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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식] 102. '전문코치'로서 제자리에서 뱅뱅 돌기만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2025.08.31 | 조회 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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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전문코치로 살아가면서, 그 주에 겪었던 가장 인상적인 경험과 통찰을 글에 ‘진솔하게’ 담아가고 있어요.

감사하게도, 전문코치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주어진 일들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요즘이다. 그렇게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해 나가는 나를 보면서 최근 아이러니하게 발견한 것이 있다. 그 어느 때부터 커리어적으로 기존과 다른 색깔의 성장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사실 내가 느끼고 있는 느낌은, 뭐랄까. 제자리에서 돌고 있다는 느낌을 느끼고 있었다. 앎의 원 지름이 커질수록 모르는 영역에 대한 접촉면이 더 많아짐으로써, 경험과 배움은 쌓였는데, 오히려 때때로 내가 아는 게 없다는 느낌이 엄습해오거나, 내가 뭘 할 줄 알겠냐는 비관적 목소리로 자신감이 추락하기도 하는 것이다. 

 

코치로서 이야기 나누는 어떤 자리에서 “지금 코치로서 자신에게 어떤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라는 질문 앞에 나는 이렇게 답하는 나를 보았다. ‘뭔가, 어느 정도까지 성장한 것 같은데, 이걸 깨고 다시 세우고 싶은 느낌이 들어요. 수리파랄까.’ 그렇게 답하는 나에게 나는 한 스텝 더 들어가 질문했다. 그래, 깰 거면 어느 방향으로 깨고, 다시 세울 건지가 중요하겠네. 어느 방향으로 깨고 싶니?’

 

 

 

 

일을 하며 틈틈이 가까운 5년에서 10년 사이 코치로서의 커리어 플랜에 대해 세우고 있다. 말 그대로 나를 어느 방향으로 깨부수고 다시 세울지에 대한 밑그림 같은 것이다. 여러 조각과 가능성이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바로 ‘퍼비전(supervision)’이다. 

 

 

첨부 이미지

알다시피 최근 38차 코칭스터디 선정도서는 ‘코칭, 멘토링, 컨설팅에 대한 슈퍼비전(피터 호킨스 저)’이었다. 이 책을 선택한 가장 중요한 키 컨텐츠는 바로 ‘세븐 아이 모델이었다. 슈퍼비전을 하는 여러 접근법 중 범용적으로 쓰이고 있는 세븐 아이 모델을 다른 저서 대비 상세히 풀어 놓은 책이어서 선택한 책이었다. 그러나, 아뿔싸. 이 책은 쉽게 손이 가는 책이 아닌 완벽한 이론서였다. 함께 했던 동료 코치님들도 ‘꾸역꾸역’ (물론 어느 날은 재밌고, 어느 날은 힘들었지만) 끝까지 정주행 중이다. 이제 2일 남았다. (우리 모두 대단했다 정말!

 

 

 

 

 

그런데 이러한 우리들의 지성에 감천한 것인지, 한국코치협회에서 코치를 위한 교육이 떴는데, 바로 이 ‘세븐 아이 모델’을 경험할 수 있는 ‘슈퍼비전’에 대한 하루 강의였다. 게다가 지금 읽고 있는 피터 호킨스의 ‘슈퍼비전’ 책을 번역한 분이 코칭경영원의 고현숙 대표님이셨고, 이 하루 강의에 투입된 코치님들 역시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분들이셨다. (코칭경영원에는 KSCS/한국 코칭슈퍼비전 소사이어티가 있다) 느낌적으로 이 날 강의를 들으면, 1달 넘게 씨름했던 ‘슈퍼비전’ 책에 대해서 통합적으로 정리가 될 것 같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스터디 동료코치님들께도 권유하고 몇몇은 함께 강의에 입과했다. 심지어 바로 그 다음 날은 최근 상반기 ICF SIG에서 '신뢰로운 MCC 되기' 강의를 통해 뵙게된 권은경 코치님의 '슈퍼바이저로서의 성장 관련 특강'도 열리는 날이었다. 나는 그렇게 이번 주 목금 오직 '슈퍼비전', '앞으로 코치로서의 나의 미래 커리어를 위해 시간을 내었다. 이틀 동안 진하게 '슈퍼바이저'로서 나에 대해 돌아본 것이다. 

