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전] 이 글에는 영화 줄거리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향후 영화 ‘코리아 데몬 헌터스’를 볼 계획이 있으신 분께는
영화를 보신 후에 글을 읽어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8월의 셀프북코칭 선정도서는 책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였습니다. 이 책의 원서는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란 책이었는데요, 이 책에서 조금 더 에센스를 뽑아내고, 귀여운 코끼리 일러스트를 넣어 다시 나온 책이 바로 이 책이에요.
이 책이 내용도 좋지만, 사실 전 이 책의 제목 때문에 선정했어요. 제가 코치로서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가장 깊게 깨달은 문장이었기 때문이죠. 많은 사람들의 마음, 그 밑마음, 그 밑마음, 깊이 귀 기울이다보면 저 문장을 만나게 되는 거죠. ‘사실, 나도 사랑받고 싶었어요.’
[ 사실은, ___________ ]
그리고 저 문장 틀 자체가 엄청난 힘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사실이란 2음절만 붙였을 뿐인데도, 뭐랄까, 그 사람의 진심에 다이렉트로 들어가는 마법이 일어난달까요. 우리 내면에 있는 진심들을 고백하게 하는 저 문장틀은, 우리 스스로도 지금 진짜 내 마음은 무엇인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합니다.
“여러분의 요즘 사실(진심)은 어떠한가요?
“그리고 얼마나 그 사실(진심)을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며 연결되고 있나요?”
이 책에선 이렇게 자신의 진심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그 진심을 잘 담아서 다른 사람과 나누며 ‘연결’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제일 먼저 알아차려야 하는 것으로 바로 ‘고립의 순환구조(아래 이미지)’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즉, 연결의 대화를 막는 ‘자동적 생각’, ‘인지적 오류’, ‘핵심 신념’ 등이 바로 그것이죠. 표현은 심리학적 용어로 다양하게 표현되어 있지만, 결국 내면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목소리들(voice)입니다. 그리고 그 목소리들에는 그 사람이 무엇을 믿고(believe) 있느냐가 담겨 있어요.
이번 ‘자문자답 나의 1달 웨비나(2025-08-23)’에서는 한 달 동안 읽었던 책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해해 볼 수 있게 도와줄 컨텐츠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소개해 드렸었어요. 오늘 글은 그 내용 중 일부를 글로도 전달 드리려 합니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키워드 '목소리'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를 심리학적으로 풀어본다면, 저는 그 키워드를 '목소리'로 꼽겠습니다. 영화 '케데헌'은 '목소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영화 '케데헌'에서 목소리는 '힘'이 있는 것입니다. 헌트릭스의 목소리는 어둠을 몰아내는 힘, 귀마의 목소리는 고통받게 하는 힘입니다. 각자의 목소리 힘은 결과가 다릅니다. 헌트릭스의 목소리는 그 노래를 듣고 나면 가슴에 불이 켜지고, 옆 사람과 연결되게 한다면, 귀마(악령)의 목소리는 뒤에서 그 개인의 영혼을 흡입해 앗아가게 합니다. 영혼이 없는 상태가 되지요.
헌터 '루미'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다(My voice is in trouble)
영화는 주인공 '루미'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되면서 그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영화 초반부 헌트릭스는 팬들을 위해 신곡 'Golden'의 발표를 앞당기게 되고, 첫 라이브 공연을 녹화하게 되죠. 그런데, 그 때 루미는 자신의 차례에서 가사 '목소리들과 이별하겠다며, 그릇된 패턴을 가려버렸을 때'라는 부분을 부르다가 음이탈을 하고, 노래를 부르지 못하게 됩니다.
여기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영어 원어로는 나의 목소리가 위험에 빠졌어(My voice is in trouble)인데요, 이것을 심리학적으로 풀어가보면 내면의 목소리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내면에서 나오는 말들이 루미를 위험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지요. 루미는 실제 영화 초반부부터 목부분을 가리는 의상들만 계속 입고 있으며, 뮤직비디오 속에서도 지퍼로 목 부분을 올리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바로, 루미의 가려진 옷 아래에는 보라색 문양(Pattern)이 있기 때문이죠. 문양은 곧 악령이란 걸 뜻합니다. 영화 속 헌터 '루미'는 어머니는 헌터, 아버지는 악령으로 각각 반반의 피를 가지고 있죠. 루미가 이렇게 자신의 문양을 숨기는 것은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자신을 키워준 셀린이 한 말들로부터 출발합니다.
헌트릭스 정신 "우리는 헌터, 강인한 목소리, 결점과 두려움은 꼭꼭 숨겨"
"가려, 너한테 패턴이 있는 걸" (악령 아버지, 자신의 뿌리를 부정)
"악령을 다 없애면, 패턴이 사라질거야."
"악령은 아무 것도 못 느껴, 살려둘 필요가 없어." (자신에 대한 부정)
"(그들은) 문양을 이해해주지 않을 거야." (너는 있는 그대로 수용될 수 없어.)
