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의 이유, 날개(3)

2024.11.25 | 조회 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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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LETTER

행복에 대한 인사이트와 영감을 받은 내용을 전달합니다.

오늘은 지난 내용에 이어

이상의 '날개'를 가지고 와

제 인사이트를 더해서 전달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내용을 읽지 않고 오늘 내용을 읽으신다면

이해가 어려우니 지난 내용을 꼭 읽으시고 오늘의 내용을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3. 시간적 관점.

 

1), 12시 (자정과 정오)

: ‘날개’는 12시를 기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12시에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자정과 정오.

 

지금까지 내용으로 봤을 때

자정과 정오 역시 상징적 시간임을 

우리는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이 두 가지는 대비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상은 그러한 성질을 이용해 무언가를

전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정과 정오라는 시간을 통해 이상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자정과 정오는 모두 구분선의 역할을 한다.

자정은 한 날과 다음 날의 구분선

정오는 오전과 오후의 구분선 역할을 한다.

 

아내는 남자에게 자정이 지나고 나서 들어오라고 말한다.

날과 날 사이의 경계는 허물어진다.

밤거리를 방황하듯 다니는 남자에게

하루라는 시간 개념은 사라진다.

 

그에게는 그저 밤이 주는 자유로움이 더 좋다.

낮 동안 집안에만 있던 그의 답답함은

밤에 오히려 목적지를 잃기 위해 걷는 걸음으로

어느 정도 해소되고 해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적절한 보상.

하루라는 개념의 모호함.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내게 주어진 시간을 꼭꼭 씹는 것을 의미하지만

남자에게는 그런 것이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자정은 그렇지 않다.

하루라는 시간의 정중앙에 위치한 이 시간은

시간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기 보다 

선명하게 만들어 준다.

 

즉, 나의 삶을 더욱 생동감 있게 해주는 것이다.

 

남자는 때때로 피로감을 느껴

빠르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시고 하고

더 오랜 시간 밖에 있고 싶어 하기도 한다.

 

남자는 밤거리를 다니면서도 늘 그 마음과 생각에

집에 관한 생각을 하곤 한다.

그리곤 시계를 본다.

아내가 정해준 시간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결정한다.

 

하지만 정오의 때는 그렇지 않다.

정오의 때는 스스로 결정하고 스스로 생각한다.

 

나의 존재에 관해 고민하며

다음 행선지를 고민하고

사람들의 모습을 내려다본다.

 

우리의 자정은 어떨까.

 

우리는 쉬는 시간이라며 밤을 보내고

때로는 즐기기 위하여 때로는 보상을 받기 위하여

밤의 시간을 활용한다.

 

그러나 우리의 마음에는 늘 걱정과 염려

혹은 내일의 출근과도 같은 생각을 떼지 못하고

그곳에 얽매인 생각으로 시간을 보낸다.

 

우리는 피곤함에도 마음을 놓지 못해

끝까지 핸드폰을 붙잡기도 한다.

하지만 고단해 쓰러지듯 잠에 든다.

 

남자의 모습은 정말 별난 모습일까?

그의 모습에서 익숙한 냄새가 나는 것은 기분 탓일까?

 

그러나 그가 정오를 맞이한다.

평소에 맞이하던 집 안이 아닌 집 밖에서,

해와 가장 가까운 미스가 시 백화점 옥상에서.

 

그때 그는 비로소 남이 정해준 시간이 아닌

‘자신의 삶’을, ‘자신의 시간’을 경험한다.

그것은 그에게 혼란이자 당혹감이었고

동시에 자유였다.

 

2), 한 달.

: 남자는 감기를 걸리고 집으로 돌아와

한 달간 약을 먹는다.

 

그는 한참 밖으로 나가기를 좋아했고

일종의 보상처럼 밖으로 나가

나름의 생각과 사고의 틀을 넓혔다.

 

하지만 예기치 않은 아픔이 찾아왔고

그는 다시 한 달간 집 안에서 생활한다.

 

그의 모습은 예전으로 돌아왔다.

그의 마음 역시 예전과 같아졌다.

하지만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었다.

그는 이전에 보지 못하던 것을 보고

이전에는 하지 못하던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는 ‘의심’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했고

그는 ‘의심’을 마음에만 담아두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아주 작은 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는 아직 비판적 사고를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5분’이상 그것을 하기 어렵다.

그래서 극단적 행동을 하기도 했다.

 

한 달은 ‘날개’에서 등장하는 가장 긴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남자는 과거의 모습을 되찾는다.

 

하지만 그 남자의 모습은 같아도 마음을 그렇지 않다.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되었다.

 

우리의 삶 역시 그렇다.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고,

홍역을 치르듯 아픔이 불현듯 찾아온다.

 

내가 좋다고 느끼던 것들이 자취를 감추고

다시 예전의 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모양이 같아도 예전의 내가 아니다.

 

변화는 언제나 서서히 이르러 온다.

일순간의 변화처럼 느껴지는 일도

늘 이전의 무수한 시간을 보낸 후

발산되거나 발화되는 것이다.

 

그러니 똑같은 오늘이라고,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고

너무 좌절하거나 슬퍼하지 말자.

 

나는 그때의 내가 아니다.

나는 ‘의심’하고 ‘비판’하고 ‘행동’한다.

