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코칭 대화 중, ‘달리기’를 실행계획으로 하고 계신 한 분의 질문]
“코치님은 아침에 왜 걸으세요?”
“음, 그냥 그 하루를 잘 살고 싶어서요.”
[장면2: 샤워하고 나와서 탈의실에서 늘 그 시간에 운동으로 만나는 회원분의 질문]
“아이고, 매일 아침마다 부지런하시네. 운동 나오시고.”
“아, 이걸 해야 하루가 시작되어서요.”
누군가의 질문은 멈추어 서서 돌아보게 한다. 최근 삶의 장면에서 내게 운동에 대해 받은 질문들을 통해 나는 내게 어느 덧 ‘운동’이란 것이 ‘삶의 기본’이 되었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달았다.
최근 나는,
5:40 am 눈을 뜨고, 양치질하고, 물 한 잔 한 후, 옷 갈아입고 집을 나선다.
6:00 am 헬스장에 도착해서 러닝머신을 인터벌로 뛴다.
7:00 am 집에 돌아와 아이들 아침을 준비하고 각 기관에 보낸다.
9:00 am 주3회 근력운동으로 필라테스를 간다. + 아침 커피 1잔
10:00 am - 5:00 pm 근무한다. (특히 10:00-12:00는 집중 근무 시간이다)
5:00-9:00 pm 엄마로서 가족과 함께 한다.
9:00-10:00 pm 엄마로서 퇴근하고 잠든다.
거의 이렇게 하루하루를 규칙적으로 살아간다. 누가보면, 그 시간에 늘 거기에 있어서 ‘칸트 수준’이라 할 참이다. 여기에 새롭게 추가된 것은 근무하다가 1시간 전후마다 냉수샤워를 하거나, 요가를 한다는 것이다. 몸을 느끼고, 돌보는 - 몸을 매우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삶을 지어가고 있다.

이렇게 살면서 느낀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바로, 모르는 사람들에 대한 유대감과 위로이다. 매일 살아가는 삶의 시간대가 유사하다보니 각 장면마다 늘 만나는 사람이 있다. 예를 들어, 새벽 5:45 즘 헬스장 앞 사거리를 신호 받을 때마다, 우측에서 자전거 타고 길 건너려는 아주머니, 헬스장에 도착해 얼굴 인식하려고 서면, 이미 안에서 폼롤러 스트레칭하고 있는 어머님, 천국의 계단을 하고 계신 어머님. 돌아오는 길 공원 주차장에서 만나는 차 트렁크에서 추어탕을 팔고 계신 어머님까지. 늘 그 자리에서 변함 없이 아침을 열고 있는 분들을 보며, 인사 한 마디 나누지 않더라도 깊은 연결감을 느낀다. 때때로 운전하며 속삭이며 말을 걸 정도다. 칠흑 같이 어두운 새벽에서 붉은 한 줄기 해가 올라올 때, 이미 하루를 시작한 사람들, 자신의 삶을 규칙적으로 꾸려가는 그들의 성실함이, 각자 지고 있는 삶의 무게가 어떻든 이 하루가 나에게만 어려운 것이 아닌 것 같다는 위로가 되어준다. 그렇게 묵묵히 응원하게 된다. 그들을, 그리고 그들과 같은 나를.
한때, 무척 ‘운동’ 자체가 화두인 적이 있었다. 너무 일을 많이 하고, 열심히 해서, 잠을 적게 자고, 일을 많이 했던 적이 있었다. 오죽하면, 둘째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마 별명으로 나는 ‘운동’을 정했더랬다. 그 때 그렇게 이름 지은 이유로, 둘째가 이 어린이집을 졸업할 때 즈음, 내 삶에 적어도 ‘운동’이 습관이 되어 있으면 내 삶은 성공했다란 생각이 들 것 같아서라 답했었다. 감사하게도 졸업이 1년 반 남았는데, 이미 습관이 되어 ‘운동’이 ‘운동’을 하고 있으니 웃음이 난다.
작년 상반기 찐하게 만났던 ‘Co-Active Coaching’, 그 때 즘 쓴 글에서 ‘Liability(부채)’라는 개념에 대해 나눈 적 있다. 자신의 몸을 온전히 케어하지 않는다는 것은 몸에게 빚, 부채를 쌓아가는 것과 같다는 맥락이었다. 나는 몸이 항상 뒷전이었다. 2년 전 필라테스에 입문했으나 쉽지 않았고, 작년엔 헬스에 입문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 사이 런데이, 여러 홈트 프로그램 등 시도했으나 잘 안 되고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게 정착한 것이 새벽 유산소, 아침 무산소 운동 루틴이다. 이전 글([희소식] 57.)을 찾아서 읽어보니,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내가 무척 다른 것이 더 느껴진다. 난 감사하게도 더 이상 몸에게 부채를 지고 있지 않다.
[희소식] 57. 코치의 Liability : 코액티브 코칭 2단계 참여후기(上) (2024-04-28 발행)
https://stib.ee/e6BC