이러한 셀린이 어린 시절 루미에게 했던 말들은 알게 모르게 루미가 자신의 문양과 자기 자신에 대한 내면에 흐르는 '목소리', '신념'이 되었다. 세상을 바로 잡는 일을 하지만, 사실 자기 자신 하나 붙잡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다. 드러낼 수 없고, 살려둘 필요 없고, 이해받지 못하는 삶을 살아갔을 루미의 삶은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원가족으로부터 온 과거에 형성된 '핵심 신념'으로 인한 것이다.
"(내면의) 목소리 = 믿음(신념)"
각자의 목소리에는 문양(Patterns)이 있다.
즉, 문양은 과거의 경험, 기억과 관련된 목소리를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영어로 문양이 Patterns라 나오는데, 앞서 책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 43쪽 그래픽을 기억하는가?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순환하는 패턴이 있다. 어떤 특정 장면에서 어떤 특정 생각이 들고, 그 생각이 들자마자 어떤 감정이 올라오고, 그 감정이 올라오면 특정 행동을 하게 되고, 그 특정 행동을 함으로써 반복되는 결과 경험을 하면서 더 확신하게 되는, 그 패턴. '변화하고 싶은가?' 변화하고 싶은 사람은 자신만의 과거에 형성된 이 패턴을 직면하고, 그 패턴에서 약간이라도 비틀어내어 다른 결을 내어야만 삶이 변화할 수 있다.
이렇게 문양, Pattern은 자신이 경험한 과거로부터 생긴 내면의 목소리이며, 그것이 불러오는 감정은 수치심과 비참함이다. 수치심을 느끼고 또 느끼면서 패턴은 더 짙어지고, 온 몸에 퍼지고 확산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수치스럽게 여기는 때까지 오는데, 영화에서는 '귀마'에 조종당하는 상태가 된다.
使者 Voices = 비합리적 신념
이 수치심을 불러 일으키는 비합리적 신념의 끝판왕, 상징은 바로 '사자보이즈'이다. 사자보이즈는 귀마의 악령들이 만든 악령 아이돌 그룹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이돌이란 말 자체다. idol = 우상. 우상이 무엇인가? 섬기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앞뒤 가리지 않고 섬기는 것이다. 맹목적인 믿음이 따르는 것이 우상인 것이다.
사자보이즈, 그룹의 상징은 사자(Lion)로 쓰이지만, 한문으로 보면, 死者(죽은 사람), 使者(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귀신)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사자 보이즈(Boys)로 표현되지만, 만약 Voices로도 느껴볼 수 있다. 즉 사자보이즈는 생명을 앗아가는 사람, 목소리들인 것이다.
상상해보라. '나는 사랑받을 수 없을 거야.',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을 거야.', '어차피 내 인생은 잘 안 될거야.'라는 내면의 목소리에 맹목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의 눈동자에 생기가 있는가. 영혼이 있는가. 살아있어도 죽은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 이 죽어 있는 내면의 목소리, 비합리적 신념인 것이다.
특히 이 사자보이즈의 데뷔곡 '소다팝'은 매우 유쾌하고,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중독성 있는 노래'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그것을 부를 때마다, 악령들이 팬들의 기운을 앗아간다. 사자보이즈가 직접적으로 말하길 "저희는 여러분의 기운을 먹고 산답니다."라 한다. 우리가 한 번 받아들인 비합리적 신념은 매우 빠져나오기 쉽지 않으며, 그것을 내면에서 반복할 때마다 우리의 생기는 꺼진다. 말 그대로 지배 당한다.
[각 캐릭터가 가진 목소리(신념)]
I am a mistake. 나는 존재 자체가 실수야. 태어날 때부터 그랬어.
루미
귀마만이 나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진우
넌 팀을 지키지 못했어. 넌 혼자야.
바비(헌트릭스 매니저)
가족이 생긴 줄 알았지? 넌 그럴 가치가 없어. 언제나처럼.
미라
넌 너무 과해. 그리고 부족해. 네가 속할 곳은 없어.
조이
어떠한가. 위 각 등장인물들의 신념문장을 속으로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기가 빨리지 않는가. 힘이 빠지지 않는가? 그러나 안타깝게도 실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우리의 에너지를 다 빨아가고, 사실이 아닌 신념, 그 문장들을 '우상처럼' 맹목적으로 믿고, 그 목소리가 불러오는 '두려움'에 묻혀 살아가고 있다. 당신의 가슴 속 문양(신념 문장)은 무엇인가? 그것이 사실인지 조차 따지지도 않고, 사실이기로 하고 가슴에 품은 문장 말이다. 그 문장이 바로 책 <사실은 사랑받고 싶었어>에서 말하는 <왜곡된 핵심 신념>인 것이다.