 

그것이 익숙하지 않아 어렵고

오히려 삶이 혼란스러운 것 같아도

그것이 결국 삶을 틀 밖으로 이끌며

자신을 자유로 이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3), 아침

: 남자는 아침에 눈을 뜬다.

산 위에서 하룻밤을 잤다.

햇살이 비친다.

자신의 방에서는 본 적 없었다.

 

남자는 여전히 혼란스럽다.

그는 마음을 다시 고친다.

하지만 이제는 빛이 비친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자신이 살던 집의 진짜 모습이

어두컴컴함 속에 가려진

무지 속에 감춰진 모습이 아닌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제야 남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영문 모른 채 가지고 있던

돈을 집 앞에 두고 빠져나온다.

 

그의 마음은 어둡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이 어둡다는 사실을

빛이 비치는 아침이 찾아왔을 때

발견하고 깨닫게 된다.

 

어두운 방 안에 있을 때에는 몰랐다.

어두운 밤거리를 다닐 때에는 몰랐다.

하지만 빛이 비치는 아침이 되었을 때에

그는 알게 된다.

 

자신에게 어두움이 있었다는 것을.

 

4. 세부 사항들

1) 커피 

: “여러 번 자동차에 치일 뻔하면서 나는 그래도 경성역으로 찾아갔다.

빈자리와 마주 앉아서 이 쓰디쓴 입맛을 거두기 위하여 무엇으로나

입가심을 하고 싶었다. 커피! 좋다. 그러나 경성역 홀에 한 걸음

들여놓았을 때 나는 내 주머니에는 돈이 한 푼도 없는 것을

그것을 깜빡 잊었던 것을 깨달았다.”

 

커피는 복합적이다.

 

남자는 이전 외출에서 카페에 들려 커피를 마셨다.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들려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남자는 그곳에 앉아 사람들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유의미함과 무의미함이 공존하는 공간.

사유와 물질적 태도가 맞닿아 있는 공간.

여행자와 귀향자가 공존하는 공간.

 

커피와 카페는 공간적 경계 역할을 한다.

 

남자는 그 공간에 다시 가려고 한다.

어디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자신이

어디에라도 있으려면 그는 ‘경계’에 있어야 했다.

 

그는 ‘사유’와 ‘물질적 태도’ 사이에서

순응과 저항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마음을 달래기 위해

경계의 구역으로 가고자 했다.

 

그러나 그때 그는 알게 된다.

자신은 박차고 나온 사람이었음을.

자신은 순응이 아닌 저항한 사람이었음을.

 

그는 경계의 구역으로 가지 못한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의도와는 다르게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게 된다.

 

 

: 때때로 삶에 있어서 이런 일이 일어난다.

감정에 따라 한 선택이 큰 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때때로 그 선택이 나를 궁지로 밀어 넣어

경계를 넘어서게 만들기도 한다.

 

경계의 공간은 때때로 효과적이다.

남자 역시 경계의 공간에서 마음의 꿈틀거림과

자신의 어릴 적을 회상했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순응과 방황.

여행자와 귀향자. 사유와 물질적 태도.

무의미와 유의미 사이의 경계 구역을

자주 찾아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차근히 나의 시야를 넓히고

나의 본모습을 발견케 해주는

유용한 도구가 될 테니 말이다.

 

 

 

-🐢

마치며

 

: 3주에 걸쳐 작성된

이상의 ‘날개’에 대한 개인적 소회와 감상은

이것으로 마쳐진다.

 

이건 정답도 아니며, 동시에 올바른 해석도 아니다.

나만의 관점과 나만의 해석에 불과하다.

 

하지만 완전함과 불완전함을 떠나

이 책은 나에게 삶에 관한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나로서 살아가고 있는가?

 

무언가에 사로잡혀

주객이 전도된 삶이 아니라,

삶을 온전히 느끼며

시간을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가?

 

우리의 불안은 어쩌면

내가 나로 살아가지 않아서 오는

일종의 신호일지도 모른다.

 

해야 할 일을 마땅히 하지 않아

찾아오는 막연하고도 막막한

두려움 같은 것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어쩌면

더 불안해야 할지도 모른다.

불안하지 않는다면

나의 삶에 대한 질문은 사라지고 말 테니까.

 

그 누구보다 불안한 20대를 보냈던

이상은 ‘날개’를 통해

우리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불안해도 괜찮다고,

더 불안해도 좋다고.

 

다만 불안을 억누르고

애써 괜찮다 하지 말고

남들 다 괜찮은 것 같으니

나도 그렇다 여기지 말고

너의 삶을 살아가라고.

 

박제가 되어버린 천재가 아니라

날개가 돋은 사람,

다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

 

멋진 금붕어도 아니고

푸드덕 거리는 닭도 아니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으로 살아가라고 말이다.

 

이번 한 주 역시 우리가 그렇게 살아갔으면 좋겠다.

겨우 살아내지 않고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불안을 억누르지 않고, 애써 괜찮다 하지 않고

불안하고 질문하며 자신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당신 자신만의 삶으로,

당신 자신만의 시간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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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상의 채원의 프로필 이미지

    환상의 채원

    0
    about 1 month 전

    이번 주도 정성 가득한 따뜻한 글 전해 주셔서 감사해요. 우리 맘껏 불안하며 '나'만의 삶을 살아가는 한 주가 됩시다! 감사합니다 :)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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