작해 강약 조절이라든지 리듬까지 섬세하게 조정한다. 그런 자들의 말은 이미 시작된 노래 같아서 듣는 자체가 즐겁기도 하고, 대답하는 게 꼭 화음 넣는 일처럼 어렵기도 하다. 그렇게 공들여서 다듬어 내보내는 말이니 즐거우면서도 힘든 게 당연하다. 나도 얼마간은 그런 편에 속하는 듯하다. 내가 가진 섬세함은 말로 자주 드러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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