코치로서 이렇게 ‘운동’을 삶에 들이면서 어떤 변화를 경험했는가 돌아보면,
하나, 일단 아침에 일어나 몸을 깨우면서 걷거나 달리며 시작하면, 그것이 그 날 하루에 ‘부스트’가 되어준다. 보통은 걷거나 달리며,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지?’하고 전반적으로 시간 흐름따라 생각한 후, ‘오늘 반드시 꼭 해내야 할 것 1가지’에 대해 생각하고 다짐한다. 이 때 포인트는 ‘제일 하기 싫은 것’과 관련된 걸 고른다는 것이다. ‘제일 하기 싫은 것 1가지를 그 날 아침 업무 우선순위 제1번으로 두고 시작하는 것의 힘’ 경험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아주 큰 성취감과 해방감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사실 이것의 시작은 전날 자기 전부터이다. 잠들면서 다음 날 아침에 걸을 생각을 하며 잠든다.

둘, 덜 감정적인 내가 되어간다. 기본적으론 체력이 받쳐주니까, 하루 종일 코칭 세션을 3-4개 해도 매 세션마다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힘이 커졌다. 고객의 주제와 그 스토리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더 깊이 집중할 수 있어졌다. 어떻게 보면 매일 아침 걸음으로, 전 날 고객의 이야기를 들은 그릇들을 다시 비워내고 새 그릇이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아이들에게도 조금 더 다정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그들에게 난 티라노 사우르스다…)
셋, (이건 좀 최근에 깨달은 것인데) 꾸준히 이 삶을 살아가는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이 켜켜이 쌓여가고 있단 느낌을 받는다. 특히 어떤 새로운 도전할 일 앞에서, ‘아, 해볼까?’하는 마음이 가볍게 올라오는 나를 발견할 때, 새삼스럽게 놀란다. 즉, 내 한계를 뛰어넘고 싶어진다. 최근엔 절대 안 변할 것 같던 내 몸의 라인이 변화하는 것이 보이고 있어 놀랍다. 그리고 관련된 건진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지만, 내가 나를 일에 있어 믿고 살아가니, 실질적으로 내 업무 관련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 신기한 일이다. 일찍 자야해서 저녁 일을 거의 하지 않고, 낮에만 일을 하는 데도, 전체 소득은 늘어가고 있다는 것 말이다. 이 느낌이 주는 순기능은 그래서 더 맡은 일을 잘해보고 싶어지니, 더 운동을 가장 최우선순위로 해내기 시작한 것이다.

끝으로, 몸을 움직이면서 나는 내가 묵혀둔 내 ‘마음 작업’들이 시작됨을 느낀다. 처음 운동을 했을 땐, 단순하게 몸의 변화를 위해 시작했는데, 몸을 더 직시하면서 내 자신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내 자신의 부족한 단점들이 더 깊이 보였다. 처음엔 단순하게 체력을 키워 코치로, 엄마로서 조금 더 다정한 내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궁극적으로 체력을 키워가면서 느끼는 것은 내 몸을 움직이고, 변화시킬수록 내 몸 자체에 새겨있는 오래된 내 그림자들을 마주하게 된단 것이다. 어쩌면 내가 지금 움직이고, 체력을 키우며 기르고 있는 다정한이란 힘은, 사실 나 자신을 위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다정하기 위한 체력.
이 모든 나의 ‘코치로서 코칭을 잘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하세요. ‘체력’을 기르세요. 란 어떤 주장을 뒷받침해주는 영상으로, 얼마 전 운전하다 귀로 듣고 완전 공감한, ‘한 영상을 공유한다.
오늘 나의 글과
최근 나의 경험들과
이 영상이 오늘 그대에게 어떤 메시지로 가 닿을까 궁금한 밤이다.
[영상] 이적의 <적수다>. 다정은 체력이고 배려는 지능
-함구하는 다정
-끌어내는 걸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침범.
-친절함은 강함의 표현이다. = 자기를 굳이 증명할 필요가 없을 때 오는 여유로움.
-이슬아 책 ‘누군가 날마다 상냥하다는 것은 뿌리 깊게 강인하다는 것이다’
-챗지피티의 ‘다정함’에 대하여.
추신.
취침시간 때문에 토요일 자정마다 글 마감하던 걸 금요일 낮으로 당겨서 하고 있다. 작지만 나에겐 아주 큰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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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디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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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코치로 일하고 있습니다
ㅎㅎㅎㅎㅎ 고마워요 신디, 저도 유익한 정보도 드리고 싶은 열망이... 그러나 기본이 에세이이므로, 한 번 매주 신디의 숨구멍에 도움이 되길 저도 바랍니다. 고마워요. 댓글에 무척 힘이 되었어요! 다음 주도 글 써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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