 

 

 

 

 

 

 

아무래도 역시 핵심은 세븐아이 모델이었다. 감사하게도 성실히 읽어내려간 책이 뒷심을 발휘하는 걸까, 강의를 들으면서 책으로 읽었던 내용들이라 쏙쏙 이해되었다. 해당 내용 앞뒤 원론적인 내용들도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이라, 더 재미있게 들을 수 있었다. 정말, ‘책으로 읽을 때 머리로는 반만 이해했다면, 이 강의를 통해서 그 모델이 적용되는 슈퍼비전은 어떤 것인지 눈으로, 귀로도 경험하고, 그 모델을 스스로 실습까지 시도하고 나니, 내 지식으로 뿌리 내려지는 느낌을 시원하게 받을 수 있었다. 

 

 

 

책 속 '세븐 아이 모델'에 대한 그래픽
책 속 '세븐 아이 모델'에 대한 그래픽
첨부 이미지
[그 날 특강 때 기록한 세븐 아이 모델 속 대표 질문들]
[그 날 특강 때 기록한 세븐 아이 모델 속 대표 질문들]

 

 

 

(사)한국코치협회에서 코치더코치는 코칭한 것을 보고 피드백을 주는 것이지만, ICF 국제코칭연맹에서 코칭슈퍼비전은 슈퍼바이지 코치의 성장을 위한 성찰적 대화이다. 이 성찰을 일으키는 데 있어, 슈퍼바이저가 슈퍼바이지에게 어떤 관점으로 성찰을 효과적으로 불러일으키느냐 관점에서 ‘세븐 아이 모델’은 매우 파워풀했다. 다만 각 단계별로 깊게 들어간다면 90-120분 정도 소요될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각 단계 중 나에게 어려웠던 것은 5번이었는데, 슈퍼바이지가 코치로서 고객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관계가 슈퍼바이저와 슈퍼바이지 사이에도 평행하게 일어나는 것까지 감지하고 다룰려면 슈퍼바이저로서 얼마나 섬세하고, 직관적으로 에너지를 느껴야 하는가를 생각하며, 앞으로 공부해야 할 양도 얼마나 많은가에 대해 한 번 더 끄덕여졌던 부분이다. 

 

 

 

 

 

교육 중 이 '세븐 아이 모델'을 교육생끼리 4인 1조 실습해 보는 시간이 있었다. 나는 이 때 슈퍼바이지와, 슈퍼바이저 역할을 모두 맡아 실습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실습 시간에 내가 왜 요즘 '제자리에서 돌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는지, 깨닫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슈퍼바이지 역할로서 슈퍼비전을 받으려면, 자신이 최근 코치로서 쉽지 않은 코칭 경험 등 코치로서의 고민을 이야기 해야 한다. 나는 최근 '한 두 해도 아니고 여러 해 동안 코칭을 진행한 고객'인데, 처음 만났을 때 어렵다고 말한 특정 주제에 있어 코칭이 마치고 나면 다시 돌아와 있는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한 괴로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처음에는 그 고객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도 들고, 더 최선을 다해서 변화를 도와드려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게 한 해, 두 해, 5년 이상 반복되었다. 그러다 최근, 또 그 고객이 그런 모습을 보이니, 나는 뭔가 더 이상 참기가 어렵단 느낌이 들었다. 그 속대화는 이런 말들로 차 있었다. 

 

 

 

"왜? 그거 꼭 해낸다고 한 번만 더 믿어달라고 하면서 왜 또 안 하지?"

"이젠 달라질 수 있다고 하면서, 왜 또 회귀되서 돌아왔지?"

"그럼 믿어준 나는 뭐가 되지?" 

"왜 변화하지 않아?" 

