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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어떻게 지냈어? 조금 뜸했지? 미안해. 이렇게 오래 자리를 비울 생각은 없었는데. 언제 어느때에 만나기로 약속한 건 아니었지만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쭉 한 통씩 편지를 쓰곤 했잖아. 중간에 연락하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잠드는 순간까지 하루가 무언가로 꽉 차 있어서 도통 편지를 쓸 수 없었어. 즐겁지 않았다면 거짓말인데, 그렇다고 이 순간을 기다리지 않은 건 아니야. 요즘 세계문학 전집을 읽고 있어서 말투가 좀 이상해 진 점도 미리 사과해둘게. 되게 올곧고 주관이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나는 굉장히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서 말이지.
그나저나 아침은? 점심은 먹었어? 지금은 오전 11시 43분이고 나는 이제 앉아서 미역국과 연두부를 먹으면서 이 글을 써. 때때로 좋지 않은 컨디션이 하고 싶은 말을 막을 때가 있는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아. 잠을 좀 설쳤지만 세 시 이후에는 다시 푹 잠들었고, 오전에 별 탈 없이 등원했고, 아! 긴 머리까지 다 시원하게 떼고 왔어. 아침이 되었든 점심이 되었든 따듯한 밥을 먹고 있었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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