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rnertable : 발견하고 싶은 것들

🎼  [playlist] balcony9 '여름 한가운데서, 혼자'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정말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그간 잘 지내셨나요?

편지를 쓰려고 로그인하면서 비밀번호란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어요.

그만큼 편지를 쓰지 않은 날이 길었다는 뜻이겠지요.

안부도 전하고, 새 소식도 전할 겸 몇 자 적어봅니다.

📘 새 책 소식을 전해요! ⟪발견하는 마음⟫ (혜윰터, 2025) 

작은 출판사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글 111

총 24곳의 1인 출판사로부터 만들어진 좋은 글들이 모여 『발견하는 마음』이라는 필사책이 출간되었어요. 책과이음에서 나온 여러 권의 책도 함께하면서 제 글의 일부도 실리게 되었습니다. :)

(이미 소식을 들어 아는 구독자와 모르는 구독자가 섞여 있을 것 같아, 저의 현 상태를 알려보자면) 여름에 아기를 낳고 한 계절을 고군분투하며 보냈어요. 신생아는 잠이 많다던데 신바신(신생아 바이 신생아)이더라고요! 저는 수많은 말에 속아 넘어간 것 같아 분했습니다. 보채는 아기와 엉겨 붙어 씩씩대다가 하루를 다 보내기 일쑤였어요.

주말에 잠시 집 앞 카페에 다녀왔는데 여름 공기가 한 김 식은 게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뜨거운 열기가 식어가는 동안 아기와 저도 함께 사는 데 적응해 가면서 서로를 조금씩 안고 있어요. 씨름인지 포옹인지 모르는 새벽이 아직 많지만. 그래도 포옹의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 걸 보면 시간은 분명 흐르고 있는 모양이에요.

『발견하는 마음』 택배가 도착한 날은 여전히 작은 인간과 제가 씨름을 하고 있었는데요. 시킨 적 없는 택배를 갸우뚱하며 뜯고 난 후의 반가운 마음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글을 쓰는 시절이 있었다는 것, 게다가 내가 쓴 글을 읽어주는 사람도 있었다는 것을 완전하게 잊고 지냈어요. 분유 제조와 열탕 소독과, 토 그리고 똥과 오줌, 울음과 잠이 점령한 24시 안에 글쓰기와 읽기와 베껴 쓰기와 모르는 사람들을 끼워 넣고 싶어지는 하루였어요.

그런 마음이 들고 나니 매주 편지 쓰던 한 때가 떠올라 저는 이곳에 와 있습니다.

구독자 님과 무언가를 주고받던 날을 그리면서요.

🔔 필사책을 선물로 보내요!  

편지가 없는 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구독자 님의 시간을 답장으로 보내주세요. 저의 하루와 가장 멀리 있는 것 같아 아득한 분께, 혹은 저의 하루와 꼭 붙어 있는 것 같아 친근한 분께 책을 선물로 보내고 싶어요. 책 선물과 상관없이 그냥 제가 보낸 말에 응답하고 싶으시다면, 그런 답장도 환영한답니다. :)

책을 받으실 분께는 개별적으로 주소를 부탁하는 답장 드릴게요.

메일 주소 : my.corner.table@gmail.com

그럼 또 불현듯 편지를 띄울 그날까지 건강하세요! 

2025.09.16.
성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