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많은 사람들이 '외롭다'는 말을 자주 하는 것을
알게 되고 듣게 됩니다.
아무래도 제가 카페를 운영하다보니
카페를 찾는 손님들의 입에서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되는 것이죠.
저희 집안 성향이 기념일이나 연말 같은 것을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다보니
이런 이야기는 제게 생소하고
저로서는 별로 생각해본 적 없는 주제입니다.
하지만 카페를 하다 보니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
휴일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기분 좋게 한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설정된 사회적 구조와 설정이
때때로 누군가에게는
상대적 허탈감과 무력감을 선사한다는 것이
제게 조금은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외롭다'는 말과 함께 자주 들리는 주제는
'소개팅'입니다.
누구를 소개 받지 않겠냐는 이야기와
소개 시켜달라는 이야기.
누군가를 소개시켜줬다는 이야기까지.
사람들은 언제나 그렇듯,
사랑에 진심입니다.
우리는 외로움은 기어코 거부하고
소속감은 늘 환영합니다.
때때로 사회로부터 스스로를 단절한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그들 역시 소속감을 원했으며,
여전히 그러한 마음이 내재되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사랑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사랑을 환영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때때로 사랑을 거부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사랑으로 상처받을까 거부하는 것이고
상처로 인한 아픔을 거부하는 것일 겁니다.
앞서 말했듯 사람은
언제나 사랑에 진심입니다.
그런데 사랑,
우리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대부분의 노래의 주제는 사랑이고
영화나 드라마의 주제는 사랑입니다.
우리는 사랑으로 세상에 태어났고,
사랑하며 살아갑니다.
우리의 문화는 사랑으로 가득하고
우리의 삶은 사랑으로 점철되어집니다.
그런데, '사랑'이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있는데
그것을 설명해보라 하면,,
글쎄요.. 참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사랑하면 크게 떠오르는 키워드는
두개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감정'과 '자신'
우리는 사랑을 감정의 끝판왕이라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크게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사회(사실 꽤 지난)에서는
나를 사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무래도 타인과의 사랑보다
내 인생을 더 중요하게 여기다보니
자연스레 나를 사랑함에 대한 화두가
떠오를 수 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현재로서 가장 중요한 이 두 주제를 가지고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짤막한 이야기를
전해드리려 합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감정을 포함하고 있지만
사랑을 감정이라 부를 수는 없습니다.
물론 사랑을 함에 있어서 감정은 중요하고
사랑을 느낌에 있어 감정은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서울이 아무리 중요한
대한민국의 수도라고 하더라도
대한민국을 서울민국이라 할 수 없듯이
사랑과 감정의 관계 역시 그렇습니다.
사랑을 감정으로만 치부한다면
우리는 크나큰 오해 속에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어제와 오늘이 다르고
아까와 지금이 다릅니다.
모두가 느끼시겠지만 감정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때로는 충동적이고 우발적이어서
조절이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사랑은 오히려 지적인 활동입니다.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는
치열하고 부지런하게
연구하고 공부해야 합니다.
사랑하는데 공부까지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호하게 ‘그렇다’라고 말할 것입니다.
사랑을 감정으로 두는 순간
우리는 끓었다 식어버리는 사랑에
실망하고, 실수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이해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닙니다.
사랑은 나와 상대의 ‘존재’를 이해하는 것이고
사람 간에 맺어진 ‘관계’를 이해하는 것이며
관계 속에 담긴 ‘책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해한다는 말에는
분석적인 냉철함과
무언가를 품는 온화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늘 따뜻하지만 않고
늘 포근하지만은 않습니다.
때로는 냉철하게 분석하고
옳은 선택을 요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 모든 요구의 시작점은
무언가를 품는 온화함을
바탕으로 두고 있는 것이
이해하는 사랑일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을
이해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가족을 사랑하며
이웃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인간과 지구를 사랑합니다.
제가 매일 책을 읽는 이유,
하루를 촘촘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저 역시
누군가의 사랑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대한민국을 어지럽힌 모두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할지언정
그들을 비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을 미워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미움과 분노가 아니라
문제의 해결과 평화.
그리고 반복되지 않을 만큼의 숙고입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우리의 마음이
‘감정’이라면 우리는 분노하고
금세 잊고, 반복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사랑했으면 합니다.
대한민국의 주인인 우리가
나 자신을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했으면 합니다.
이해하는 태도를 가져봅시다.
사랑에서 비롯된 이야기를 전해 봅시다.
작은 움직임이 늘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혹시 모르죠.
우리의 작은 태도의 변화가.
나의 작은 움직임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지도 모릅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