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rnertable : 별안간 크리스마스 씰!

🎼  곽진언 「술」, 2024 

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지요?

해가 바뀌고, 2024년에 새 편지를 띄워봅니다.

저는 요즘 편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읽고 싶었던 책들을 읽고, 루미큐브도 원 없이 합니다. 쓰리잡을 하는 사람, 이혼 소송 중인 사람, 저녁 밥을 지어 먹는 사람, 동전을 닦는 사람, 궁합과 사주를 술술 푸는 사람, 새벽에 일어나는 사람, 새벽이 되어야만 겨우 자는 사람... 등을 유튜브로 봅니다. 못 보던 '진짜' 사람을 만나고요. 요즘 어떻게 지내냐 물으면 홈 프로텍터라고 답합니다. 1월을 이렇게 보냈으니, 다가오는 달은 뭔가 달라져야 할 텐데요. 달라져야 할까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나 요즘 대충 살고 있어, 라고 말하면 아직 구정이 안 왔잖아, 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상한 면죄부를 받아 웃고 맙니다. 구정이 오기 전까진 이 귀한 면죄부! 잘 품고 지내려고 해요.

1월엔 코로나 기간에 줌으로 함께 했던 독서 모임을 재개했어요. 얼굴 맞대고 책 이야기하는 일이 마치 지난주에도 했던 것처럼 익숙하게 느껴져서. 그간의 공백은 몽땅 거짓말 같더라고요.

모임을 함께 하는 분께 크리스마스 씰을 선물 받았습니다. 어린 시절의 저는 12월이 되면 우체국에 가서 씰을 사고는 투명한 비닐에 귀하게 보관하는 연례행사를 즐겼습니다. 이젠 그것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요. <아끼다가 만든 똥 목록>에 크리스마스 씰은 꼭 넣을 수밖에요. 차라리 좋아하는 사람들 열 명에게 편지라도 써 보낼걸. 

2023년 '앤서니 브라운의 동화 속으로'라는 귀여운 씰마저도 똥 목록에 추가하지 않기 위해서. 간만에 편지를 써 보려고 해요.

마침 손으로 뭔가 적어도 괜찮은 시간이 제게 있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새로 산 필기구와 종이가 있고, 구정이라는 (면죄부이자) 데드라인도 있고요. 

편지를 받아보고 싶으신 열 분께 편지를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혹시 구독자 님께서도 손편지가 그리우셨다면,

my.corner.table@gmail.com 로

[성함(또는 닉네임) / 코너테이블과 나누고 싶은 문장 몇 개]을 간단하게 적어 보내주세요!

제가 구독자 님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이든, 아니든

서로의 마음이 닿는 문장이 있다면

저도 종이를 채워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선착순 아님!
- 멋진 문장일 필요 없음!
- 편지를 보내고 싶은 분께 주소를 요청하는 답장을 보낼게요.
   우편번호를 포함한 주소를 보내주시면 됩니다!
- 주소를 보내주시면 구정 전 발송을 마치겠습니다!

2023.01.29.
성은 드림.