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많이 특별한, 유래 없는 크리스마스네요.
다들 각자 나름 괜찮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올해의 마지막으로 소개할 책을 어떻게 선정해야 할지 고민을 좀 했는데 훈훈하고 따뜻한 내용으로 연말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 작품을 골라봤습니다.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을 소개합니다.
1. 루이자 메이 올컷 (Louisa May Alcott, 1832.11.29 ~ 1888.3.6), 어떤 작가인가요?
미국의 아동 동화 작가로 미국의 펜실베니아주 저먼타운에서 출생, 메사추세츠주의 콩코드에서 성장기를 보냅니다. 부모님은 19세기 미국의 종교, 사회 운동 중 하나인 초월주의 운동가였고 (트랜센덴탈리즘 : 자연의 영향력과 경험에 바탕을 둔 직관적 지식의 가치를 믿음. 초월주의 운동은 뉴잉글랜드의 종교적 전통을 근간으로 꽃을 피운 사상운동이며, 동시에 낭만주의 문학운동이기도 함. 정신의 개혁을 주장하면서 사회개혁에도 의욕을 가진 운동) 이로 인해 미국의 사상가 R.W. 에머슨, 신학자이자 사회개량 운동가인 시어도어 파커, 사상가이자 문학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 등과 가까이 교류하는 환경은 그녀에게 깊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많은 책을 접했고, 아버지와 위에 언급한 유명한 사상가들을 통해 교육을 받으며 지냈다고 해요.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이사를 자주 다녔고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 교사, 재봉사, 가정부 등 다양한 일을 전전했으며, 원고료를 벌기 위해 젊은 시절에는 신문과 잡지 등에 가명으로 자극적인 스릴러나 연애 이야기 같은 단편 소설들을 싣기도 했어요. 남북전쟁 당시에는 6주간 간호사로 종군하기도 했으나 이 시기 장티푸스를 앓게 되고 당시에 수은이 많이 함유된 치료 약으로 인해 이후 수은 중독으로 건강이 좋지 못했다고 합니다.
젊은 시절부터 생계를 위해 그리고 작가가 되기 위해 집필을 시작해 다작한 작가로, 종군 간호사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병원 스케치’, 그리고 성인 소설 ‘무즈’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긴 하였으나 아직 대중적인 인지도는 크지 않을 때 ‘작은 아씨들’을 발표하며 갑작스럽게 인기를 얻어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이후에 성인 소설 두 편을 더 발표하지만 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글을 썼고 10여 편의 동화를 남기게 되어요.
미국의 초기 페미니스트로 일생에 걸쳐 여러 출판물을 통해 여성의 권리 향상을 강력히 주장했으며, 여성 참정권 운동에 적극 참여한 작가이기도 해요.
2. 어떤 책인가요?
루이자 메이 올컷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결정적인 작품이자 그녀의 대표작이에요.
이 전에 발표한 소설들도 문단의 평은 좋았으나 아직 인지도는 높지 않던 시기에 출판 업자 토마스 닐즈 (Thomas Niles)가 소녀들에 대한 동화를 적어보라고 권유합니다. 당시 올컷은 자신이 여자아이들에 대해 흥미도 없을뿐더러 자신의 자매들 외에는 어린 시절 여자친구들도 많이 사귀지 않았던지라, 이 제안이 전혀 내키지 않았다고 해요. 다만, 가족들은 이 아이디어를 괜찮다고 여겼으므로 사실상 생계를 위해 자신의 자매들과 어린 시절의 기억들을 바탕으로 구상하여 이 책을 집필하게 되죠. 열심히 일을 했을 뿐 작가 자신은 전혀 즐기면서 한 작업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집필을 시작한 지 채 6주도 안 걸려 총 2부로 구성된 이야기 중 1부, 약 400여 페이지의 분량을 완성합니다. 1868년 9월 1부가 출판되자마자 즉각적인 호응을 얻었고, 이듬해인 1869년에 2부를 출판하게 됩니다.
가세가 기울어 가난해진 마치가의 네 자매를 중심으로 한 연대기 형식의 가족 이야기에요. 각각 다양한 개성을 지닌 매그, 조, 베쓰, 에이미를 통해 다양한 당시 소녀들의 생활상을 보여줍니다. 동화에 가까운 소설로 반듯한 문체를 통해 가난하지만 화목한 가정, 인품 훌륭한 부모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자라는 소녀들의 이상적인 성장기를 담은 듯 보이지만, 당시에 획기적으로 느껴질 법한 여성의 독립심 있는 생활력, 사랑, 결혼, 가정생활, 교육관 등에 대해 단순하고 자연스러우며 접근하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가의 어릴 때 경험과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인물상이 일부 반영되었고 특히 선머슴 같으며 작가로 성장하는 둘째 딸 조는 루이자 메이 올콧과 가장 비슷하다고 하네요.