왜곡된, 비합리적 신념은 그 신념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면했을 때 깨진다. 영화 후반부에 루미 역시 자신이 애써 지켜왔던 모든 것을 잃고서, 자신의 어머니나 다름 없는 셀린 앞에 가서 자신의 고통을 호소한다. 모든 문양이 드러났고, 목소리마저도 악령의 에너지를 깊게 새겨버린 루미의 부르짖음은 애니메이션인데도 가슴이 아팠다.
루미는 셀린에게 딱 한 마디 한다. "왜 나를 사랑할 수 없었나요?" 그런 루미에게 셀린은 '사랑해'라고 응답한다. 그러나 너무나도 가슴아프게 셀린은 눈을 감고, 루미를 바라보지 못한 체 고백한다. 문양이 다 드러나 고통스러워 하는 루미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는(사랑할 수 없는, 받아들일 수 없는) 셀린이다. 그런 셀린에게 루미는 말한다. 자신은 모든 나(all of me)를 사랑받고 싶었다고.
그렇게 셀린을 통해 생긴 자신의 믿음들이 아니다란 것을 깨달은 루미는 다시 스타디움 공연장으로 향하고, 자신의 진실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고백한다. "왜 나는 너흴(헌트릭스 멤버들) 날 이해해 줄 수 있다고 믿지 못했을까?"라고. 그리고 선언한다. '자신의 상처와 어둠은 자신의 일부이며, 그것들과 조화(Harmony)를 이루고 살아가겠노라고.'
아, 정말 이 마지막 곡 장면은 너무나도 감동적이고, 멋졌던 장면이다. 영화를 N회차 보는 분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은 장면이었다. 그렇게 멤버들은 화해하고, 다시 자신들의 진짜 목소리를 담아 사람들과 연결되어 살아간다. 그리고 영화 끝장면, 루미는 더 이상 목까지 올라오는 옷이 아니라, 목도 배도 드러나 문양이 있는 모습 그대로 보이는 옷을 입고 있다. 문양이 있는 자신을 온전히 수용한 루미의 모습으로 영화는 끝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목소리에 따라 살아간다. 어떤 목소리를 중심에 두느냐에 따라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선택이 다 달라진다. 어떻게 하면 외부에서 주입된 가짜 목소리, 신념들이 아닌, 내 안에서 진짜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영화는 우리에게 '함께(Together)', 진실된 '대화(Talk)'를 나누는 힘을 말해준다. 헌트릭스도 어떤 악령이 나타나도 '함께니까 해낼 수 있는 존재'로 그려내고 있다. 진우와 루미가 밤마다 별도로 만나 각자의 문양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더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특히 진우는 그러한 대화를 하고 나서부터 귀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도 고백한다. 내가 느끼는 수치심에 누군가 공감해주고, 내가 저지른 실수에 누군가 그 너머 나의 선한 의도를 알아주는 것. 그 경험이 우리로 하여금 진짜 목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고, 그 목소리를 따라 살 수 있게 하며, 그러한 삶이 빛나는(Golden) 삶이라 말한다.
어떠한가, 오늘 이 순간 마주하고 있는 당신의 진심(목소리)은 무엇인가?
그 진심을 어느 누구와 '연결의 대화'로 나누고 싶은가?
내 안에 어린시절 새겨진 문양(Pattern, 고립의 순환구조)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그것을 가만히 들여다보며,
어떤 요소부터 고쳐나갈지 따뜻한 시선으로 우리의 문양을 살펴보는 오늘 되길 바란다.
만약 이번 글을 읽고서, '당신의 목소리(신념)'에 대해 살펴보고 싶으시다면,
추천드리는 팟캐스트 에피소드는, *EP. 52 "나는 왜 네 말이 힘들까?" 추천드려요.
이번 글은, 최근 전문코치로써 어떤 컨텐츠에 전문성을 갖고 만들어갈 것인가란
저의 가장 큰 고민/화두에서 비롯한 새로운 컨텐츠 시도입니다.
지금까지는 한 주 간 저의 경험담 중심으로 나누었다면, 그 경험담 넘어
전문코치, 전문가로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컨텐츠는 또 무엇이 가능할까 몇 개 실험 중입니다.
오늘 글이 여러분들에게 어떠셨는지 궁금하네요. 저도 다음 39차 코칭스터디에서
AI와 함께 저만의 컨텐츠, 브랜딩에 대해 검토하면서 더 좋은 레터로 매일 나아가겠습니다
+AI 연구는 혼자서 이어가고 있고, 조금 정리되면 다시 영상과 글로 조만간 빨리 찾아뵐게요!
이번 주 '사이시옷'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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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퍼
이 글의 번호가 101 . 가장 기본이면서 근본인 것에 부여되는 번호네요. 그냥 선악 대결구도의 일반적인 기승전결로만 봤는데 [평론코치]의 글로 읽으니 새로운 콘텐츠가 되네요. 신념에 대한 인식과 자기 변화의 글 감사합니다. 깨진 조각도 나의 일부라는 가사도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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