 

 

 

이런 마음이 가득찬 내 마음은 그 고객을 코칭철학의 눈으로 바라보기 어렵게 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그 때마다 최선을 다해 코칭에 임했던 내 수고가 소용 없어진 것 같았으며, 반복된 회귀 반응 속에 지친 마음, 애타는 마음, 답답한 마음, 넘어 약간의 짜증나는 마음까지 내 마음에 맺힌다는 것을 인지했다. 나는 이러한 내 마음을 슈퍼바이저 역할 해 주신 코치님께 털어놓았다. 

 

 

 

 

 

 

슈퍼바이저 코치님은 내게 세븐 아이 모델 대로 질문해주셨다. 그 질문들에 답하다가 예상치 못한 성찰이 툭 올라왔다. 

 

“아, 그 모든 생각은 사실 그 고객분에 대한 것이 아니라 다 제 자신에 대한 생각이네요. 사실 제가 변화하고 싶은 것에 있어 수년간 변화하지 못하고 있는 저를 보면서, <왜 변화하지 못해?> 하는 마음이 있고, 그 마음이 그 고객분에게 투사되어서 올라온 것이네요.”

아프지만 내 안의 진실을 마주한 나에게 슈퍼바이저 코치님은 ‘이러한 회복이 끝까지 가면 무엇이 될까요?’라고 물어보셨다. 그 때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순수한 열정’이요.”란 답이 나왔다. 한 고객을 순수하게 열정어리게 바라보던 시절, 코칭철학 그대로 바라보던 시선, 그 어떤 시간 길이가 걸려도 결국 그 여정 위에 있고 해낼 그 사람을 향한 신뢰가 가득하던 내가 기억났다. 

 

 

그러나, 지금 나는 고객을 향한 마음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코치인 나 자신에 대한 시선이 <왜 너 한다 하면서도 해내지 못해?, 늘 말만 하고 변화하지 못해?>가 있기 때문에, 나 자신과 비슷한 모습이나 상황을 가진 고객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코치로서 말려버리는 것이다. 고객을 큰 여정을 지나고 있는 존재로 바라보려면, 코치인 나 자신을 큰 여정, 전체 시선으로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경이로움’으로, 변화를 시도 중인 한 존재에 대한 경이로움을 담아 볼 수 있어야 한다. 코치인 나도, 고객인 그 분도.   

 

 

 

 

그렇게 다음 날, 금요일 권은경코치님의 특강에서도 전날 알아차린 위 문장들에 이어진 배움이 있었다. 바로 ‘코치는 대화의 장에 있는 두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직업’이란 말이었다. ‘두 사람’ 이란 말이 내게 큰 영감을 주었다. 나는 내가 코치로서 고객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 고객에 대한 이해에 집중하며 나를 성장시켜왔다. 그러나 사실 코치로서 정말 코칭 세션을 성공적으로 잘 이끌려면 그 세션에 있는 ‘두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즉 전문코치,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도 선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코치로서, ‘수리파 하고 싶어요. 더 배워야 할 방향이 필요해요’ 하는 말은 곧, 어떻게 하면 고객과의 코칭에 성과를 더 낼 수 있을까요? 더 코칭을 잘 할 수 있을까요?란 화두인 것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수리파, 성장하기 위해서 더 필요한 관점은 그 코칭세션에 앉아 있는 코치로서의 나에 대한 것이었다. 

 

 

 

 

 

 

 

코치로서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평생 고객 한 사람을 정해둬야 한다.
바로,
자기 자신.

권은경 코치 (MCC)

 

 

 

*출처: https://brunch.co.kr/@tothemoonpark/1715
*출처: https://brunch.co.kr/@tothemoonpark/1715

 

 

이틀 내내 교육을 왕창 듣고서, 나는 내가 느끼고 있는 제자리를 계속 돌고 있다는 느낌에 대해 더 음미해보았다. 너무나 유명한 비유이지만, 위에서 보면 계속 제자리인 것 같지만, 옆에서 보면 다른 진전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지금 나에게는 어떻게 하면 코칭 자체를 더 잘할 수 있을까 보다는, 그 코칭을 하는 나의 어떤 점을 더 성숙하게 이끌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필요한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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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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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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