150여년 전의 이야기지만 그 속에 담긴 보편적인 주제와 다양한 개성의 자매들은 시대를 거스르는 생명력이 있어요. 영화감독과 제작자들에게도 더없이 매력적인 작품으로, 현재까지 총 5편의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1933년 처음 만들어진 조지 쿠커 감독의 영화에는 캐서린 햅번이 등장하고 가장 최근인 2019년 제작된 그레타 거윅 감독의 작품에는 엠마 왓슨, 시얼샤 로넌, 티모시 샬라메등의 스타들이 등장합니다.
* 작가와 책에 대한 내용은 책 뒤 작가에 대한 설명과 아래 링크들을 참고했습니다.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129107&cid=40942&categoryId=40507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631378&cid=50766&categoryId=50794
https://www.womenshistory.org/education-resources/biographies/louisa-may-alcott
https://www.womenshistory.org/education-resources/biographies/louisa-may-alcott
https://www.neh.gov/humanities/2009/novemberdecember/feature/little-woman
3. 분량과 난이도
원래는 1,2권으로 나누어진 책이지만, 저는 한 권으로 묶인 윌북 출판사의 양장본 판본으로 읽었습니다. 추천사와 작가에 대한 설명을 제하면 총 940여 페이지에 달하는 상당히 많은 분량이에요. 하지만 문장이 쉽고 에피소드들도 흥미로워서 읽기에 아주 쉬운 편에 속해요. 뒤로 갈수록 더더욱 재미있어지는 책이니 작가의 문체에 익숙해지고 집중하기 시작하면 완독하는 데까지 정작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습니다.
4. 이 책의 매력 포인트
너무 매력적인 이야기이고 올해 가장 기분 좋게 읽은 책이라 잘 설명하고 싶네요.
이상적인 부모님과 말 잘 듣는 딸들이 등장하는 반듯한 이야기의 시작과 동화 같은 문체가 초반에는 적응이 잘 안되었으나, 한편 ‘치유의 독서’를 하는 느낌이 들어 편한 마음으로 읽어나갔어요. 갈수록 인물들의 풍부한 개성과 장단점, 그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느껴지더니 중간중간 그저 현모 양처 같기만 하던 마치 부인이 딸들에게 온화한 말투로 지금 21세기에도 유효한 가치들을 알려주는 대목들에서는 눈이 번쩍 뜨이기까지 하죠.
개성 강한 자매들을 통해 세속적인 욕심과 허영도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자매들 사이 혹은 다른 여자 친구들 사이의 질투나 다툼까지 자세하게 보여주기도 해요. 연애 이야기의 흥미로운 전개 또한 빠질 수 없고요. 이상적인 사랑과 화목한 가정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얻고 이루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배려와 노력을 아주 현실적으로 세세하게 생활 속 에피소드를 통해 보여준다는 것이 놀라웠어요. 어린 소녀들이 어른이 되는 과정을 통해 사랑, 실연, 죽음, 꿈과 현실 사이의 고민 등 삶의 모든 주제를 포괄적으로 다루는데, 삶에서 겪는 희로애락을 이렇게 단순하고 쉬운 문장으로도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준 책입니다.
그리고 당시 유럽에 비해 계급 간의 구분도 덜하던 미국인들의 비교적 자유로운 문화라던가, 등장인물들이 가난해서 부잣집 아가씨들에 비해 오히려 여성으로서의 제약이 적게 느껴지는 장면들도 흥미로웠어요.
어린 시절 각각의 장단점을 잘 다듬어서 결국 멋지고 상냥하고 아름다우며 독립적이지만 남들을 생각할 줄 아는 어른이 되는 주인공들과 넘치는 에너지를 잘 다루어 결국 신사도라는 말이 걸맞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롤 모델 삼을만한 청년과 신사들이 등장하는 이야기라서 개인적으로 이 책은 이 세상 모든 어린이들이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 책의 상세 내용에 대한 본격적인 독후감은 12월 30일에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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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주
작년 영화로 나오자마자 극장에서 본 기억이 있네요. 보는 내내 4명의 순수하고 아름다운 네 자매의 이야기가 너무나 매력적이라 빔프로젝터로 평상시에도 항상 틀어놓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현재는 영어공부를 한답시고 원어로 조금씩 읽고 있네요. 연말에 딱 어울리는 따뜻한 독후감 잘읽었습니다 :)
안느의 고전 읽기
따뜻한 느낌이 가득한 영화가 원작과 별개로 참 좋더라구요. 원어로 완독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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