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조우입니다. 그저께 여행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지금쯤 잘 도착하셨으려나요? 아직 바쁜 이동 중에 계신가요? 새로운 여행의 감각을 천천히 깨우고 계시려나요. 제가 있는 청주는 10월 21일, 22을 맞이했고 초겨울의 날씨에 돌입했습니다. 선생님이 떠나시자마자 겨울이 찾아왔어요. 간밤에 추위가 들이닥칠 거라는 예보를 보고 조금은 겁을 먹었는데, 아침 9시 정도의 기온은 불쾌함 없이 조금 쌀쌀한 정도더라고요. 그 이전 시간대에는 훨씬 쌀쌀했으려나요. 오히려 아기와 밤잠을 설치고 늦잠을 잔 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지만) 잘 된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고작 추위,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세상에 온 지 2년 조금 넘은 아기에게는 첫 겨울 같은 느낌일 수 있으니까요.
제가 결혼하고 출산했다는 이야기, 미처 못 들으셨겠지요. 선생님께 상담을 요청했던 게 2019년이었으니 그때는 반려인이 될 사람도 만나기 한참 전이었네요. 인생의 모든 면에게 거부당하는 기분으로 지내던 중 선생님이 진행하는 상담 팟캐스트를 접했고 밤새 그걸 듣는 게 낙이던 시기였어요. 제게도 상담 기회가 온다는 걸 알았을 때, 손쉽게 기회를 쥐던 때의 확신으로 사연을 신청했지만, 실은 조마조마했습니다. 동앗줄 잡는 심정으로 보낸 편지였거든요. 외향적이고 반짝반짝하던 때의 모습을 끌어모아 자신있는 척 글을 썼지만 내용에서 숨기지 않고 밝혔듯 스물일곱이던 2019년은 저와 주변 사람에게 여러모로 고비와 같은 해였어요. 이걸 넘길 수 있을 것인가. 넘어가서 예전의 나로 살 수 있나. 새로운 내가 될 수 있나. 아니면 지금의 허들에 턱 걸려서 내내 이 덫에 걸린 채로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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